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에 회사 업무로 시드니(Sydney)를 다녀갈 때는 하루의 여유가 생겨 주마간산으로 도심을 둘러본 적이 있다. 풍문으로만 들었던 오페라하우스를 마주하는 순간 가슴이 뛰었고, 두세 시간 어딘가를 다녀오는 유람선도 그리 지루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시드니를 베이스로 삼아 호주 여행을 하다 보니 여러 차례 시드니를 오게 되었고, 숙박일수도 거의 1주일은 되지 않았나 싶다. 그 이야긴 여기저기 쏘다닌 곳도 많고 그러다 보니 열 받는 일도 생겨 시드니에 대한 인상이 약간 흐려지기도 했다. 시드니 공항에서 공항 열차를 타고 센트럴 역으로 이동했다. 오팔 패스(Opal Pass)를 끊어 열차에 올랐는데 약 10분 거리에 17불을 받는다. 이렇게 비싼 기차는 난생 처음이 아닌가 싶었다. 호주 물가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도착하자 마자 바로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센트럴 역 근처에 있는 숙소에 배낭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섰다.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호주 제 1의 도시인 시드니의 지리를 익히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리젠트 스트리트(Regent Street)와 해리스 스트리트(Harris Street)를 따라 피라마 공원(Pirrama Park)까지 줄곧 걸었다. 거기서 바다를 만났고 바닷가를 따라 달링 하버(Darling Harbour)로 갔다. 대낮에도 조깅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달링 하버는 시드니 관광 명소 중 하나로 대단위 공업지대가 1984년 재개발되어 세계적인 선착장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국립해양박물관과 수족관도 여기에 있다. 바다 건너 보이는 달링 하버의 모습이 꽤 화려해 보였다. 발길 닿는 대로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며 피어몬트 브리지(Pyrmont Bridge) 위를 걸었다.
기분이 언짢은 일은 환전소에서 일어났다. 시청사 인근에 있는 시티 은행에 들어가 환전을 하려 했더니 취급을 않는다고 했고, 그 옆에 있는 다른 은행에선 전산 시스템 문제로 환전이 안 된다고 했다. 결국 은행에서 소개해준 환전소에 가서 미화 500불을 바꿨다. 호주 달러의 가치가 미화의 77% 선였는데 내가 받은 액수는 560 호주 달러였다. 어딘가 계산이 틀린 것 아니냐며 따졌더니 12%의 별도 수수료가 붙었다고 한다. 미리 고지도 없이 이건 완전 사기 수준이다. 환전 안 하겠다고 도로 돌려 달라 했더니 이미 거래가 끝나서 안 된다고 막무가내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냐고 언성을 높였더니 마지 못 해 27불인가를 더 얹어주는 것이 아닌가. 결국 거기서 물러나고 말았다. 은행과 환전상이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아 호주에 대한 인상이 구겨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시드니 공항에 착륙하기 전에 상공에서 도심을 내려다볼 기회가 있었다.
시드니 공항 열차를 타고 센트럴 역으로 이동을 했다. 무척 가까운 거리였는데 요금은 꽤나 비쌌다.
센트럴 역을 빠져 나오자 동상과 벽화, 빨간 2층 버스가 여행객을 맞는다.
리젠트 스트리트와 해리스 스트리트를 따라 걸으며 도심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가족 단위로 산책에 나서기 좋은 피라마 공원엔 의외로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2003년 오피스 빌딩으로 재개발된 존스 베이 워프(Jones Bay Wharf)는 달링 하버에서 그리 멀지 않다.
코리아 타운이 들어선 피트 스트리트(Pitt Street)를 걷다가 사천성이란 중국집에서 맛있게 먹은 자장면과 짬뽕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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