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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25 밴쿠버 섬, 포트 렌프류(Port Renfrew) ② (2)
  2. 2014.03.24 밴쿠버 섬, 포트 렌프류(Port Renfrew) ① (6)

 

아침 일찍 저절로 눈을 떴다. 부드러운 햇살이 해변에 살포시 내려앉는 기분좋은 아침이었다. 해수면 위엔 안개가 끼긴 했지만 우리 머리 위로는 푸른 하늘이 나타나 무척 쾌청했다. 포트 렌프류로 나섰다. 도로 표지판에 퍼시픽 마린 서클 루트(Pacific Marine Circle Route)라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길이 밴쿠버 섬의 코스트 투 코스트라 불리는 도로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 BC 페리에서 내려 여기까지 달려온 길도, 포트 렌프류를 출발해 레이크 코위찬(Lake Cowichan)과 던컨(Duncan)을 경유해 빅토리아로 돌아가는 길도 모두 이 루트에 속한다. 이 길은 밴쿠버 섬의 서쪽 후안 데 푸카 해협과 그 반대편에 있는 조지아 해협(Georgia Straits)을 연결해 한 바퀴 도는데, 그 길이가 289km에 이른다. 쉬지 않고 차를 달리면 4~5시간이면 되겠지만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달린다면 보통 2 3일을 추천하는 곳이다.

 

 

 

 

 

포트 렌프류는 후안 데 푸카 트레일의 북쪽 기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est Coast Trail; WCT)의 남쪽 기점이기도 하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때문에 더 유명해진 도시다. 그 때문에 여름철이면 이곳을 찾는 사람이 꽤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방문한 비수기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번듯한 도심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심심한 마을 풍경에 다소 무료하다 느낄 무렵에 토미스(Tomi’s)라는 카페가 우리 눈에 들어왔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차를 세우고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여기도 사람이 없어 아주 조용했다. 난 이런 시골 냄새를 풍기는 허름한 카페가 좋다. 커피 한 잔에 시나몬 번스를 앞에 놓고 일행들도 모두 만족해 하는 눈치였다. 모닝 커피 한 잔으로 아침부터 가슴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딱히 무엇을 구경할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차를 몰아 포트 렌프류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포트 렌프류를 특정하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우리 눈에 띈 것은 겨우 이정표나 표지판이 전부였다. 후안 데 푸카 트레일의 북쪽 기점이 있는 후안 데 푸카 주립공원의 보태니컬 비치(Botanical Beach)까지 다녀왔다. 원래 포트 렌프류는 포트 산 후안(Port San Juan)이라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으로 와야할 우편물이 산 후안 아일랜드(San Juan Islands)로 잘못 배달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자 주민들이 지명을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 소작농들을 정착시키려 했던 렌프류 공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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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아 아침에 갔던 토미스 카페에서 커피나 한 잔 더 하려고 갔으나 일찍 문을 닫았다. 그래서 바닷가에 위치한 포트 렌프류 호텔 커피숍을 찾았다. 일부러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여긴 그래도 호텔이라고 사람들이 몇 명 보였다.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혹시 다른 캠핑장으로 자리를 옮길지 몰라 아침에 텐트를 걷었는데 다시 본래 자리로 온 것이다. 우리가 텐트를 쳤던 자리는 다른 사람이 차지해 버려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 이번 여행에서 최고의 특별식을 준비했다. 송이버섯을 듬뿍 넣은 떡라면을 끓인 것이다. 밴쿠버 인근에는 9월부터 송이버섯이 많이 나는지라 라면에 송이를 넣고 끓이는 만용(?)을 부릴 수 있었다. 송이버섯 특유의 향에 모처럼 호사를 누렸다.

 

 

 

 

 

 

 

 

C 여행 요약 : 201310 16일부터 10 18일까지 2 3일간 네 명이 다녀온 여행 기록이다. 자가 차량을 이용하였고 숙식은 포트 렌프류 캠핑장에서 야영하면서 자체적으로 취사를 해서 해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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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3.28 0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 사진은 마치 먹으로 그린 산수화처럼 멋진 풍경이에요...
    호떡 크기 만한 송이버섯...ㅎㅎ

 

밴쿠버 섬(Vancouver Island) 서쪽 해안에 자리잡은 포트 렌프류(Port Renfrew)로 가는 길이다. 포트 렌프류를 둘러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베이스를 치고 후안 데 푸카 마린 트레일(Juan de Fuca Marine Trail)을 걷기 위해 그곳으로 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밴쿠버에서 밴쿠버 섬으로 가려면 BC 페리를 타야 한다. 모두 네 명이 팀을 이룬 우리는 츠와센(Tsawwassen)에서 빅토리아(Vicoria)로 가는 페리에 올랐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얻으려는 갈매기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손바닥에 과자 부스러기를 올려놓고 갈매기를 유인하는 사람들의 교성에 시끄러운 갈매기 울음 소리까지 더해져 갑판이 꽤나 시끌법적했다.

