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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탕 트레킹 - 8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3. 10. 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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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나 창문 커튼을 젖히고 날씨부터 확인을 한다. 세상은 여전히 구름 속에 갇혀 있었다. 혹시 몰라 카고백에서 아이젠과 우산을 꺼내 배낭에 넣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진 않았다. 밤새 비를 뿌린 흔적도 없었다. 시야도 어느 정도는 트여 50m 이내는 식별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구름 속을 걷는 재미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개축 중에 있는 사찰에 들러 100루피 시주도 했다.

 

사랑파티까지는 줄곧 오르막. 가끔 시골 오솔길같은 정겨운 구간도 나타났다. 사랑파티에 이르자, 어느 덧 구름 위로 불쑥 올라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발 아래 구름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었다. 높이 솟은 산자락만 구름 위로 치솟아 그 높이를 뽐낸다. 가이드 지반이 손끝으로 가네쉬 히말과 랑탕 리룽, 그리고 멀리 마나슬루(Manaslu)를 가르킨다. , 몇 년만에 다시 보는 마나슬루인가.

 

고사인쿤드에 이르는 길은 의외로 멀었다. 꾸준히 오르막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 멀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산 아래로 융단처럼 펼쳐진 구름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굽이를 몇 번인가 이리저리 돌아서야 호수 세 개를 볼 수가 있었다. 힌두교에서 성지로 모시는 곳이 바로 여기다. 시바 신이 삼지창을 꽂았단 전설이 서린 곳이기 때문이다. 

 

로지에 짐을 부리고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호수에 석양의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 앉는다. 힌두교 성지라서 그런지 엄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힌두신상을 중심으로 왜 티벳 불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룽다가 펄럭이는지 궁금했지만 지반에게 묻지는 못했다. 어느 바위에 올라 구름 위로 내려앉는 석양을 바라보며 언젠가 이곳을 다시 올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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