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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18 [일본] 아오모리⑦ : 오마 참치 (6)
  2. 2013.09.17 [일본] 아오모리⑥ : 오마 마구로 축제 (2)

 

오마 참치는 보통 8월부터 1월까지 낚시로 잡는다. 날씨가 추워지면 살에 기름이 붙어 더 맛이 있다고 한다. 참치를 낚는 현장을 보고 싶었는데, 오마에선 참치잡이 배에 일반인을 태우면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했다. 해서 우린 고깃배에 타지 못하고 허 화백과 호준이만 고기잡이에 따라 나섰다. 우리는 다른 배를 타고 오마자키 등대가 있는 섬으로 가기로 했다. 오전에는 잔잔했던 바다가 오후엔 거친 바람에 요동을 친다. 오마자키 등대에서는 홋카이도가 한 눈에 보였다. 등대지기가 친절하게도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망원경을 건네주며 바다 건너 마을들을 보게 해준다.

 

 

 

 

참치잡이 배 한 척이 하얀 파도를 가르며 쏜살같이 오마 항으로 달려간다. 참치를 낚아 올리는데 성공한 배가 분명했다. 빠른 시간 안에 내장을 빼내고 얼음에 재워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할 것이다. 시간을 지체해 선도 유지에 실패하면 경매가가 엉망일 것이기 때문이다. 원양에서 잡는 참치는 급속 냉동 처리하는데 반해, 오마 참치는 냉장으로 보관을 해서 바로 동경으로 보내진다. 냉장 참치의 가격은 냉동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고가에 거래된다. 그래서 정작 여기 사람들은 오마 참치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배에서 내린 참치를 처리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아가미를 통해 내장을 꺼내고 꼬리를 자른 후에 무게를 재서 얼음에 재우면 된다. 이 냉장 참치는 밤새 동경으로 공수가 될 것이고 그 다음 날 아침이면 츠키지 시장에서 경매에 붙여질 것이다. 참치에서 꺼낸 내장을 이용해 반찬을 만들어 파는 공판장도 들러 보았다. 예전에는 내장은 모두 버렸다는데 간이나 위, 껍질 등 모든 부위를 이용해 반찬을 만들고 있었다. 몇 가지 시식도 해 보았는데 맛이 훌륭했다.

 

 

 

 

 

 

 

저녁은 하마스시란 유명한 식당에서 하게 되었다. 참치로 시작해 참치로 끝을 내는 참치 세트 메뉴를 먹었는데, 참치에 이렇게 많은 부위가 있었는지, 부위별로 어떻게 맛이 다른 지를 처음 알았다. 막 자른 참치라는 부츠기리(ぶつ切り)부터 시작해 목살(燒き物), ()와 지아이(血合い), 껍질(), 볼살(ほほ肉), 눈 주위 살로 만든 수프, 참치 스테이크 등의 순으로 이어진 저녁 메뉴는 솔직히 받아 적기도 힘이 들었다.

 

 

 

 

 

 

 

 

 

오마 어부들의 소득이 화제에 올랐다. 300명의 어부 중에 낚시로 참치를 잡는 어부는 약 120명 정도. 6개월 일해서 어부 한 명이 대략 20~30마리를 잡는데 이것으로 연간 1~2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지만 서너 명은 연간 1억엔, 즉 우리 돈으로 10억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기도 한다. 몇몇 어부는 TV 다큐멘타리에 출연을 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참치잡이 배는 일본 TV에서 좋은 소재임이 분명했다.

 

오마 어부 중에 가장 유명한 스타는 참치를 잡지 못해 유명해진 야마모토 히데가츠 씨(57)가 아닐까 싶다. TV에 몇 번 소개된 후로는 참치잡이보다 언론 매체 때문에 먹고 산다고 한다. 방송에서 심장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더니 전국에서 심장약이 답지를 했고, 부인이 일찌기 도망을 간 탓에 아이에게 매일 밥에 카레만 얹어 주었단 이야기가 전파를 타면서 이곳 오마에 있는 카레 식당이 유명해졌다. 일본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야마모토상의 그 라이스 카레 주세요.라고 외친다니 이 얼마나 희한한 세상인가.

 

또 한 명의 유명 스타는 와타나베 료기치 씨. 이 양반은 오마에서 파란 스카프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부인이 죽고 난 후 부인이 남기고 간 파란 스카프를 매고 매일 바다로 나갔단다. 요즘도 여전히 파란 스카프를 두르고 다닌다. 어떤 초월적인 믿음을 가지고 고기잡이에 나서는 모양인데, 과연 그 믿음 덕택에 고기를 많이 잡았는지는 모르겠다. 허 화백의 부탁으로 저녁 식사에 야마모토 씨와 와타나베 씨를 초대했다. 왜 그리 참치를 못 잡았냐고 물었더니, 예전에는 그래도 200kg 짜리까지 잡아 봤다고 자랑을 한다. 그렇게 실속이 없으면서도 큰 녀석 잡았을 때 그 짜릿한 손맛을 잊지 못해 아직도 여전히 바다로 나간다는 대답에 실소가 나왔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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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et 2013.09.18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치 정말 좋아하는데,
    넘 부럽습니다. ㅠ

  2. 보리올 2013.09.18 14: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비싼 참치를 좋아하시네요. 제대로 된 참치를 드시려면 아무래도 산지에 가는 것이 좋은데 일본은 요즘 방사능 때문에 온통 난리고요.

