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21일차(베가 데 발카르세~트리아카스텔라)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콩을 얹은 파스타로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알베르게가 소란스러워졌다. 옆방에 묵었던 아가씨 한 명이 몹시 화가 난 표정으로 뛰어나왔고 알베르게 오스피탈레로도 이곳저곳 분주히 움직였다. 간밤에 옆방에서 사건이 하나 발생한 것이었다. 60대 후반의 노인네 한 명이 술에 취해 잠을 자다가 한밤중에 용변을 본다는 것이 그만 방 안에 있는 그 아가씨 배낭에다 두 차례나 쉬를 한 것이다. 경찰을 불러라, 둘이 합의를 해라 하며 알베르게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어수선한 가운데 먼저 알베르게를 떠났기 때문이다. 베가 데 발카르세(Vega de Valcarce)도 한 눈에 보기에 예쁜 마을 같아 보였지만 비가 내리는 탓에 좀 스산해 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카미노 데 산티아고)
2015. 12. 15. 0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