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공퀸 주립공원은 7,725 평방 킬로미터의 땅덩이에 1,000개가 넘는 호수를 가지고 있다. 60번 하이웨이를 따라 가면서 눈으로 구경하는 것은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었다. 공원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려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카누를 타고 1,500km에 이르는 물길을 따라 숲과 호수를 둘러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원내 조성된 15개 트레일을 두 발로 직접 걷는 것이다. 그 두 가지를 절충한 포티지(Portage) 방식이란 것도 있다. 카누를 타고 가다가 길이 막히면 카누를 지고 트레일을 걷다가 다음 호수에서 다시 카누로 이동하는 것이다. 호수가 많은 알공퀸에선 이 방식이 그리 낯설지 않다. 카누가 없는 우리는 15개 트레일 가운데 짧은 트레일 몇 개를 골라 걷기로 했다.

 

처음 찾아간 곳은 2km 길이의 비버 폰드(Beaver Pond)였다. 단풍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잔잔한 호수면 위로 비버가 마련한 거처가 튀어나와 있었다. 단풍은 두 번째 찾아간 루크아웃 트레일(Lookout Trail)이 좋았다.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에 의해 반짝이는 산길도 괜찮았고, 바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광대한 숲도 알록달록 단풍이 들었다. 여기가 알공퀸 주립공원을 대표하는 촬영 포인트 같았다. 2.1km짜리 트레일이라 전혀 힘들지도 않았다. 그 다음에 찾아간 투 리버스 트레일(Two Rivers Trail)과 펙 레이크 트레일(Peck Lake Trail)은 둘 다 2.3km의 길이를 가지고 있었지만, 단풍도 별 볼 일 없었고 별다른 특징도 없었다. 이제 알공퀸을 뜨기로 했다. 웨스트 게이트(West Gate)를 빠져 나와 헌츠빌(Huntsville)에 닿으면서 알공퀸 주립공원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아침에 일어나 캠핑장 주변을 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나무 줄기를 잘라 수면 위에 지어놓은 비버 서식지가 눈에 띄었던 비버 폰드







바위 전망대로 올라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루크아웃 트레일




투 리버스 트레일




펙 레이크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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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1.30 1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그렇게 많은 호수가 있을까요? 숫자로만 봐도 신기합니다. 카누를 타고 그 일대를 돌아다니는 여행도 너무 낭만적일 것 같습니다! 꼭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어요~!

    • 보리올 2017.12.01 2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두 명이서 포티지 방식으로 여행해도 좋겠더라. 카누를 타고 호수를 건넌 다음 육지에선 카누를 머리에 이고 이동하고. 그래도 모기는 조심해야지.



17번 하이웨이를 타고 서진하다가 렌프류(Renfrew)에서 60번 하이웨이로 갈아탔다. 알공퀸 주립공원(Algonquin Provincial Park)의 동쪽 관문인 휘트니(Whitney)에 이르기까지 도로 옆으로 노랗게 물든 단풍이 휙휙 스쳐 지나갔다. 점점 짙은 가을색이 드러나는 것을 우리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스트 게이트(East Gate)를 지나 알공퀸 주립공원으로 들어섰다. 알공퀸은 온타리오뿐만 아니라 캐나다 전역에서도 단풍으로 무척 유명한 곳이다. 그런 까닭에 1893년 일찌감치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다. 수종은 다양했지만 그래도 활엽수가 많아 가을이 되면 나무들이 빨갛고 노란 단풍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거기에 크고 작은 호수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어 단풍이 절정일 때는 대단한 풍경을 이룰 것이 분명했다.

