'세인트 존스'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4.09.29 [뉴펀들랜드 ①] 세인트 존스/페리랜드 (4)
  2. 2014.04.14 뉴 브런스윅, 세인트 존(Saint John) (2)

 

집사람과 둘이서 이 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은 내가 큰 맘 먹고 끝까지 읽은 영문소설 <Latitude of Melt> 때문이었다. 이 책은 노바 스코샤 태생의 작가, 존 클락(Joan Clark)이 세인트 존스(St, John’s)에 정착해 2000년 출간한 것이다.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에서 살아남은 한 여자아이의 일생을 그렸다. 오로라란 이름의 아이는 어부 가족에 입양되어 드룩(Drook)이란 마을에서 성장했고, 등대지기와 결혼해선 케이프 레이스(Cape Race)에서 아이 둘을 낳아 키웠다. 이 케이프 레이스는 실제로 타이태닉호가 침몰하면서 보낸 조난신호를 처음으로 잡았던 육상기지였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이 책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고 그것이 여행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었다.

 

핼리팩스에서 포터(Porter) 항공편을 이용해 세인트 존스(St. John’s)로 날아갔다. 포터 항공은 사실 처음 타보았다. 토론토를 중심으로 캐나다 동부에 많이 취항하는 포터 항공은 규모 면에선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한다. 70인승 프로펠러 항공기에 올랐다. 포터 항공은 국내선임에도 기내 서비스로 맥주나 와인을 제공한다. 다른 항공사에선 적어도 6불은 받을 것이다. 밤늦게 도착하는 비행기인데도 무슨 이유인지 40분이나 연착을 했다. 공항에서 렌트카를 받았다. 600km밖에 뛰지 않은 새차라 기분이 좋았다. 세인트 존스 시내에 예약한 호텔로 향했다.

 

아침에 호텔을 나와 케이프 스피어(Cape Spear) 등대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도심을 벗어나 어느 정도 경사를 오르자, 세인트 존스 시내가 내려다 보이기 시작했다. 알록달록한 색깔을 가진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케이프 스피어는 안개에 가려 겨우 형체만 식별할 수 있었다. 바다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 안개가 짙은 지역이라고 들었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 그래도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새로 지은 등대와 옛 등대를 차례로 둘러보았다. 선물 가게나 다른 시설은 모두 문을 닫았다. 꽃피는 5월인데도 여긴 관광 시즌이 되기엔 너무 이른 모양이다.  

 

아발론 반도 남서쪽으로 향하는 10번 도로(Route 10)를 타고 남으로 이동했다. 내비나 지도의 도움없이 감으로 10번 도로를 찾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먼저 페리랜드(Ferryland)부터 들렀다. 1621년에 마을이 형성되었다니 캐나다 여타 지역과는 생성연대가 완전 다르다. 황량한 해안가에 집 몇 채 있는 것이 전부였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지 배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차를 세우고 빨간 등대가 서있는 곳까지 걸어 들어갔다. 여기도 온통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빨간 등대만 겨우 식별할 수 있었다. 여름철이면 이 등대에서 바구니에 넣어 파는 피크닉 런치(Picnic Lunch)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이 마저도 문을 열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공짜로 나온 맥주 한 캔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미국이나 캐나다 국내선에선 이런 서비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세인트 존스는 도심 전체가 형형색색의 페인트를 칠한 건물과 주택들로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형상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도시다. 첫날은 그냥 맛보기로 그 일부를 보았을 뿐이다.

 

 

 

 

 

케이프 스피어는 세인트 존스에서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는데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곤 우리 앞에 진면목을 드러내지 않았다.

 

10번 도로는 아일랜드 이주민들의 고단한 숨결과 역사가 스며있는 곳이라 아이리쉬 루프 드라이브(Irish Loop Drive)라고 불린다.

 

 

 

 

 

 

 

 

  페리랜드는 인구 465명을 가진 조그만 어촌 마을이다. 하지만 해안 구릉위에 빨간 등대가 있어 유명해진 곳이다.

그 등대에서 파는 피크닉 런치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문을 열지 않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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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10.10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미스터리 영화에 나올듯 한 으스스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5월이래도 꽤 추웠을 것 같아요..

    • 보리올 2014.10.11 0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뉴펀들랜드는 늘 안개도 짙고 대지도 황무지로 덮여 있으니 으스스한 분위기를 느낄만 할 겁니다. 그래도 전 그런 풍경에 마음이 편하던데요.

