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해당되는 글 366건

  1. 2018.01.02 한라산 (2)
  2. 2014.07.24 인제 내린천 비박 (4)
  3. 2014.07.22 문의문화재단지
  4. 2014.07.21 대청호 드라이브 (4)
  5. 2014.07.18 충주 탄금대와 중앙탑 (2)



고등학교 다닐 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르기로 했다. 갑자기 농담처럼 툭 던진 말에 의기투합해서 비행기 예약부터 서둘렀다. 학창 시절엔 둘이 어울려 여행도 했건만, 각자 직장을 가진 이후론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여행은 꿈도 못 꿨다. 한데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단둘이 제주도로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른다는 것이 실로 꿈만 같았다. 예전에는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 한라산을 오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들어 저가항공사에서 나오는 저렴한 항공권이 있어 교통비 부담을 던 것이 한라산을 쉽게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제주에 먼저 도착한 친구가 호텔을 예약하고 렌터카를 빌려 제주공항으로 픽업을 나왔다. 아침에 차를 몰아 성판악으로 올랐다.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은 지리산, 설악산과 더불어 우리 나라 영산으로 불린다. 제주도 어느 지역에서나 그 자태를 뚜렷이 볼 수가 있다.

 

산행은 성판악에서 시작해 성판악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가기 때문에 관음사로 하산하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지만 지난 번에 비해선 한산한 편이었다. 급경사가 없는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었다. 산죽 사이를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이 내 눈엔 퍽이나 운치가 있었다. 한겨울에 속하는 2월임에도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았고 산길에 눈도 많지 않았다. 해발 1,300m를 올라가서야 겨우 눈을 밟을 수 있었다. 산행 거리는 편도 9.6km라 하루 산행으론 적당해 보였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사발면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12시 이후에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통제하는 지점이다. 우린 둘다 잘 걷는 편이라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눈 아래 펼쳐지는 오름과 바다를 감상하며 큰 어려움 없이 백록담에 닿았다. 백록담엔 눈이 희끗희끗 보였지만 물은 고여 있지 않았다. 백록담을 내려다보는 감동은 전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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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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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1.17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늘에 수평선이 또 하나 있던데 미세먼지때문에 흐릿흐릿한거죠? 그나저나 진달래밭 대피소에 먹는 사발면은 가격이 그저 그랬으나 추운 날씨에 먹으니까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보리올 2018.01.17 1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다. 난 미세먼지라곤 전혀 생각치 않았는데. 그냥 구름이 층을 이뤄 하늘에 또 하나의 수평선을 그었구나 했지. 진달래 대피소에선 사발면을 먹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라.

 

<침낭과 막걸리>란 모임에서 이번에 간 비박지는 인제 내린천이었다. 그곳에서 래프팅 사업을 하고 있는 이상용 대장이 우리 일행을 초청한 것이다. 이 친구는 모 방송국의 ‘12우리동네 예체능을 촬영하기 전부터도 이 동네에선 꽤나 유명한 인물이었다. 나는 원주에서 동생 부부를 데리고 좀 늦게 출발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한참 주흥이 무르익었을 무렵에야 내린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행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마쳤다. 참석인원이 많지 않아 가족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인제군청에서 공무원 몇 명이 나와 우리를 맞아주어 무척 고마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허기진 배부터 채워야 했다. 테이블에는 병풍취를 비롯해 온갖 산나물들이 쌓여 있었다. 병풍취 한 장이 얼마나 큰지 사람 얼굴을 가리고도 남았다. 이렇게 싱싱한 산나물을 어디서 맛보겠는가. 불에 구운 돼지고기가 연신 올라왔다. 인제 막걸리와 좋은 궁합을 이뤘다. 그런데 어쩌나. 미리 준비한 돼지고기가 다 떨어져 급히 닭고기를 공수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밤이 늦도록 술을 비웠다. 우리 대장인 허 화백과는 우정의 러브샷까지 나눴다. 밤이 깊어지자 젊은 친구들은 테이블에 남고 일부는 강가 데크에서 비박을 하고 나처럼 장비가 없는 사람들은 아무 방이나 들어가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저절로 눈이 떠져 더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데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제 끝내지 못한 대화가 다시 이어졌다. 명진이가 미국 출장 길에 시애틀에서 샀다는 커피 봉지에 다들 관심이 많았다. 봉투 속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원두 커피가 되어 나오니 신기할 수밖에.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용권이는 새로운 장난감으로 무인기 드론을 가져와 사람들 앞에서 시범을 보인다. 자작나무 숲으로 이동하기 전에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손바닥 두 개를 겹쳐 뻐꾸기 소리를 내고는 따라 하란다. 다들 손바닥을 오므려 뻐꾸기 소리내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는 사이 마당에는 암수 두 쌍의 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다닌다. 육아를 공동으로 하는 것 같아 신기하기만 했다.