  3. 내멋대로~ 2013.09.18 1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참치 먹어 본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부턴
    냉동참치는 맛이 없어졌다는.. -_-

  4. 보리올 2013.09.18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냉장 참치와 냉동 참치는 맛과 품격, 그리고 가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아쉽게도 우리 나라에선 냉장 참치를 먹기가 쉽지 않지요.

  5. 해인 2013.10.04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업하신 글만 먼저 읽고, 사진과 같이 다시 읽어보니 훌륭한 포스팅이에요 :) 저는 참치의 수은 함유량때문에 참치를 먹지 않는데, 조기..저~~~~~~기 참치로 만든 다양한 반찬들 한번 시식 해 보고싶군요.

  6. 보리올 2013.10.05 0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눈으로 직접 수은 함유량을 측정할 수 없으니 참치를 먹는 것도 걱정이 앞서지. 사실 모든 먹거리가 마찬가지야. 너무 많이 먹는 것을 조심해야지.

 

광할한 평야 지대를 가로지르며 버스는 오마(大間)로 향했다. 일본에도 이런 시골이 다 있구나 싶었다. 참마 재배지를 지나며 아오모리가 일본에서 참마 최대 생산지라고 자랑을 늘어 놓는다. 참마가 뭐 그리 대단한 작물이라고 이렇게 침 튀기며 자랑인가 싶었는데, 자랑이 거기서 그치질 않았다. 우엉과 마늘, 사과, 살구, 넙치, 오징어도 그렇다고 한다. 아오모리가 일본의 식재료 생산에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단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 인식도 좀 달라진 느낌이었다. , 또 하나가 있다고 했는데 잊을 뻔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풍력 발전기가 설치된 곳도 바로 여기라 했다.

 

 

오마는 일본 혼슈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홋카이도가 바다 건너 빤히 보일 정도로 가깝다. 일본에선 참치 하면 오마고 오마 하면 참치를 떠올린다. 오마 참치는 이곳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엄청 유명한 브랜드 그 자체다. 오죽하면 참치를 여기선 다이아몬드 마구로라 부를까. 비싼 참치는 한 마리에 우리 나라 돈으로 2억원에 달했다 한다. 참치 1kg100만 원에 이른다니 입이 떡 벌어진다. 그 비싼 참치를 누가 사고 누가 먹는단 말인가.

 

오마곶(大間崎)부터 둘러 보았다. 지금까지 오마에서 잡힌 참치 중에서 가장 컸다는 440kg짜리 참치를 석상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이 석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일본 각지에서, 심지어는 외국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여길 찾는다고 한다. 뉴욕 타임즈가 오마를 소개된 이후부터 세계적인 명소로 변해 버린 것이다. 우리가 오마를 찾은 때가 마침 1년에 한 번 마구로 축제가 열리는 시기였다. 오마 참치에 대해 뭔가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겠단 기대에 부풀었다.

 

 

 

 

 

 

 

 

오마 마구로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참치 해체쇼가 아닐까 싶다. 행사장은 구경꾼들로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평소에는 주말에만 한 차례씩 선보이던 구경거리였는데, 축제 기간에는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참치 한 마리씩을 구경꾼 앞에서 직접 해체한다. 몇 명이 붙어 용을 쓰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다양한 종류의 칼의 용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볼만했다. 머리와 같은 특정 부위는 바로 현장에서 구경꾼들을 상대로 경매에 붙이기도 하고, 해체된 참치는 즉석에서 작은 크기로 잘라 포장 판매를 했다. 내 손바닥 크기면 10만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점심은 바닷가 선창에 쳐놓은 천막 식당에서 해결했다. 마을 부녀회에서 축제 기간 동안 임시로 운영하는 것 같았다. 한 사람에게 접시 하나씩을 건네주는데 그 안에는 참치와 문어, 조개 등이 담겨 있었다. 그것을 가져다 자기 앞에 피워놓은 불판 위 석쇠에 구워 먹으면 된다. 직접 참치를 구워 먹는 재미도 있었지만, 참치와 해산물을 불판에 구워 먹으니 실제로 맛도 좋았다. 석쇠에서 풍기는 참치 굽는 냄새도 입맛을 돋구기에 충분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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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부장 2015.02.09 1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참지를
    검색하게 되었는데, 우연히 허영만 선생님의 블로그를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ㅎ
    식객26권에 있는 사진이랑 똑같에서
    깜작 놀랐습니다

    • 보리올 2015.02.09 1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거 죄송해서 어쩌지요? 이 블로그는 허영만 화백님의 블로그가 아닙니다. 저는 허 화백님을 형님으로 모시고 있는데 그분과 함께 아오모리를 둘러보고 쓴 여행기록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