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894m의 플레제르(Flegere)로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뚜르 가는 버스를 타고 레프라(Les Praz)에서 내렸다. 케이블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래로 골프장이 나타났고 곧 샤모니와 몽블랑이 보이기 시작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플레제르 산장과 레스토랑부터 들렀다. 산장이나 레스토랑 앞마당은 멋진 전망대 역할을 한다. 안락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며 여유롭게 산악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예전에 플레제르 산장에서 하룻밤 묵은 적이 있어 이곳 풍경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여기서 바라보는 산악 풍경은 한 마디로 대단하다. 운이 좋게도 몽블랑 정상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샤모니 계곡 건너편에 자리잡은 침봉들도 눈에 들어왔지만 구름에 가리는 것이 좀 아쉬웠다. 몽땅베르에서 보았던 메르 드 글라스 빙하와 그 뒤에 버티고 있는 그랑 조라스도 눈에 들어왔다.

 

사실 플레제르는 락블랑(Lac Blanc)을 가기 위해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아니면 해발 2,595m의 엥덱스(Index)까지 스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하이킹을 즐기기도 하지만, 난 레스토랑 앞뜰에서 맥주 한 잔 시켜놓고 내내 몽블랑만 바라보다가 내려왔다. 다시 버스를 타고 레우슈(Les Houches)로 이동하여 레샤방(Les Chavants)에서 곤돌라로 해발 1,900m에 있는 프라리옹 고원(Prarion Plateau)으로 올랐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았다. 겨울엔 스키장으로 사용하지만 여름철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세상이었다. 여기서도 몽블랑 정상을 볼 수 있다곤 하지만 식별이 쉽지 않았고 조망도 별로였다. 오히려 몽블랑 앞에 있는 돔뒤구떼(Dome du Gouter, 4304m)와 에귀드비오나세이(Aiguille de Bionnassay, 4052m)가 더 뚜렷이 보였다.

 

레프라에 있는 플레제르행 케이블카 승강장

 

 

 

플레제르에 있는 레스토랑 앞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샤모니 계곡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들이 구름 속에 모습을 감췄다.

 

 

구름이 많은 날씨임에도 온전한 모습의 몽블랑 정상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샤모니 계곡 반대편에 메르 드 그라스 빙하가 길게 자리잡고 있다.

 

레우슈에 있는 프라리옹행 곤돌라 승강장

 

 

겨울철에는 스키, 여름철에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인파가 많다.

 

 

프라리옹 고원을 한가롭게 거닐다 고원에 설치한 호텔과 옛 시설 잔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프라리옹에서 바라본 몽블랑 산군. 구떼와 비오나세이 봉이 두드러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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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퍼기 2019.03.11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위스랑 느낌이 비슷하네요ㅎ좋은 사진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의 또 다른 산행지인 포비든 플래토(Forbidden Plateau)를 찾았다. 스키장이 하나 있어 사람들이 꽤나 붐비는 지역이다. 이곳은 같은 주립공원 안에 있지만 버틀 호수와는 진입로가 완전히 다르다. 버틀 호수는 골드 리버(Gold River)로 가는 28번 하이웨이에서 진입하지만, 포비든 플래토는 쿠트니(Courtenay) 근처의 19번 하이웨이에서 마운트 워싱턴 리조트(Mount Washington Resort) 방향으로 들어서야 한다. 이곳은 밴쿠버 아일랜드 산맥의 동쪽 사면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알버트 에드워드 산(Mt. Albert Edward)과 워싱턴 산(Mt. Washington) 사이에 있는 구릉지대를 일컫는 포비든 플래토 안에는 꽤 많은 호수와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어 찾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산 속에 야영할 수 있는 캠핑장도 세 갠가 있어 백패킹을 즐길 수도 있다.

