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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30 뚜르 드 몽블랑(TMB); 라 풀리 ~ 샹페 (6)

 

본격적으로 스위스 알프스 산군을 걷는다. 해발 1,600m 높이에 있는 라 풀리(La Fouly)를 출발해 샹페(Champex)에 이르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형 자체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순한 편이었고, 하루 종일 페레 계곡(Val Ferret)을 따라 내리막을 걷다가 마지막에만 고도를 높이면 됐다. 계곡을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스위스 산골 마을 몇 개를 가로지르며 알프스 산록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잠시 훔쳐볼 수 있었다. 특히 프라 드 포르(Praz-de-Fort)는 다른 마을에 비해 규모도 컸지만 가옥을 예쁘게 꾸며놓아 지나는 길손을 즐겁게 했다. 겨울철 땔감으로 쓸 장작도 처마 아래 층층이 쌓아 놓았다. 한데 여기도 주민들이 도시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제법 눈에 띄었다. 주로 처마나 창문에 놓인 꽃바구니를 통해 사람들의 거주 여부를 추정할 수 있었다.

 

계곡을 벗어나면서 샹페로 향하는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올랐던 것 같다. 중턱에서 잠시 숨을 돌리는데 산 아래에 있는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인구 3,200명을 가진 오르지에르(Orsieres)가 분명했다. 알프스 산중에선 대도시에 해당하는 마을이었다. 오후 3시에 샹페에 도착했다. 커다란 호수가 있는 샹페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호수가 많지 않은 알프스에, 그것도 해발 1,466m의 고지에 이런 호수가 있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수면에 반사된 봉우리들은 몽블랑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보너스였다. 호텔 체크인이 오후 4시라 아무 레스토랑이나 들어가 맥주 한 잔을 시켰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처럼 여러 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감기 기운이 가시지 않아 침대에 누워 좀 쉬었다. 기침도 잦아져 목이 점점 아파왔다.

 

아침에 날씨를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구름이 많긴 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았다.

 

 

페레 계곡을 따라 줄곧 내리막 길을 걸었다. 계곡 건너로 보이는 스위스 산골 마을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예상치 못한 침엽수 터널이 나타났다. 인공으로 조림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산길을 내려와 샹통(Chanton) 마을을 지나면서 스위스 산골 마을 구경에 나섰다.

 

 

 

집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웠던 프라 드 포르 마을. 앞마당을 각종 조각품과 꽃으로 장식한 집도 있었다.

 

 

 

프라 드 포르 아래에 있는 인구 90명의 이세르(Issert) 마을 한가운데로 포장도로가 지나갔다.

 

 

이세르 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산길에 나무를 깎아 만든 동물 조각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20세기 초부터 휴양지로 개발된 샹페 마을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샹페 호수가 있어 리틀 캐나다로도 불린다고 한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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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라다이스블로그 2016.12.01 17: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부러 꾸민 것 같지 않음에도 아기자기한 길목이 무척이나 걷고싶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 나무가 뿜어내는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기분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

    • 보리올 2016.12.02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길이야 오래 전에 어떤 목적으로 사람이 만들었겠지만 인공적인 요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흔한 계단도 없다는 것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2. 분도 2016.12.03 1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고맙습니다.

  3. justin 2016.12.05 1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꾸 느끼는 거지만 유럽 사람들은 꽃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집집마다 이쁘게 가꾸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 보리올 2016.12.06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름다운 꽃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인류의 공통점일 게다. 유럽 사람들이 일찍부터 생활에 여유가 있어 꽃으로 치장하는 버릇이 사회적 관습이 되었을 것이고. 몽블랑 주변의 산골 마을도 에외는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