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에 출발하는 스피드 페리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나갔다. 사람들을 싣고 여기저기로 배들이 떠났다. 스피드 페리는 코롱 삼로엠(Koh Rong Samloem)까지 50분 걸렸다. 섬에 도착해 시아누크빌로 나가는 배를 미리 예약해 놓아야 했다. 나를 빼곤 다른 사람들은 여기서 묵는 것 같았다. 배낭이 엄청 큰 캠핑족도 눈에 띄었다. 여기서 캠핑도 가능한 모양이다. 오후 4시에 나가는 배로 예약을 했다. 이제 이 한적한 섬에서 6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일광욕이나 수영을 할 일은 없으니 무엇으로 시간을 보내야 하나 싶었다. 그냥 해변을 따라 걸었다. 수많은 리조트가 줄지어 나타났다. 해변 끝까지 천천히 걸어 갔다 왔는데도 두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얀 모래가 빛을 반사하고 그 뒤론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태양의 열기에 바닷물도 그리 차갑지는 않았다. 드문드문 한두 명씩 물에 들어간 사람이 보였다. 참으로 평온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그네 의자에 앉아 책을 읽었다. 혹시나 해서 남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을 한 권 가져왔다. 그늘이라 더위도 피할 수 있었다. 시간이 무척 더디게 흐른다. 이런 것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고 휴식일텐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느긋함이 늘 부족하다고 느꼈다. 선착장 인근의 카페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맥주 한 잔을 시켜놓고 책을 읽기도 했다. 오후 4시가 다 되었는데도 스피드 페리가 나타나지 않아 선착장으로 나가 보았다. 사람들이 슬로우 보트라는 허름한 배에 오르기에 왜 스피드 보트는 안 오냐고 물었더니 배에 문제가 생겨 한 시간 이상 연착한다는 것이 아닌가. 이 슬로우 보트를 타면 1시간 40분 걸리니 도착 시각은 엇비슷할 것이라 했다. 슬로우 보트에 올랐다. 나로선 오고 가면서 두 종류의 보트를 모두 경험할 수 있으니 더 좋은 일이었다. 섬을 벗어나자 파도는 좀 심해졌지만 바람은 훨씬 시원해졌다.
세렌디피티 비치에 있는 보트 선착장에서 스피드 보트에 올랐다.
코롱 삼로엠 비치를 따라 길게 들어선 리조트 시설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한적해 보였다.
해변을 따라 홀로 걸으며 바다 풍경을 만끽했다. 깨끗한 바닷물이 옅은 에머랄드 빛을 띠고 있어 눈을 시원하게 했다.
선착장 앞 카페에서 피시버거와 맥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음식값이 좀 비쌌다.
귀로에 예상치도 못한 슬로우 보트에 올랐다. 스피드 보트에 비해 속도는 느렸지만 오히려 운치가 있어 좋았다.
시아누크빌로 돌아오면서 바다로 떨어지는 석양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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