 

간단히 죽으로 아침을 때웠다. 이상용 대장의 안내로 차에 올라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이동했다. 한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멀쩡하던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그 입구에선 굵은 빗방울로 변했다. 입구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좀처럼 그럴 기미는 없었다. 섭섭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음에 다시 오라는 하늘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대신 이 대장이 우리를 인제 모터바이크 경기장으로 데리고 갔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경기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흉물이 되어 있었다. 행여 이런 시설투자에 국민 혈세를 쓰지 않았을까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하여간 이런 식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시설도 쓰지 못하는 상황에 입맛이 절로 씁쓸했다. 기린면으로 모두 나가 이 대장이 추천한 두부찌개 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크게 한 일도 없이 참으로 여유로운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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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7.29 04: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 싶다~ 하시던 허화백이셨으니 뭐 러브 샷이 대수겠습니까...ㅋ

  2. - 2015.10.17 1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한데, 뻐꾸기 소리는 어떻게 내나요?

    • 보리올 2015.10.21 0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는 중이라 답글이 늧었습니다. 두 손을 오무려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되는데 말로는 설명이 어렵네요.

 

대청호를 드라이브하다가 들른 곳이긴 하지만 이 지역의 토속 문화를 보여주는 곳이라 별도 꼭지로 소개를 한다. 여긴 예전에 사진 촬영을 핑계로 자주 왔던 곳이라 그리 생소하진 않았다. 문의문화재단지는 대청댐을 건설하게 되면서 청원군내 문화재를 한 자리에 모아놓기 위해 1997년 조성하게 되었다. 한 마디로 이 지역의 전통 문화를 집대성해 놓았다고 보면 된다. 이 근방에서 발견된 고인돌과 관아, 민가, 옛 비석이 이전되었고, 옛날 생활상을 보여줄 수 있는 양반가옥, 주막집, 대장간 등이 고증을 통해 복원되었다. 천천히 움직이며 돌아 보아도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두 시간 만에 이 지역에 대한 역사 공부를 마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경제적인 방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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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에 있는 산소를 들렀다가 저녁 약속이 있어 청주로 가는 길이었다. 저녁까지는너무 이른 시각이라 그 사이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대청호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대청호는 금강 물줄기를 막아 댐을 만들어 발전도 하고 수원지로도 사용한다. 그 동안 이 근방을 자주 지나다녀 부분적으론 눈에 익은 곳이지만 마음먹고 한 바퀴 돌기는 처음이었다. 옥천에서 대전으로 가는 4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세천에서 회남으로 가는 571번 지방도로로 빠졌다. 나뭇가지 사이로 호숫가가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주촌동에서 차를 세우고 잠시 호숫가로 걸어가 보았다. 잘 지은 전원주택에 외제차도 보였다. 여기가 한적한 시골 마을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랜 가뭄 때문인지 호수 가장자리엔 맨땅이 속살을 드러낸 곳도 많았다.

