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몰아 허리케인 리지(Hurricane Ridge)로 향했다. 경사를 오르는 도중에 전망대가 나와 잠시 차를 세웠다. 바로 아래로는 포트 에인젤스가 내려다 보이고 후안 데 푸카(Juan de Fuca) 해협 건너로는 밴쿠버 아일랜드(Vancouver Island)도 보였다. 심심한 풍경에 변화를 주려는 듯 어린 사슴 한 마리가 경사지에서 우리를 빤히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닌가. 우리를 마중나온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다시 차를 몰아 허리케인 리지로 올랐다. 터널 몇 개를 지나야 했다. 여기에도 방문자 센터가 하나 세워져 있었다.
허리케인 리지는 해발 1,598m에 있는 전망대로 보면 된다. 꼭대기까지 차로 오를 수 있어 올림픽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이라면 예외없이 찾는 곳이다. 리지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풍경이 대단하다. 올림푸스 산을 위시해 울퉁불퉁한 연봉들이 사방을 둘러싼 모습에서 고산에 올라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난 이런 높이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오는 것에 대해선 좀 불편하게 생각한다. 산에 도로를 내고 아스팔트를 까는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고나 할까. 그런 내가 차를 몰아 이 산악도로를 이용해 허리케인 리지에 올랐으니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행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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