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영화 산업의 메카다. 그래서 영화의 도시라 불린다. 현재도 영화 촬영에 사용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스튜디오가 LA에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라 불리는 무비 테마 파크가 바로 그곳이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 셔틀 타는 곳을 찾아갔다. 무료 셔틀을 이용해 입구까지 가야 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프론트 라인 패스 한 장에 129불을 받으니 본전을 모두 뽑으려면 하루 종일 여기에 붙어 있어야 하는데, 그러면 다른 곳을 둘러볼 시간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구경거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은 하지만, 미국 유명 관광지는 너무 돈을 밝히는 것 같아 늘 입맛이 개운치 않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1915년 칼 렘리(Carl Laemmle)가 양계장을 사들여 영화 스튜디오를 옮겨온 것이 시초가 되었다. 처음에도 영화 촬영 장면을 보여주고 한 사람에 5센트씩을 받았다고 한다. 양계장에서 나오는 신선한 계란도 함께 팔았다고 하니 일거양득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정식으로 탄생한 것은 1964년이었다. 415 에이커에 이르는 엄청난 면적에 각종 영화 세트를 만들어 놓았고 특수 촬영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 외에도 놀이기구를 타고 영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어트랙션(Attraction), 워터월드를 소재로 한 워터쇼 등 스케일이 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쥬라기공원(1993), 아폴로 13(1995), 워터월드(1995), 슈렉(2004)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영화들이 모두 여기서 촬영됐다고 한다. , 

 

내 발자취는 주로 시티워크(CityWalk)로 한정되었다. 방문자들의 포토존으로 자리매김한 지구본 분수를 출발해 시티워크를 한 바퀴 돌았다. 1993년에 조성되었다는 이 시티워크는 선물가게와 바, 식당, 나이트클럽, 극장 등으로 가득차 있었다. 여기에 30개가 넘는 레스토랑, 6개의 나이트클럽, 19개 상영관이 있는 영화관이 있다니 놀랍기만 했다. 대체적으로 모든 가게들은 고급스러웠고 외관이 화려하기 짝이 없었다. 너무 돈 자랑하는 것 같아 둘러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그런 와중에 내 시선을 확 잡아끈 것은 다저스 클럽하우스 스토어였다. 한때 다저스에서 뛰었던 박찬호, 최근에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의 홈구장이 LA에 있다는 것이 먼저 떠올랐고, 다음엔 꼭 시간을 내서 다저스 야구 경기를 보리라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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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9.07 1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그렇다쳐도 LA 다저스 야구 경기는 꼭 같이 보러 갔으면 좋겠습니다!

 

LA는 지역이 넓고 볼거리가 많음에도 주마간산으로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좋게 해석하면 선택과 집중이란 의미인데, 어디를 갔을 때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면 늘 변명처럼 되풀이하는 말이다. 우리 나라 사람에게 LA는 가장 친숙한 미국 도시가 아닐까 싶다. 내가 어렸을 때는 미국에 뉴욕과 LA만 있는 줄 알았다. 그 유명한 도시를 비행기 갈아타기 위해 몇 번 지나치기만 했으니 그동안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그러던 참에 LA 공항 밖으로 나올 일이 생겼다. 물론 관광으로 마음 편하게 온 것이 아니라 얼바인(Irvine)에 잠시 들러 고별 인사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1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도착해 그 다음 날 저녁에 떠났기 때문에 거의 이틀을 묵은 셈이다.

 

호텔 셔틀버스를 불러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로 이동했다. 체크인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프론트에 짐을 맡기고 밖으로 나섰다. 호텔 근처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탄다고 했는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이상한 방향으로 가더니 한참 뒤에야 레이크우드(Lakewood) 역에 내려준다. 데이 패스(Day Pass)를 끊었다. 하루 동안은 지하철과 버스를 무한정 이용할 수 있는 이 승차권은 5불인데 카드 구입비 1불을 추가해 6불을 받는다. 다른 도시에 비해선 싸서 좋았다. 이제 LA 어디든 갈 수 있는 발이 생긴 것이다.    

