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슈즈'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3.08.23 엘핀 호수(Elfin Lakes) (2)
  2. 2013.08.20 조프리 호수(Joffre Lakes) (2)

 

가리발디 주립공원에 있는 엘핀 호수는 경치가 좋아 자주 찾는 곳이다. 초여름인 6월에 다시 찾았는데도 산에는 엄청난 눈이 쌓여 있었다. 다행히 눈이 다져져 스노슈즈를 신지 않은 사람도 발이 빠지지는 않았다. 산행 거리는 왕복 22km에 등반 고도는 620m. 소요 시간은 대략 6시간 잡지만 눈 산행이라면 여기에 한두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산행 기점에서 5km 거리에 있는 레드 헤더 야영장까지는 임도를 따르다가 야영장부터는 산길로 접어 든다.

 

산행 기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라우스 수컷 한 마리를 발견했다. 꼬리를 바짝 치켜들고 한껏 폼을 잡더니 엉덩이를 흔들며 숲으로 사라진다. 이것은 암컷과 새끼를 대피시키기 위해 일부러 우리의 시선을 끌려는 동작이다. 그라우스에게도 이런 부성애가 있다니 신기할 뿐이다.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시야가 엉망이었다. 장엄한 풍경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려니 못내 아쉽다. 가끔씩 구름이 걷히며 구름 속에 숨었던 산자락이 드러나는 것에 감지덕지해야만 했다.

 

눈 위에 긴 장대를 꽂아 트레일을 표시하고 있었다. 여름철 코스와는 다른 길로 걸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이면 눈사태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폴 리지(Paul Ridge) 뒤로 돌아가게 만든 것이다. 엘핀 호수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 가장자리 얼음이 조금씩 녹고 있었다. 온통 하얀 설원에 에메랄드 빛 둥근 띠를 두르고 있는 형상이었다. 엘핀 호수도 두 개의 호수로 이루어져 있기에 영문 표기엔 반드시 복수형 s가 들어간다. 엘핀 호수 옆에 설치된 쉘터에서 도시락을 꺼내 다 같이 점심을 먹었다. 다음엔 쉘터에서 하룻밤 묵는 일정을 짜자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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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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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23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덮힌 엘핀호수 사진은 그저께 밤에 다른 포스팅에서 보았는데 6월에도 호수가 녹지 않았다면 언제 제대로 호수의 모습을 볼 수 있나요?

  2. 보리올 2013.08.23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밴쿠버 사람들이 자주 가는 산행지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엘핀 호수의 눈이 모두 녹는 시점은 대개 7월부터 9월까지입니다. 겨울철 적설량과 언제 신설이 오느냐에 따라 그것도 바뀌긴 하지만요.

 

조프리 호수는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190km나 떨어져 있어 꽤 먼 거리에 속한다. 휘슬러를 지나서도 족히 한 시간은 더 올라가야 하니 밴쿠버에서 당일에 다녀올 수 있는 북방 한계선쯤 된다고나 할까. 펨버튼을 지나 카유시 고개(Cayoosh Pass) 위에 있는 산행기점에 도착해 각자 눈길 채비를 갖춘다. 아직도 스패츠와 스노슈즈는 기본이다. 초여름으로 들어선 6월에, 그것도 사람 사는 마을에는 섭씨 30도 가까운 온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도 산에만 들면 여전히 눈을 만난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는가. 산 속에 쌓인 눈이 모두 녹으려면 8월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조프리 호수는 하나의 호수가 아니라 세 개의 호수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영문 표기에 꼭 복수형 s를 붙인다. 산행을 시작해 5분만에 만나는 호수가 로워 조프리 호수(Lower Joffre Lake)이고, 두 번째 미들 호수(Middle Joffre Lake)와 마지막 어퍼 호수(Upper Joffre Lake)는 제법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한다. 어퍼 호수의 고도는 해발 1,585m. 거대한 바위가 위압적으로 다가오는 슬라록(Slalok) 산이 정면으로 보이고, 그 바로 왼쪽에 마티어 산(Mt. Matier)이 빙하를 품고 다소곳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티어는 해발 2,783m로 이 조프리 지역 산군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거기서 좀더 왼쪽으로는 조프리 호수의 이름을 있게 만든 조프리 봉(Joffre Peak, 해발 2,721m)이 조용히 호수를 굽어보고 있다.

 

어퍼 호수까지는 왕복 11km에 통상 6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사람들은 여기까지만 오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어퍼 호수를 휘돌아 마티어 빙하 끝자락까지 올라갔다. 그 경우 산행 시간에 1~2시간은 더 추가를 해야 한다. 해발 2,000m 고도까지 단숨에 400m를 올려야 하는 것도 쉽진 않았다. 눈 대중으로 길을 그리며 한발 한발 내딛기를 얼마나 했을까. 설원을 이룬 호수와 병풍처럼 호수를 둘러싼 울퉁불퉁한 산세가 눈 아래 펼쳐진다. 그 크던 호수가 한 뼘 크기로 보이는 만큼 풍경도 아래서 보던 것과 사뭇 다르다. 눈과 가슴에 풍경을 가득 담았다. 조프리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말의 의미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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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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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3.08.21 0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도 너무 좋고, 경치도 너무 좋고, 산을 덮은 눈도 운치있고~ 3박자를 고루 갖췄어요. 아직도 하얀 눈이 좋은 것을 보면 제가 항상 동심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요~ >.< hehehe

  2. 보리올 2013.08.21 0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박자 고루 갖춘 산에나 한번 갈까? 하얀 눈이 좋다면 밴쿠버 인근에 있는 산들은 눈 감상에 최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