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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22 [유콘 여행] 37번 하이웨이 (4)

 

유콘 여행을 마무리할 시각이 다가왔다. 며칠을 운전하고 올라온 댓가로 우린 유콘의 때묻지 않은 대자연을 접할 수 있었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매년 한 차례씩은 유콘의 청정한 대자연에 안겨 호젓함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 툼스톤 주립공원을 출발해 밴쿠버까지 3,000km 거리를 운전하는데 이틀로는 부족해 하루를 더 잡았다. 뎀스터 하이웨이를 빠져나와 클론다이크 하이웨이를 달렸다. 이미 한 번 지났던 길이라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사진을 찍겠다고 차를 세우는 일도 없었다. 그만큼 호기심이 사라졌다는 의미고,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주유나 식사를 위해 잠시 멈추는 일 외에는 줄기차게 차를 몰았다.

 

우리 걱정거리 중에 하나가 차에 부딪히는 돌멩이였는데 드디어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에서 잔돌이 날아와 유리창을 때리는 경우가 잦다. 툼스톤 주립공원으로 올라오는 길에도 몇 차례 작은 흠집을 내더니 뎀스터 하이웨이를 달리는 대형 트레일러가 뿌리는 돌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유리창이 몇 군데나 파이고 갈라지는 불상사가 발생을 했다. 우리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테고 이 도로를 달리는 차량에겐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일텐데 이들은 운명이라 생각하고 그냥 넘어간다 말인가? 깨진 유리창 때문에 속상한 마음을 부여잡고 유콘을 떠났다.

 

화이트호스의 팀 홀튼스에서 커피 한 잔을 했다. 화이트호스 위로는 팀 홀튼스를 보지 못했으니 이 커피 한 잔이 우리의 문명세계 귀환을 의미하는 셈이었다. 테슬린(Teslin) 호수에 있는 캠핑장에 텐트를 쳤다. 장작이 없어 불은 피우지 못했다. 날씨가 푹해 그리 춥지는 않았다. 일부러 바깥 온도를 체크해 보았더니 영상 18도가 나온다. 반달이 떴다. 저 달이 차면 우리의 명절, 추석이다. 왓슨 레이크 직전에 있는 갈림길에서 BC 37번 하이웨이로 들어섰다. 이제 유콘 주와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이 하이웨이는 여기서 16번 하이웨이를 만나는 키트완가 정션(Kitwanga Junction)까지 725km를 달린다. 알래스카 하이웨이에 비해 산악 지형이 더 많았다. 길도 좁고 중앙 차선이 그려져 있지 않은 구간도 많았다. 시골의 한적한 도로라고나 할까. 마주오는 차량도 거의 없는 도로를 무려 10시간이나 달려야 했다.  

 

남으로 내려올수록 햇빛은 쨍쨍 내리쬐고 날씨는 더워졌다. 한낮 기온이 섭씨 25도까지 올라가는 여름 날씨를 보인다. 확실히 유콘과는 기온 차이가 많이 났다. 여긴 단풍도 너무 일렀다. 연두색으로 색깔이 좀 변하긴 했지만 단풍이 절정에 오르려면 아직 멀었다. 37번 하이웨이에서 두 차례나 흑곰을 만나는 행운이 있었다. 한 녀석은 도로로 뛰어 들었다가 달려오는 차량을 보고 재빨리 돌아섰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차와 충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하이웨이 막바지에선 그리즐리도 출현을 했다. 길가에서 먹이를 찾던 녀석을 발견하곤 차에서 창문을 열고 사진 몇 장 찍을 수 있었다. 16번 하이웨이를 만나면서 37번 하이웨이와도 작별을 했다. 뉴 헤즐톤(New Hazelton)이란 곳에 텐트를 쳤다. 내일이 생일인데 아무에게도 이야기 못하고 텐트에서 아침을 맞게 되었다. 올해도 길바닥에서 미역국 없이 생일을 맞게 된 것이다.

 

 

 

 

<사진 설명> 밴쿠버로 돌아오면서 하룻밤을 묵은 테슬린 호수. 남북으로 뻗은 길이가 무려 120km에 이르는 이 호수는 BC 주와 유콘 준주에 걸쳐 있다.

 

 

 

<사진 설명>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려 BC 주로 내려가는 37번 하이웨이 갈림길에 닿았다.

 

 

 

 

 

 

 

 

<사진 설명> 37번 하이웨이는 유콘으로 올라가는 두 개 하이웨이 중의 하나다. 해안에서 가까운 내륙을 관통한다. 해안 산맥(Coast Mountains)과 나란히 달린다 보면 된다. 산악 지형이 많아 차창으로 보는 풍경도 아름다웠다.

 

 

<사진 설명> 우리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 그리즐리 곰. 흑곰과 그리즐리 곰이 많은 캐나다지만 그리즐리를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우리를 배웅 나온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사진 설명> 16번 하이웨이를 만나는 키트완가 정션. 37번 하이웨이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하다. 여기서 왼쪽으로 꺽어 또 줄기차게 달려야 했다.   

 

 

[여행 개요]

 

2013 9 3일에 출발해 9 13일 돌아왔으니 10 11일의 여정이었다. 유콘의 클루어니 국립공원과 툼스톤 주립공원이 우리의 주된 목적지였다. 밴쿠버 지인 세 명과 함께 팀을 이뤄 네 명이 차 한 대로 움직였다. 우리가 달린 전체 거리가 7,100km였다. 잠은 주로 캠핑장에서 야영을 했고 전체 일정 중 이틀은 모텔에 투숙을 했다. 식사는 대부분 취사를 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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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3.01 0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룹이 아니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아니네요...거리도 그렇고 ~~
    겨울엔 눈과 얼음 천지겠지요?

    • 보리올 2014.03.01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혼자 다녀오긴 무리가 따르겠지요. 운전하는 거리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저희도 한 분이 가끔 운전을 도와주셔서 장거리를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2. 설록차 2014.04.02 0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벽에 비오는 소리에 잠을 깨어 유콘시리즈를 다시 보았습니다...
    보리올님의 유콘 여행기를 읽기 전에는 유콘이 얼음으로 뒤덮힌 춥고 삭막한 곳인줄 알았어요...좀 무식하죠?
    지도를 보면 아무것도 없어보이는데 사람이 살고있다는것과 가을 단풍에 놀랐습니다...
    넓은 땅에서 넓게 보면서 살면 마음도 대범해질것 같아요...
    캐나다 로키, 그랜드 캐년, 영화 Castaway 마지막 장면처럼 사방에 아무런 곳도 보이지 않는 확 트인 곳...이 세 곳이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열심히 걷고 있으니 언젠가는 ~~~

    • 보리올 2014.04.02 1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콘 다녀온 기록이 유용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초행이었지만 감동이 컸습니다. 언제 시간이 되면 다시 한번 다녀오고 싶은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