 

회남대교를 지나 분저리에서 호수에 떠있는 조각배를 찍었다. 남대문삼거리에서 문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도로번호가 509번으로 바뀌었다. 호수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길은 산으로 오르더니 조그만 고개 하나를 넘는다. 청남대로 가는 갈림길이 나와 무턱대고 들어갔더니 미리 예약한 차량이 아니면 문의에 있는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와야 한단다. 권력자의 별장이었던 곳이라 썩 내키지 않았는데 오히려 잘 됐다 싶었다. 문의에 닿기 전에 장승이 세워진 공원 주변을 좀 걷기로 했다. 마을 이름들을 장승에 적어 놓았다. 빨강색과 녹색으로 반반씩 칠해 놓은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사람과 자전거가 다닐 수 있도록 포장해놓은 말끔한 도로였지만 사람 구경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

 

대청호 드라이브 코스에선 백미로 꼽힌다는 문의면과 현도면 오가리 구간에 볼거리가 많이 포진해 있다. 문의 문화재단지, 현암정 휴게소, 현암사, 구룡산 장승공원, 대청댐 휴게소 등이 대부분 여기에 있다. 대청호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론 현암정 휴게소도 괜찮지만 난 땀 흘릴 각오를 하고 현암사까지 걸어 올랐다. 해발고도가 높은 만큼 탁 트인 호반 풍경이 발품 팔은 대가를 지불한다. 다시 길을 따라 금강로하스 대청공원을 지나 신탄진에 닿음으로써 드라이브를 마치게 되었다. 대청호 드라이브 구간을 달려본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라 하면, 이 구간이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천천히 운전하며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을 여유롭게 즐기기엔 제법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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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니[WINNIE] 2014.07.21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치가 너무너무 좋네요!^^
    드라이브 가고 싶다~

  2. 설록차 2014.07.28 0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경치도 좋지만 고향 근처여서 저 정겹게 느껴지셨을거에요...
    사람이 드물었다니 평일에 다녀오셨어요?

    • 보리올 2014.07.28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은 자주 다녔던 곳이었지만 한 바퀴 돈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태어난 곳이라 더 정겨운 것은 사실이겠죠. 평일날 다녀왔습니다.

 

충주를 지나는 길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탄금대(彈琴臺)를 들렀다. 탄금대는 신라 진흥왕 때 사람인 우륵(于勒)이 가야금을 탔던 곳으로 유명하다. 우륵이라 하면 왕산악, 박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분인데, 그런 양반이 여기에 머무르면서 후학을 가르쳤다니 어찌 유명하지 않겠는가. 탄금대가 유명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여기에 배수진을 치고 왜군과 일전을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신립 장군은 이 전투에서 패하자 강물에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다. 그런 까닭에 탄금대에는 아름다운 선율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패전의 한도 맺혀 있다.

 

국민학교 5학년 때인가, 새벽 기차를 타고 멀리 탄금대까지 수학여행을 왔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탄금대를 한 바퀴 돌았다. 옛 기억도 희미했지만 옛날 모습을 그래도 지니고 있는 것도 거의 없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몸을 비비 틀며 하늘로 치솟은 소나무 줄기들. 이 나무들은 우륵의 연주를 듣고 신립 장군의 최후를 보았을까, 아니면 그 후손들일까. 내 질문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유유히 흘러가는 남한강을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다. 산책로를 따라 돌며 악성 우륵선생 추모비에서 시작해 대흥사에 있는 신립장군 순절비까지 천천히 음미하듯 돌아다녔다.

 

탄금대를 나와 국보 제 6호로 지정된 중앙탑(中央塔)으로 향했다. 높이 14.5m에 이르는 이 탑은 이중기단 위에 7층의 탑신을 올렸다. 지리적으로 여기가 우리나라 중앙에 위치한다고 해서 중앙탑이라 불린다. 중앙탑 바로 옆에 있는 조각공원도 둘러 보았다. 스물 몇 점의 조각 작품이 세워져 있었다. 중앙탑을 빠져나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바로 충주박물관. 우선 입장료를 받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 볼거리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역사와 전통을 보전하고 계승해 나가려는 충주시의 노력에 박수을 보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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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7.29 0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륵 탄금대 신립 장군... 충주에 있는 줄은 몰랐어요...뒤늦게 배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