 

LA 도심은 지하철 노선만 잘 알면 큰 어려움 없이 구경을 할 수가 있었다. 지하철 노선도에 둘러볼 곳을 미리 표시해 놓았다. 그만큼 나도 여행에 관록이 붙었단 의미 아닐까. 그린 라인과 블루 라인, 퍼플 라인을 타고 한인타운으로 갔다. 차이나타운처럼 완전히 한국을 재현한 듯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가끔씩 보이는 한글 상호로 한인타운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넓직한 도로에 고층 건물이 늘어서 있고 그 벽면엔 눈에 익은 한국 기업의 상호가 영어로 표기되어 있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음식점도 몇 개 눈에 띄었다.

 

 

 

 

 

지하철을 이용해 노호(NOHO) 아트 디스트릭트를 찾아갔다. 노스 헐리우드(North Hollywood)에 있는 예술 구역을 말하는데, 이 지역에만 무려 22개의 극장과 6개의 아트 갤러리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을 연 갤러리가 눈에 띄지를 않았다. 대신 아담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보였다. 생각보다는 볼거리가 없는 것 같아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들어가 밀리언 달러(Million Dollar) 극장을 찾아갔다. 이 극장은 LA가 영화 산업의 메카로 성장을 시작하는 1918년에 지어진 건물로 한때는 LA의 랜드마크였지만 지금은 퇴락의 길을 걷는 초라한 모습이었다. 무슨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지 극장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었다.

 

 

 

 

 

 

 

1939년에 지어진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은 스페인 풍의 건물로 기차역과 지하철역, 버스터미널까지 들어 있는 교통 요지였다. 기차역 대합실은 대리석 바닥에 고풍스런 가죽 의자가 놓여져 있어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수많은 영화의 로케이션으로 쓰이고 있다니 잘 만든 기차역 하나가 오늘날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밖으로 나가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건물 외관을 보고는 대합실에 앉아 우두커니 지나치는 사람들을 바라다 보았다. 분명히 눈에 익은 곳인데 어떤 영화에 나왔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차이나타운과 리틀 도쿄는 순전히 한인타운과 어떻게 다른 지를 보고 싶어 찾아가 보았다. 어둠이 내려 앉는 시점에 갔기에 자세히 둘러볼 수는 없었다. 1849년의 골드 러시(Gold Rush)와 철도 부설로 많은 중국인 인부가 들어왔다. 그 여세로 1870LA에 차이나타운이 건설되었다고 한다. 중국 분위기를 많이 살린 차이나타운은 제법 규모가 컸으나 길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시끌법적한 분위기를 예상했는데 의외로 황량한 분위기에 약간 놀랬다. 일본인 타운인 리틀 도쿄는 그리 크지 않았다. 차이나타운에 비해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고 할까. 그래도 그 안에 일본 문화를 전파하는 문화 센터와 극장도 있다고 한다. 물론 스시집과 라면집이 눈에 많이 띄어 스시와 라면이 일본 문화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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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3.10.31 16: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LA를 한번도 가보지 못했사와요.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간접여행을 떠납니다. 길거리에 야자수나무인가요?(?) 꼭 니스를 연상하게 하는군요.

  2. 보리올 2013.10.31 1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멀리 있는 니스는 다녀왔으면서 LA는 아직이라고? 조만간 LA 여행 프로그램 하나 만들어야겠다. 내가 한 번 다녀왔으니 안내는 자신있고.

  3. justin 2016.09.05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LA 를 두세번 갔다와봤지만 예상 외로 딱히 볼 것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기저기 아기자기하게 둘러보고 오셨네요 ~ 저기 위에 차이(타)타운과 리틀 도쿄 오타가 있습니다.