 

산행은 레이븐 로지(Raven Lodge) 부근에 있는 파라다이스 메도우즈(Paradise Meadows) 기점에서 시작했다. 해발 1,8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고즈넉한 호수를 지나고 초록색으로 빛나는 초원지대를 가로지르는 쉬운 산행이었다. 헬렌 멕켄지 호수(Lake Helen MacKenzie)를 거쳐 콰이 호수(Kwai Lake)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에는 레이디 호수(Lady Lake)와 배틀쉽 호수(Battleship Lake)를 지났다. 마지막으로 파라다이스 메도우즈 루프 트레일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하루 산행을 마무리했다. 몇 개의 트레일을 묶어 우리가 걸은 거리는 모두 17km가 되었고, 산행 시간은 7시간이나 걸렸다. 그래도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산행 자체는 퍽이나 여유로웠고 시원한 풍경이 펼쳐져 잠시도 지루하지가 않았다. 더구나 초록색으로 덮인 산길이나 초원 외에도 푸른 호수까지 무시로 나타나 마음 속 근심거리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 느낌이 아주 좋은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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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은 캠벨 리버에서 골드 리버로 가는 28번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25km 정도 달리면 만난다. 우리 남한의 1/3 크기에 버금가는 밴쿠버 아일랜드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다. 1911년에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선 첫 주립공원이란 영광을 안았다.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주립공원으로도 통한다. 해발 2,000m가 넘는 험봉과 그 안에 자리잡은 호수들, 울창한 수림이 어우러져 뛰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그 동안 산과 호수, 숲이 어우러진 경치를 많이 보아온 탓에 이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의 풍경이 대단한 절경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이렇게 뛰어난 자연 환경을 자랑하면서도 한적한 곳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도 호젓함을 찾아 여기까지 왔고 공원 안에서 캠핑을 하며 몇 군데 산행을 하기로 했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면 아무래도 버틀 호수(Buttle Lake)와 포비든 고원(Forbidden Plateau)이라 할 것이다. 이 두 지역을 중심으로 도로가 놓였고 편의시설이 있어 사람들 발길이 미칠 뿐이지, 다른 지역은 아직도 개발의 손길이 그다지 미치지 않았다. 그 길이가 무려 23km에 이르는 버틀 호수는 낚시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고, 포비든 고원 지역엔 스키장이 들어서 있어 스키 인파가 많이 찾는다. 두 곳 모두 고산을 품고 있어 산을 좋아하는 하이커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공원 안에 자동차로 진입할 수 있는 캠핑장이 두 군데 있는데, 우리는 버틀 호수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우선 공간이 넓어 마음에 들었고 호수가 가까워 좋았다. 최근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탓에 캠핑장에서 캠프 파이어는 일체 금하고 있었다.

 

버틀 호수 가장 남단에 있는 산행 기점으로 가기 위해 호숫가를 따라 차를 타고 달렸다. 중간 중간에 경치가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를 부렸다. 하늘 높이 솟은 봉우리와 푸른 호수, 울창한 나무가 어우러져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었다. 호숫가에는 베어 낸 통나무의 아래쪽 굵은 부분만 남아 있는 현장이 몇 군데 눈에 띄었다. 호숫가에 웬 벌목 현장인가 싶었다. 해질녘 어스름한 분위기에 그 밑동부리가 만드는 풍경도 나름 괜찮았다. 조금은 단조로운 호수 풍경에 밑동부리가 일종의 변화를 주었다고나 할까. 캠핑장에서 버틀 호수로 연결되는 짧은 트레일을 10여분 걷는 것도 너무 좋았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의 또 다른 축인 포비든 고원 지역은 스키장 시설이 가까워 산행지 외에는 별다른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버틀 호수를 따라 난 도로를 달리며 잠시 차를 세우고 길가에서 찍은 버틀 호수의 풍경.

 

 

 

버틀 호수의 남쪽 끝에서 벌목 현장을 만났다.

 

 

캠핑장에서 버틀 호수로 연결되는 비치 트레일(Beach Trail)을 걸어 호수로 나갔다.

