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 <5>
새벽에 좀 일찍 일어났다. 고소라서 편히 잠을 이룰 수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다울라기리에 햇살이 내려앉는 광경을 보고 싶었던 것이 더 큰 이유였다. 날이 맑아 기분이 상쾌했다. 그렇게 드라마틱하진 않았지만 따사로운 햇빛 한 줄기가 다울라기리에 살포시 내려앉는 모습도 보았다. 이번 구간 중에 고소 적응에 가장 중요한 날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베르 카르카에서의 하룻밤은 우리 몸이 해발 3,000m가 넘는 지점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고산병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머리가 뽀개질 것 같고 속이 메스꺼운 증상이 가장 보편적이었다. 나는 다행히 그리 힘들지 않았다. 대원들 상태를 꼼꼼히 챙기던 김덕환 선배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해발 4,200m의 닐기리..
산에 들다 - 히말라야
2013. 1. 9.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