    • 보리올 2016.09.06 0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LA에서 헐리우드를 빼면 볼거리가 딱히 많지는 않지. 너무 큰 도시이기도 하고. 날씨도 더운 편이라 나에겐 맞지 않는 도시더라.

 

2013 3월 본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로스 엔젤레스(Los Angeles; LA)를 경유할 일이 생겨 인천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KE001편을 타려 했다. 하지만 동경까지 가는 좌석이 없어 다른 항공편을 이용, 미리 동경에 도착해 001편을 기다렸다 타게 되었다. 동경에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것 같았다. 이 편명은 1972년 국내에서 최초로 취항한 미주 노선이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2013 4월부턴 LA로의 운행을 중지하고 호놀루루로 변경될 것이란 루머가 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편명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LA로의 취항이 중단되기 전에 그 상징적인 항공편을 한 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는 사뿐히 동경을 날아 올라 다시 10시간을 날아 LA 국제공항(LAX)에 도착했건만 한국에서 출발한 시각에도 이르지 못했다. 이렇게 동쪽으로 여행하게 되면 시차 때문에 하루를 무척이나 길게 쓴다. LA까지 오는 동안 세 번의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인천~나리타 구간에선 곰탕이 나왔고, 나리타~LA 구간에선 비빔밥과 죽이 나왔다. 식사와 함께 제공하는 와인도 훌륭했다. 나리타 공항 라운지에선 삼각김밥까지 집어 먹었으니 여행하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여행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이렇듯 나는 기내식도 아주 잘 먹는 여행 체질을 가지고 있다.

 

기내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어떤 이들은 소화도 잘 안 되고 너무 성의없는 음식이라고 기내식을 폄하해서 이야길 한다. 고도 10,000m 위를 날며 하늘에서 하는 식사가 어찌 지상의 집이나 레스토랑에서 하는 것과는 똑같겠는가. 하지만 나는 솔직히 그 차이를 잘 모른다. 아니, 어떤 때는 기내식이 더 맛있다는 생각도 한다. 그 이야긴 어느 곳, 어느 상황이든 집에서처럼 잘 먹는다는 의미다. 기내식 그 자체도 여행의 일부라는 사람도 있지 않는가. 즐겁고 보람찬 여행을 하기 위해선 기내식부터 잘 적응해야 할 것이다. , 이 출장길엔 비지니스 석을 이용했기에 잘 대접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늘 이런 날만 있는 것은 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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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3.10.31 16: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저 기내식이 너무 맛있어 보일뿐. 하. 늦은 저녁 먹고왔는데도 맛있어 보이네요.
    제가 기내식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2. 보리올 2013.10.31 1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내식을 잘 먹는다면 우리 해인이는 완전 여행 체질이네. 그것은 꼭 날 닮은 것 같다. 기내식도 여행의 일부니까 잘 먹는 게 최고야.

  3. 2013.11.12 1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보리올 2013.11.12 14: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댓글은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올리시던지 해야지 제 블로그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이틀 동안 말미를 드릴테니 이 블로그에서는 지워주셨으면 합니다. 아니면 그 뒤에 제가 수고스럽게도 삭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5. justin 2016.09.02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기내식 좋아요! 항상 더 달라고 해도 될까? 마음속으로만 외치기도 했죠~ 저는 얼떨결에 일등석을 한번 타본 적은 있었어도 비지니스석은 태어나서 아직 한번도 안 타봐서 궁금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Anaheim) 컨벤션 센터에서 전시회가 있어 2011. 5. 22일부터 5. 25일까지 3 4일 일정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애너하임은 오렌지 카운티에 속한 인구 34만 명의 도시다. 이 도시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1955년 개장한 디즈니랜드(Disneyland). 이 테마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온라인 여행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에서 선정한 미국 10대 가족 휴양도시 중 1위를 차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이저 리그 야구팀 LA 에인젤스와 NHL 아이스하키 팀인 애너하임 덕스의 연고지이기도 하다. , 한국계 교포론 처음으로 김창준씨가 하원의원으로 선출되었던 곳도 바로 이 오렌지 카운티다.