 

 

 

 

 

포트 렌프류는 빅토리아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페리에서 내려 빅토리아를 지나 14번 하이웨이를 타고 해안가를 달렸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밴쿠버 섬 남단에 위치한 수크(Sooke)에 닿았다. 잠시 차에서 내려 바닷가를 거닐까 하다가 조금 더 올라가 프렌치 비치(French Beach)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프렌치 비치는 여름 시즌이 끝난 때문인지 인적이 끊겨 쓸쓸하기만 했다. 캠핑장도 텅 비어 있었다. 적막강산이란 단어는 이런 때 써야 어울리지 않을까. 해변에서 가장 가까운 피크닉 테이블을 찾아 점심을 먹은 후에 잠시 해변을 거닐었다. 1.6km에 이른다는 자갈밭 해변에는 달랑 우리만 있었다. 태평양의 한 부분인 후안 데 푸카 해협이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다시 14번 하이웨이를 타고 북서쪽으로 달리다가 조던 리버(Jordan River)에서 차를 멈췄다. 커피 한 잔이 생각나던 차에 도로 옆에 자리잡은 시골 카페가 우리 발목을 잡은 것이다. 데자 뷰(Déjà Vu)란 이름을 가진 이 조그만 카페는 모든 것이 여유로웠다. 혼자 카페를 지키고 있던 여주인은 손님이 없어도 아무 걱정이 없어 보였다. 주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시나몬 번스(Cinnamon Buns)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사실 시나몬 번스의 달콤한 맛이 쌉쌀한 커피와 좋은 궁합을 보여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한적한 시골 카페에서 이렇게 훌륭한 시나몬 번스를 맛볼 줄이야 어찌 알았겠나. 일행들도 카페 분위기에, 시나몬 번스의 달콤한 맛에 다들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았다. 이런 분위기를 가진 카페를 우연히 발견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차이나 비치(China Beach)에도 잠시 들렀다. 여기가 47km에 이르는 후안 데 푸카 마린 트레일의 남쪽 기점이기 때문이다. 1994년 빅토리아에서 열린 영연방 대회를 기념해 1996년에 이 트레일을 만들었다고 적힌 기념 동판도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부터 트레일을 걷는 것이 아니라 포트 렌프류 인근에 있는 북쪽 기점으로 올라간다. 차이나 비치 바닷가로 내려서 한가롭게 해변을 거닐었다. 바삐 움직일 일이 없어 우리 발걸음도 여유롭기 짝이 없었다. 해변엔 다시마 줄기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원통형 줄기의 크기도 대단했지만, 공 모양의 머리에 머리카락이 뻗친 모양새가 신기했다. 하지만 이 머리같이 생긴 부분이 뿌리로 바위에 붙어 몸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너무 여유를 부렸던 모양이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포트 렌프류에 닿았다. 마을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바로 캠핑장으로 이동했다. 파치다트(Pacheedaht) 캠핑장은 여기에 사는 원주민 부족이 관리하고 있는 듯 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돈 받는 사람이 없었다. 캠핑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자진 등록하는 서류조차도 찾을 수 없었다. 일단 사이트를 정하고 텐트부터 쳤다. 만일 관리인이 있다면 나중에 돈을 받으러 오겠지 하고 편하게 마음 먹었다. 하지만 끝내 돈을 달라는 사람은 없었다. 이틀을 무료로 묵는 횡재를 한 것이다. 캠핑장은 바닷가 모래사장과 붙어 있어 해변으로 나가기가 편했다. 해가 저물며 노을이 내려 앉았다. 캠프 파이어를 둘러싸고 밤늦게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다. 가을이 한창인 10월인데도 날은 그리 춥진 않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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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시카 2014.03.26 1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석양이 이뻐요.. 저는 bc ferry 하면 몇번이고 탔는데 처음으로 중학생때 친구들이랑 농구 여행간 기억이 너무 나요~ 그립다..

    • 보리올 2014.03.26 1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래도 페리를 타면 비행기나 기차를 탔을 때처럼 어딘가 멀리 떠나는 기분이 들지 않니? 여행을 떠나는 들뜬 마음 같은 것 말야. 네가 농구 시함하러 갈 때도 페리를 탔기 때문에 더 생각이 났을 거야.

  2. 설록차 2014.03.28 05: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이런 노래를 부르실것 같은 분위기에요...ㅎㅎ
    다시마 몸통이 나무 뿌리처럼 생겼네요...처음 봅니다...^^

    • 보리올 2014.03.28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캠핑의 매력은 아무래도 캠프파이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가 이어지고 잔불에 고구마나 감자 구워먹는 재미가 있거든요. 스테이크를 구워 와인 한 잔 하는 것도 너무 좋고요.

  3. 해인 2014.03.30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Juan de Fuca 이 지명이름 정~말 오랜만에 들어봄과 동시에 정겹네요. 한창 고등학교때 사회시간에 지오그래피 배울때 "이름 참 요상하다~" 하면서 이 지명이름이 머리 깊숙히 박혔었는데, 나중에 시간이 조금 지나고 왜 캐나다는 영국 영향을 더 많이 받았는데 왜 여기 이름이 서반아어일까? 하면서 열심히 wikipedia를 뒤적거리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지도 속에서만 보면 그 해협의 이름을 딴 트레일에~ 갔다오셨다니 뭔가 신기방기합니다.

    • 보리올 2014.03.30 1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지명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넌 학교에서 배운 모양이구나. 스페인 어로 작명한 것도 알고. 수업 시간에 졸지는 않은 것 같구나. 너도 걷는 것을 좋아했다면 함께 데리고 갈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