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번 도로를 타고 굴폭포(Gullfoss)를 빠져나와 30번 도로로 좌회전했다. 그리 유명세를 타는 곳은 아니지만 굴폭포에서 떨어진 물줄기가 협곡을 이루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 브루아르뢰드(Bruarhlod) 협곡이었다.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가 협곡 같지 않은 협곡을 지나며 주변과 어우러진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이목을 끌만한 풍경은 아니라서 여기를 찾는 사람이 많진 않았다. 우리도 잠시 차를 세우고 협곡 주변을 한 바퀴 거닐곤 바로 자리를 떴다. 다시 35번 도로를 타고 케리드(Kerid) 분화구를 찾았다. 골든 서클에 들어가진 않지만 거리가 가까워 골든 서클 투어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케리드 분화구는 화산 폭발로 인해 꼭대기 부분이 크게 파인 자리에 칼데라 호수가 형성된 곳이다. 수심 55m, 폭은 170m에 둘레는 270m로 호수 규모도 큰 편은 아니었다. 처음엔 입장료 450 크로네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케리드 분화구가 가진 풍부한 색상에 바로 그런 생각을 바꿨다. 보통 화산 분화구는 검정색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붉은색이 대세를 이뤘다. 거기에 엷은 청색을 보이는 호수, 주변 식생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록의 푸르름이 어울려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먼저 분화구 가장자리를 한 바퀴 돌고는 호숫가로 내려서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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