 

 

 

업무 출장으로 갔기 때문에 애너하임을 구경할 시간도 없었고, 디즈니랜드를 들어가 볼 기회도 없었다. 그래도 그리 섭섭하진 않았다. 예전에 파리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아이들과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3일간 디즈니랜드 바로 옆에 있는 호텔에 체류하면서 사람들이 지르는 괴성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고, 저녁 식사 후 산책 삼아 다운타운 디즈니(Downtown Disney)도 둘러 보았다. 가게와 식당, 오락시설 등을 갖춘 쇼핑가였다. 디즈니랜드를 빛낸 마스코트들도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늦은 저녁임에도 엄청난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테마파크를 그리 썩 좋아하지 않는 나에겐 이 정도면 디즈니랜드 체험은 충분했다. 사실 여기 디즈니랜드 말고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는 규모가 더 크다. 1971년 개장한 디즈니월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놀이공원이라 한다.

 

 

 

 

 

 

 

 

 

 

 

 

 

 

애너하임에서 먹은 음식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대부분 미리 예약을 해 놓았고 여러 곳에서 온 동료들과 그룹을 이루어 많은 인원이 함께 식사를 했다. 첫날 저녁은 퓨전 중국식으로 해결했다. 엄청 큰 식당에 사람만 법적거릴 뿐 음식은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둘째날은 백악관(White House)이라 불리는 이태리 식당에서 했는데, 꽤 고풍스런 연회장 분위기에 음식, 서빙 등이 모두 훌륭했다. 스테이크를 메인으로 시켰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 셋째날 점심은 애너하임의 사간이란 한국식당에서 대구매운탕으로, 저녁은 뉴포트에 있는 이조갈비에서 한식으로 해결했다. 한국에 버금가는 맛을 보여주어 기분이 좋았다. 역시 한인이 많이 모여 사는 캘리포니아다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유타 주 상공을 날면서 내려다 본 황무지 모습이 아닐까 싶다. 붉은 대지를 할퀴고 간 물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이것이 좀더 깊게 파이면 먼 훗날 또 다른 그랜드 캐니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이 뜨거운 땅에서도 눈을 볼 수가 있었다. 붉으죽죽한 황무지가 끝없이 펼쳐진 가운데 나즈막한 산 위에 눈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붉은 대지와 하얀 눈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어디를 보아도 사람 사는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비록 차량 한 대 눈에 띄진 않았지만 땅 위에 직선으로 곧게 뻗은 비포장 도로로 사람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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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다는 데스밸리를 찾아 먼 여행길에 나섰다. 미국 국립공원 중 하나인 데스밸리가 캘리포니아에 있다고 하면 100% 맞는 표현은 아니다. 모퉁이 한 부분이 네바다(Nevada) 주까지 일부 걸쳐 있기 때문이다. 데스밸리는 모하비(Mojave) 사막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죽음의 계곡이란 살벌한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가 한창이던 1849, 금을 쫓아 사막을 가로지르던 사람들이 엄청나게 뜨거운 사막에서 죽을 고생을 하고 나서 혀를 차며 지어준 이름이 그 계기가 되었다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죽음이란 단어가 주는 섬뜩한 이미지와는 달리 데스밸리는 무척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붉은 협곡과 모래 언덕(Sand Dunes), 분화구를 보고 나니 이 지구가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많이 했다고 자처하는 내 자신도 이런 지형은 솔직히 처음이었다. 황량함의 극치라 해야 하나, 아니면 그래서 오히려 화려하다고 해야 할까? 외계의 혹성이 행여 이런 모습일까? ‘스타워즈혹성탈출같은 영화를 여기서 찍은 이유가 그 대답이 아닐까 싶다.

