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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24 [멕시코] 칸쿤(Cancun)

 

어쩌다 멕시코(Mexico)까지 오게 되었을까? 그리 젊지 않은 나이에 배낭 여행을 떠나는 용감한 젊은이들을 흉내내면서 말이다. 휴가를 내년으로 이월하지 말고 가능하면 올해 모두 쓰라는 회사 방침에 나라고 예외일 수는 없는 일. 집사람과 아이들이 있는 밴쿠버를 다녀올까도 생각했지만 연말 성수기 항공료가 장난이 아니었다. 모처럼 찾아온 나홀로 여행 기회를 버리기도 좀 아까웠고. 이번엔 따뜻한 중미 지역을 가고 싶었다. 과테말라 화산 트레킹을 갈까 고민하다가 멕시코로 급선회를 했다. 항공료가 싼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근데 일단 멕시코를 염두에 두니 칸쿤의 그 환상적인 바다 색깔과 치첸이샤 마야 유적,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자화상이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거기에 과나후아토(Guanajuato)의 풍경 사진 한 장도 나를 끈질기게 유혹했다.

 

멕시코를 간다고 맘 먹기 전에는 멕시코가 이렇게 큰 줄을 몰랐다. 북미 대륙 남쪽에 붙어있는 조그만 땅덩이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남한의 20배가 넘고 인구도 1억 명이 훨씬 넘는다니 멕시코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현지에선 멕시코를 메히꼬로 발음한다는 것도 이 때 알았다. 일단 캐나다에서 칸쿤으로 들어가서 멕시코 시티까진 장거리 버스를 이용하고 멕시코 시티에서 캐나다로 돌아올 작정이었다. 한데 칸쿤에서 멕시코 시티까지 가는 버스가 26시간이나 걸리고, 버스비도 항공료보다 비싸다는 이야기에 바로 꼬리를 내렸다. 26시간 버스 여행이란 초유의 도전에 잠시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1주일짜리 여행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결론을 내렸다.

           

여행 방식은 일단 젊은 사람들 배낭 여행을 흉내내 보기로 했다. 항공료와 장거리 버스비를 제외하곤 하루 50불 정도로 예산을 잡아 숙박비와 식비를 해결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허름한 호텔 지분 일부를 가지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칸쿤 쉼터에 예약을 했더니 조식 포함해서 하루 50불을 받는다. 명색이 호텔 존에 있는 숙소인데 그렇게 비싸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내가 잡은 예산에는 초과 지출이다. 거기에 치첸이샤 투어 신청비로 55, 무헤레스 섬 페리비로 17불을 내는 등 돈 달라는 곳이 많았다. 

 

2012 12 8, 필라델피아에서 칸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꽤 큰 비행기가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차 연말 휴가철을 실감할 수 있었다. 칸쿤이 가까워지자 짙푸른 하늘과 청록색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 색깔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칸쿤 공항은 엄청 혼잡했다. 여행사, 호텔 직원들이 손님맞이에 바쁘다. 후덥지근한 날씨와 강렬한 햇빛이 사람을 움츠러들게 했다. 공항에서 칸쿤 센트로까진 아데오(ADO) 버스를 탔다. 편도에 52페소. 센트로와 호텔 존은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한 번 승차에 8.50페소를 낸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해가 내려앉을 때까지 좀 쉬었다. 테라스로 나가는 문을 여니 파란 바다가 코앞에 펼쳐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휴양지 칸쿤이구나!

 

 

 

 

 

 

 

 

칸쿤은 카리브 해에 접해 있는 유카탄 반도 끝단에 자리잡고 있다. 1970년대 이전에는 조그만 어촌 마을이었다. 정부에서 앞장 서 휴양지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오늘날에는 환상적인 바다색과 하얀 모래사장, 강렬한 햇볕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휴양지로 변모했다. 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나도 익히 이름을 알고 있던 곳이다. 내가 살아 생전에 이런 휴양지를 찾을 것이라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루 종일 해변에 뒹굴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체질상 그리 맞지 않고 올 인크루시브(All Inclusive)’라 해서 하루 종일 호텔에서 음식으로 배 불리고 술만 홀짝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3일을 칸쿤에서 묵기로 했다. 하루는 치첸이샤 투어로, 또 하루는 무헤레스 섬에 들어가 눈요기를 할 생각이다. 남는 시간에는 해변을 걷기도 하고, 호텔 존이나 센트로에 나가 시간을 소일해야지. 호텔에서 제공하는 부페식 아침 식사를 마치면 점심과 저녁은 길거리 음식으로 해결을 했다. 타코(Taco)나 케사디야(Quesadilla)로 간단히 배를 채우는 것이 진짜 여행다워 내심 즐거웠다. 더구나 멕시코 음식은 맛도 좋아 꺼릴 것이 없었다. 한 가지 복병은 땀과 햇볕이었는데 참을 수밖에 없었다. 영하의 추위에서 벗어나 졸지에 영상 30도 가까운 칸쿤에 왔더니 후덥지근하고 끈적끈적한 날씨에 녹아나긴 했다.

  

칸쿤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23km에 이르는 L자형 모래톱을 따라 일열로 고급호텔을 지어놓은 곳이 우리가 아는 호텔 존(Hotel Zone). 하루 종일 호텔과 해변을 드나들며 먹고 마시고 해도 좋은 곳이다. 저녁에 심심하면 전설적인 나이트 클럽, 코코봉고(Coco Bongo)를 가는 것도 좋다. 바닷가에서 좀 벗어난 곳에 칸쿤 센트로가 있다. 여기에도 숙소가 있지만 호텔 존에 비하면 시설도 떨어지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현지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사람사는 마을 같았다. 내 개인적으론 호텔 존을 거니는 것보다 센트로 지역에서 사람사는 모습을 훔쳐보는 것이 더 좋았다.

 

 

 

  

해가 저물자, 해변을 따라 코코봉고까지 걸었다. 전 구간이 해변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대략 6km는 걸은 것 같았다. 캡틴 훅(Captain Hook)이란 해적선에서 해적들이 내려와 칼싸움을 하고 난쟁이 해적이 우스운 몸짓으로 배에 오르길 기다리는 손님들의 지루함을 풀어준다. 코코봉고 주변은 화려한 네온사인을 자랑하는 레스토랑과 술집이 많았다. 특히 코코봉고와 하드락이 단연 돋보였다. 코코봉고의 입장료는 87. 10시에 시작한다는 쇼는 꽤나 유명하다고 하는데, 혼자 들어가기 뭐해서 들어가진 않았다.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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