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리버에서 28번 하이웨이를 타고 서쪽 끝까지 가면 골드 리버에 닿는다. 골드 리버는 태평양에 속하는 무차라트 인렛(Muchalat Inlet)이 내륙 깊숙이 들어온 지점에 위치해 있어 바닷가 마을에 속한다. 인구는 2,000명도 되지 않는 조그만 마을이다. 1967년에 벌목을 위한 거점도시로 세워져 한때는 경제적인 번영을 누렸지만, 1998년인가 제재소가 문을 닫으면서 많은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야 했다. 지금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바다에 면한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하여 관광업과 스포츠 낚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시청이 있는 마을 중심지에 들어섰지만 나무를 깎아 만든 신발과 토템 폴 두 개 외에는 달리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토템 폴은 뭔지 알지만 저 목각 신발은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내심 궁금했지만 딱히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골드 리버는 눗카 트레일(Nootka Trail)의 관문도시로 유명하다. 이 트레일은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est Coast Trail; WCT)과 비슷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 거리는 좀 짧은 편이다. WCT는 예약이 아니면 들어가기가 어렵고 이용자가 많은 반면, 눗카 트레일은 예약이 필요없고 이용자가 적어 호젓함을 누릴 수 있다. 2004년에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가 이 눗카 트레일을 찾았던 적이 있어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곳이기도 했다. 눗카 트레일로 들어가려면 골드 리버에서 수상비행기를 타거나 제2차 세계대전 때 소해정으로 활동했던 퇴역 군함을 개조한 우척 3(M.V. Uchuck III)을 타고 프렌들리 코브(Friendly Cove)로 가면 된다. 이 프렌들리 코브는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이 1778년 유럽인으로는 이곳에 처음 도착한 쿡 선장(Captain Cook)를 만난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차를 타고 몇 킬로미터를 더 달려 바닷가로 나갔다. 바다라고 하지만 이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커다란 호수를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태평양이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와 파도도 크게 일지 않았다. 물가에 정박해 있는 에어 눗카(Air Nootka)의 수상비행기 한 대와 우척 3호를 둘러보고는 골드 리버를 유명하게 만든 동굴 지대를 찾아 나섰다. 골드 리버에서 비포장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16km를 더 가면 우파나 동굴 지대(Upana Caves)가 나온다. 수 백만 년에 걸쳐 석회암이 물에 용해되어 생긴 카르스트 지형의 동굴이라 했다. 이 주변에 무려 50여 개가 넘는 동굴이 포진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숲으로 난 트레일을 따라 네 개의 동굴만 들어가 보았다. 랜턴을 준비했더라면 더 깊이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해 빛이 닿는 곳까지만 구경하고 나왔다.

 

 

 

한때는 벌목으로 유명하다 했지만 골드 리버는 조그만 마을에 불과했다.

 

 

 

 

 

 

골드 리버 바닷가에는 눗카 아일랜드로 들어가는 수상비행기와 배가 정박해 있었다.

 

 

 

 

 

 

 

 

 

 

우파나 동굴 지대에 있는 카르스트 지형의 동굴 몇 군데를 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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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

산에 들다 - 한국 2014. 10. 31. 08:51

 

원주 동생네 집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 일찍 민둥산으로 향했다. 가을산은 단풍이 최고라지만 난 단풍 대신 억새를 보러 민둥산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시기가 좀 일렀다. 억새가 만개하기엔 2~3주는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호젓하게 홀로 즐기는 산행이라 부담이 없어 좋았다. 영월을 지나 민둥산 아래에 도착했다. 억새꽃 피는 시기에 맞추어 지역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민둥산 억새꽃 축제라 불리지만 지역 특산물 판매와 온갖 먹거리에만 치중하는 행사라 난 거기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얼른 산에 오르자고 발길을 재촉했다.

 