 

데스밸리는 남북으로 220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다. 그 안에 여러가지 형태의 지형이 존재한다. 북미 지역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라는 배드워터(Badwater)를 비롯해 수많은 협곡과 모래 언덕, 높은 산봉우리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그 뿐이 아니다. 한때는 광산촌으로 흥청거렸을 마을들이 지금은 폐허로 변해 유령도시가 되었다. 이 모두가 오늘날 데스밸리를 매년 수백 만명의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만든 요인들이다.  

 

밴쿠버 산꾼들로 구성된 우리 일행은 모두 10. 라스 베이거스에서 SUV 차량 두 대를 렌트해 데스밸리로 향했다. 국립공원 경계를 지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단테스 뷰(Dante’s View).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양옆으로 황량한 산악 지형이 나타나자, 못본 척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눈 앞에 있는 봉우리를 향해 맛보기로 데스밸리 첫 트레킹에 나섰다. 몇 걸음 걷지 않아 주변 땅이 척박한 사막 지형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군데군데 가시 덤불만 자랄 뿐이었다. 눈대중으로 대충 정한 봉우리 정상에 올라 데스밸리와 첫 인사를 나눴다.

 

 

 

 

단테스 뷰는 데스밸리보다 1,500m나 높은 지점에 있는 전망대를 말한다. 낭떠러지 아래로는 하얀 소금 결정으로 덮여있는 배드워터가 보이고, 그 건너편으론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텔레스코프(Telescope) 봉이 우뚝 솟아있다. 한 눈에 데스밸리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이었다. 스무 마리의 나귀가 마차를 끌었다는 협곡(Twenty Mule Team Canyon)도 차로 돌아 보았다.

 

 

 

 

 

차로 자브리스크 포인트(Zabriskie Point)에 올랐다. 미국의 반문화를 소재로 삼은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가 있었는데 누가 주연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바닷속 침전물이 육지로 솟구친 후, 오랜 기간 바람과 빗물에 침식되면서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그 위에 엄청난 주름을 남겨 놓았다.

 

 

 

여기서 우리는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골든 캐니언(Golden Canyon)까지 4km 짧은 거리를 트레킹하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눴다. 차를 양쪽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려 한 팀은 이 지점에서 아래로 내려가고 다른 한 팀은 차로 이동해 아래에서 이곳으로 올라오는 것으로 했다. 물론 중간 지점에서 두 팀이 만나 차 키를 교환하기로 했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자연의 손길에 의해 대지의 붉은 속살이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땡볕 속을 걸으면서도 데스밸리의 자연 경관에 시종 압도되고 말았다. 정말 장관이었다. 3월이라해도 날씨는 뜨거웠다. 한여름이라면 일사병이나 탈수증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다. 그래서 공원측에서도 하이킹을 하려면 하루에 최소 4리터의 물을 준비하라고 하지 않는가.

 

 

 

 

데스밸리를 유명하게 만든 배드워터로 이동했다.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곳이자, 또 북미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기도 하다. 이 지역의 고도는 해수면보다 낮은 -86m이다. 배드워터의 지면을 하얗게 덮은 것은 바로 소금. 아니, 이 내륙 지역에 웬 소금이란 말인가? 오래 전에 바다였던 이 지역이 지층 운동으로 육지로 변했고 그 안에 갇혔던 바닷물이 모두 증발해 소금만 남게 된 것이다. 배드워터 바닥 아래에는 커다란 소금층이 있다고 한다. 진짜 소금인가 싶어 손가락으로 하얀 가루를 찍어 맛을 보았다. 역시 짜다.

 

 

 

배드워터를 빠져 나오며 아티스트 드라이브(Artist’s Drive)를 지났다. 15km에 이르는 포장도로인데 일방통행으로 만들었다. 화산암과 퇴적암이 묘한 색깔을 만들었다. 특히 아티스트 팔레트란 곳은 진짜 물감처럼 형형색색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이란 곳에서 첫날 야영을 했다. 이곳도 얼마나 뜨거웠으면 지명에 용광로란 단어까지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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