 

 

 

 

 

 

 

 

버틀 호수의 북단에서 남쪽을 바라본 풍경. 고즈넉한 분위기에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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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업무로 오긴 했지만 멀리 밴프까지 왔는데 날씨가 쌀쌀하다고 호텔 방에만 머무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숙소인 밴프 센터는 터널 마운틴(Tunnel Mountain) 기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밴프 시내까지는 꽤 걸어야 했다. 밴프는 캐나다 로키를 대표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연중 방문객들로 붐빈다. 추운 겨울에도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주변에 커다란 스키장이 세 개나 있어 스키,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산이나 호수 위에서 크로스 칸트리나 스노슈잉을 즐기는 매니아도 많이 보인다. 진정 겨울 레포츠의 메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둠이 깊어지자 밴프 도심에 사람들의 통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여름이면 엄청난 인파로 붐볐을 거리는 한산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밴프 애브뉴(Banff Avenue) 양쪽으로 도열해 있는 가게들을 둘러보며 윈도우 쇼핑을 즐겼다. 뭔가를 사겠다는 마음도 없이 천천히 걸으며 가게들을 들여다 보았다. 윈도우 쇼핑을 하면서 이렇게 여유롭게 밴프 애브뉴를 걸은 적은 처음인 것 같았다. 다른 어떤 곳보다 난 초코렛 공장에 관심이 많았다. 전에도 자주 들렀던 곳이었지만 여전히 향긋한 냄새가 좋았다. 저녁은 밴프에서 유일하게 한식을 제공하는 서울옥에서 돼지두루치기와 비빔밥으로 해결했다. 여기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 좋겠지만 소주 한 병에 20불이나 받으니 함부로 마실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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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닝 주립공원(Manning Provincial Park)은 밴쿠버에서 동쪽으로 220km 가량 떨어져 있다. 호프(Hope)에서 3번 하이웨이로 갈아타고 나서도 한 시간을 더 달렸던 것 같다. 밴쿠버에서 세 시간 가까이 운전해야 닿을 수 있는 거리라 낮이 짧은 겨울철이면 당일로 다녀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눈 위에서 하룻밤 야영을 하고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공원 내에서 스노슈잉(Snowshoeing)을 하기로 했다. 매닝 주립공원은 사시사철 각종 아웃도어를 즐기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조그만 스키장도 하나 있다.

 

이 공원 안에 있는 산악 지형은 케스케이드 산맥(Cascade Mountains)에 속하는 관계로 2,000m가 넘는 고봉도 꽤 있다. 또 하나 매닝 주립공원의 특징이라 하면, 북미의 장거리 트레일 가운데 하나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의 북쪽 기점이 바로 여기라는 점이다.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있는 남쪽 기점을 출발해 PCT를 종주하는 장거리 하이커들은 이곳 매닝 주립공원에서 종주를 마무리한다. 대부분 하이커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기념비에서 대장정을 마치지만, 이 매닝 주립공원에도 13km 길이의 PCT 구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론덕(Lone Duck)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베이스를 차렸다. 눈을 발로 밟아 충분히 다진 후에 텐트 두 동을 쳐놓으니 훌륭한 잠자리가 준비된 것이다. 라이트닝 호수(Lightning Lake)로 나갔다. 배낭도 메지 않고 간편한 복장으로 스노슈잉에 나선 것이다. 라이트닝 호수를 한 바퀴 돌면 9km를 걸어야 하지만 우리는 호수를 가로질러 갔다. 겨울이 아니면 언제 우리가 호수 위를 마음껏 걸을 수 있겠는가. 밤에는 제법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쉘터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식사 후에는 난로에 장작을 때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체험을 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으리라. 아침이 밝자, 시밀카민(Similkameen) 트레일을 경유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걸었다. 어느 누구도 밟지 않은 신설 위에 우리 발자국을 내며 걷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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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스터빅샷 2015.02.09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밤에 곰 안나와요? ㅎㄷㄷ 춥고 무서울것 같아요 ㅠ

    • 보리올 2015.02.09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눈이 오는 겨울엔 곰도 푹 잠을 자야죠. 동면에 들어가기 때문에 여름보다 안전합니다. 추위야 어쩔 수 없지만 그것도 낭만으로 극복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