해발 1,119m의 민둥산은 고도에 비해선 그리 힘들지 않았다. 산행을 시작해 처음 한 시간만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오르면 되는 그런 산이었다. 산행 기점인 증산초등학교를 출발해 급경사, 완경사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내 발은 자연스레 왼쪽 완경사 코스를 택한다.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억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능선에 올라섰더니 왜 산 이름이 민둥산인지 이해가 갔다. 완만하고 둥근 모양의 정상 주변에는 나무가 없었다. 그 대신 억새풀이 군락을 이루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침에는 맑았던 날씨가 구름이 몰려오더니 햇빛을 가려 버렸다. 정상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해가 나기를 기다렸지만 한 번인가 잠시 반짝하더니 금방 자취를 감췄다. 욕심부리지 않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상에서 북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은 화암약수로 가는 길이리라. 멀리 함백산과 태백산이 보인다 들었는데 내 눈으로는 식별이 어려웠다. 정상 부근에서 야영을 한 텐트에도 잠시 들렀다. 하산은 발구덕을 경유해 증산초등학교로 돌아왔다. 발구덕은 돌리네(Doline)가 발달한 카르스트 지형으로 유명하다. 밭 옆에 움푹 꺼진 지형이 보였지만 그리 감흥이 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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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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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계획한 일정에서 오고 가는 날을 빼면 재스퍼에 체류하는 날짜는 고작 3. 이 귀중한 3일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지 나름 고민에 빠졌다. 뭔가 좀 특이하고 로키에서만 가능한 아웃도어 체험이 과연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첫날 우리가 고른 액티비티는 말린 캐니언(Maligne Canyon)의 바닥으로 걸어 들어가 아래에서 협곡을 올려다 보는 아이스 워크. 캐나다 로키에서 몇 군데 아이스 워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이곳 말린 캐니언이 단연 최고로 꼽힌다.

 

오버랜더란 대행사 가이드가 호텔에서 우리를 픽업해 말린 캐니언으로 향했다. 장화같은 신발을 신고 그 아래엔 얼음 위를 쉽게 걸을 수 있도록 고안된 스파이크 신발을 덧대 신었다. 작은 징이 박힌 덧신인데 얼음에 큰 상처를 내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아이스 워크 출발점은 말린 캐니언 위에 놓인 여섯 개 다리 중에서 다섯 번째 다리. 협곡을 거슬러 올라 네 번째 다리를 지나 세 번째 다리 밑까지 걷는다. 그곳에 턱이 좀 높은 빙벽이 있는데 안전상 여기서 발을 돌린다.

 

아이스 워크의 묘미는 오랜 세월 격류가 바위를 깍아 만든 기기묘묘한 벽면과 여러 형태의 조각품을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신기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협곡으로 들어올 수 있는 시기는 겨울철뿐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엄청난 수량이 이 협곡 사이를 흐르기 때문이다. 협곡 위에서 아래를 보면 그저 깊은 골이구나 싶은데, 아래에서 보면 이런 자연의 걸작품이 있었나 싶다. 협곡 위에서 보는 것과 협곡 아래서 보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장관이냐고 묻는다면 난 아무 망설임없이 겨울 협곡에 한 표를 던지련다. 그만큼 말린 협곡의 깍아지른 절벽과 그 표면에 그려진 현란한 무늬를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우리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지하에서 솟아나는 물줄기. 카르스트 지형에서 생성된 지하 수로를 통해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겨울철에도 이 물은 얼지 않고 일정한 수온을 유지한다고 한다. 벌레가 나무에 그린 예쁜 흔적도 있었고 협곡 벽면에서는 조그만 조개 화석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이야긴 과거 캐나다 로키가 바닷속 지층이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조그만 동굴 입구에 둘러 앉아 차를 마셨다. 따뜻한 공기가 동굴에서 나오고 있어 제법 훈훈했다. 그 공기 속에 있는 습기가 천정에 달라 붙어 별난 세상을 만들었고, 거기서 녹은 물은 땅으로 떨어져 거꾸로 솟는 고드름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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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7 1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을 본지가 오래되어 밟을 때 뽀드득거리는 감촉을 다 잊어버렸어요...스노슈잉은 발을 들면서 걷는것인지 아님 발을 밀면서 걸어야 하는지요...모래 위를 걷는것 만큼 힘들것 같아요...^^

  2. 보리올 2013.08.17 2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긴 겨울에도 눈 보기가 어려운 모양이지요? 스노슈잉은 발 아래 커다란 덧신을 신기 때문에 어그적거리며 걷는 편입니다. 당연히 발을 들어 올리며 걷지요. 에너지 사용량이 꽤 먾습니다. 어떤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은 스노슈잉이 커리쿨럼에 들어있답니다.

  3. 2013.08.20 1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3.08.18 1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셨군요. 앨러지가 일상 생활에서 여러가지 불편을 가져다 주더군요. 저희 아이들도 봄이면 꽃가루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합니다. 저는 향수 냄새에 무척 민감한 편이구요. 자연 환경이 좋은 곳에서 면역력을 키워 가는 수밖에 없겠네요. 조심히셔서 건강 잘 유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