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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순례 ⑤] 대구 서문시장

여행을 떠나다 - 한국

by 보리올 2013. 12. 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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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살면 고국의 음식이 그리울 때가 많다. 난 사실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한식이나 김치를 그리 찾지 않는다. 어느 나라건 현지 음식을 무난하게 먹는 편이고, 때에 따라선 일부러 그 나라 음식을 먹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고국 음식이 그리운 것은 어쩌질 못한다. 내가 즐겨보던 TV 프로그램 중 하나가 한국인의 밥상이었다. 언제 방영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에 없지만, 그 프로그램에서 대구 서문시장에서 파는 국수를 다룬 적이 있었다. 왜 그 장면이 내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에 대구를 지나면서 그 국수가 떠올랐고 자연스레 나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대구 도심으로 향했다.

 

서문시장은 익히 들어본 이름이었지만 발걸음은 처음이었다. 옛날 이름은 대구장이었다고 한다. 대구장은 조선시대에 평양장, 강경장과 더불어 전국 3대 장터로 유명했다고 하니 그 역사가 꽤나 오래된 편이다. 시장 규모는 예상보다 컸고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왁자지껄한 인파 속에서 구수한 대구 사투리가 들려온다.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양옆에 도열해 있고, 그 가운데는 칼국수를 파는 음식점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웬 국수집이 이리 많은지 국수 시장이라고 불러도 될 판이었다. 호떡이나 떡볶이를 파는 가게도 있었지만 그것으로 미리 배를 불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시장 한켠에 마련된 진짜 먹자골목으로 향했다. 여긴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팔고 있었다. 난 이미 갈 곳을 정해 놓은 지라 일말의 주저도 없이 합천할매손국수집으로 들어섰다. 식당 벽면에 방송에 나왔다는 사실을 써붙여 놓았다. 건진국수를 하나 시켰다. 여름에 차갑게 먹는 국수를 건진국수라 부른다 했다. 밀가루를 반죽해 일일이 손으로 밀어 칼로 썬다니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었다. 주문한 국수가 나왔다. 국수를 말아 그 위에 호박과 깨소금, 김을 얹어 나왔는데 소박한 모양새가 좋았다. 맛도 있었고 양도 푸짐했다. 옛날에 장터에서 먹던 국수와 크게 다르지 않아 기분이 좋아졌다. 가격은 3,500원인가 받았던 기억이 난다. 들어간 공에 비해 너무 싼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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