 

알공퀸에서 처음으로 캠핑을 하기로 했다. 호숫가에 자리잡은 락 레이크(Rock Lake) 캠핑장에 텐트를 쳤다. 공원 안을 둘러볼 수 있는 퍼밋도 함께 받았다. 해가 지려면 두세 시간은 있어야 할 것 같아 캠핑장에서 가까운 트레일 하나를 걷기로 했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부스 락 트레일(Booth’s Rock Trail). 한 바퀴 돌아나오는 루프 트레일로 길이는 5.1km였다. 길이 쉬워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 트레일헤드를 출발해 로즈폰드 호수(Rosepond Lake)를 지나면 전망대로 쓰이는 바위 위로 오른다. 여기서 바라보는 단풍이 대단했다. 절정기에 이르기엔 좀 이른 것 같았지만 이 정도 단풍에도 절로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공퀸 주립공원으로 가면서 60번 하이웨이에서 만난 도로 옆 단풍


이스트 게이트를 지나 알공퀸 주립공원 경내로 들어섰다.




락 레이크 캠핑장에서 멀지 않은 부스 락 트레일을 찾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알공퀸의 단풍은 알록달록한 색채를 자랑하고 있었다.


 

예전에 기찻길로 쓰였던 구간이 지금은 아름다운 트레일로 바뀌었다.




캠핑장으로 돌아와 락 호수 주변으로 산책에 나섰다.


락 호수에서 만난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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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1.27 1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누가 붓으로 그릠 그려놓은 것 같아요! 미술하는 사람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영감을 받았을게 분명해요!

    • 보리올 2017.11.28 2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톰 톰슨(Tom Tompson)이나 Group of Seven도 알공퀸의 풍경을 보고 많은 작품에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따를 것이 또 있겠냐 싶구나.

  2. 모니카 2018.01.24 0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꾸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 자연이 준 선물이죠.



딸아이를 데리고 퀘벡시티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몽 트랑블랑(Mont Tremblant). 한번 다녀간 곳이라고 산세와 마을이 눈에 익었다. 여긴 캐나다 단풍을 대표하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단풍으론 온타리오의 알공퀸 주립공원과 쌍벽을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몽 트랑블랑은 스키 리조트로 개발된 곳이다. 산자락에 리조트 시설이 꽤 넓게 자리잡고 있음에도 자연과 잘 어우러져 그리 요란스럽진 않았다. 혹자는 이 스키 리조트가 캐나다에서 가장 크다고 하며 밴쿠버 인근에 있는 휘슬러와 비교하기도 한다. 두 군데를 모두 다녀온 사람에겐 가당치도 않은 소리다. 휘슬러는 해발 2,160m의 산세에 슬로프 200개를 가지고 있는 반면 몽 트랑블랑은 해발 875m, 슬로프 95개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캐나다 로키에 145개의 슬로프를 가진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도 있다.

 

트랑블랑 호숫가에 있는 부두에서 보트 뒤로 펼쳐진 몽 트랑블랑 산자락의 단풍을 먼저 만났다. 붉으죽죽하고 노르스름한 단풍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 안에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파스텔 풍의 마을이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마을부터 둘러본 뒤에 무료 곤돌라를 타고 어퍼 빌리지로 올랐다. 광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와 인공암벽이 설치되어 있었다.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 많았다. 단풍이 만개한 숲길을 걸어 산중턱까지 걸어 올랐다. 알록달록한 단풍과 파스텔 풍의 마을이 어우러져 한층 기품을 뽐냈고, 눈 아래 트랑블랑 호수 건너편으로는 또 다른 단풍이 펼쳐졌다. 하늘의 시샘인지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차로 돌아와 몬트리올로 향했다.





보트가 계류된 부두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펼쳐진 단풍을 감상할 수 있었다.





울긋불긋한 산자락을 지척에 두고 호숫가를 걷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우리 모두 관광객 모드로 전환해 가게를 기웃거리며 느긋하게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어퍼 빌리지엔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의외로 많았다.





돈을 내고 타는 곤돌라 대신에 산중턱까지 두 발로 걸어올랐다. 트랑블랑 호수를 배경으로 둔 아름다운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차를 가지고 카지노로 올랐다. 마을에서 본 단풍보단 훨씬 가까이서 단풍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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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1.15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이 지은 건물들도 다 단풍이 든 것 같아요~!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는 것이 좋습니다!

    • 보리올 2017.11.16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이 지은 인공물이 많으면 대체적으로 자연과 부조화를 보이는데, 몽 트랑블랑은 그 두 가지가 꽤 잘 어울리는 곳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