  2. justin 2014.11.10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동차로 캐나다 횡단을 했지만 뉴펀들랜드를 앞에 놓고 노바스코샤에서 다음을 기약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아무래도 일정상 페리를 타고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너무 길었습니다. 아버지 블로그를 통해서 그 아쉬움을 달래야겠습니다.

    • 보리올 2014.11.10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 그때 뉴펀들랜드까지 갔더라면 완벽한 캐나다 대륙 횡단이었는데 말이다. 나중에 나를 데리고 한번 더 하라는 신의 계시 아니겠냐?

 

세인트 존은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 주에서 가장 큰 도시다. 주도인 프레데릭톤(Fredericton)보다도 크다. 세인트 존 자체 인구는 7만 명이라 하지만 광역으로 치면 12만 명에 이른다. 이 정도 인구로 한 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다니 우리 개념으론 이해하기 힘들다. 세인트 존은 1785년 미국 독립전쟁에 반대한 국왕파(Loyalist)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번영을 이뤘다. 그 해에만 모두 11,000명이 들어왔다고 하니 당시 인구로 따지면 엄청난 유입이다. 이 도시를 로얄리스트 시티라고 부르는 이유도, 당시 로얄리스트들의 이동 경로를 연결해 로얄리스트 트레일이라 부르는 것도 모두 이에 기인한다.

 

이 도시를 캐나다 가장 동쪽에 있는 뉴펀들랜드의 세인트 존스(Saint John’s)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도시는 이름이 비슷할 뿐, 엄연히 다른 도시다. 그래서 세인트 존 시의회에서는 1925년 세인트 존스와 혼동을 막기 위해 ‘St. John’이라 축약해 쓰지 않고 ‘Saint John’이라 표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 혼동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마켓 스퀘어(Market Square) 인근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이 지역엔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았고 길거리에 세워놓은 목조상도 많았다. 마켓 스퀘어에는 또한 현대적인 쇼핑몰과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무스헤드(Moosehead)란 맥주가 생산되는 곳도 여기다. 가끔씩 마셨던 맥주가 여기서 생산된다니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처음엔 핼리팩스에서 맥주를 만들다가 1917년 핼리팩스 대폭발 이후 세인트 존으로 장소를 옮겨 무스헤드란 브랜드를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트리니티 교회를 들렀다가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멕시코 식당을 찾았다. 타코 피카(Taco Pica)란 식당이었는데, 세인트 존에선 꽤나 유명한 모양이었다. 멕시코 스타일의 내부 장식이 먼저 눈에 띄었다. ‘Where to eat in Canada’에 소개된, 그리고 2008년 프로그레스(Progress) 지에 동부 지역 최고 식당으로 선정되었다는 식당치고는 너무 한산해 보였다.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검정 콩이 들어간 타코를 시켰는데 맛있었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세인트 존 도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빅 핑크(Big Pink)라 이름 붙인 핑크빛 2층 버스였다.

핑크빛 색상이 도시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것 같았다.

 

 

사람이 끄는 인력거가 도심에 등장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앙증맞은 등대 하나가 세워져 있는 워터프론트에선 마침 비치 발리볼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마켓 스퀘어 주변엔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했다.

특히 바버스 제너럴 스토어(Barbour’s General Store)란 가게가 눈에 띄었다.

이 가게는 원래 여기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있던 건물을

1967년 캐나다 연방 탄생 100주년과 회사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이곳으로 옮겨다 놓았다 한다.

 

 

마켓 스퀘어에 있는 알 하우스와 세인트 존에서 생산되는 무스헤드 맥주

 

 

 

 

 

세인트 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이 조각공원이었다.

약간은 해학적 분위기를 풍기는 조각상들이 도심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나 맘에 들었다.

 

대화재로 소실된 트리니티 교회를 1880년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문이 닫혀 있어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다.

 

 

 

세인트 존에서 모처럼 멕시코 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간 타코 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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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16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두 도시를 착각했었어요...뉴 브런스윅과 뉴펀들랜드가 다른 주인지 몰랐었거든요...ㅜㅜ
    테잌어웨이도 아닌 식당이 종이컵을 쓰다니~품위없어 보이잖아요..
    한국 대도시 웬만한 동 인구도 10만이 넘을텐데요....^^

    • 보리올 2014.04.16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두 도시의 이름이 워낙 비슷해서 여기 사람들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나다에서 인구 10만이 넘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지요. 전부 50개 정도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