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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시아

[포르투갈] 포르투 ①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포르투(Porto)에 도착했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훌쩍 건너뛰어 추억이 어린 포르투를 다시 찾게 된 것이다. 그 당시도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내 머릿속에 포르투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겨 놓기엔 충분했던 모양이었다. 포르투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숙소를 잡는 것이었다. 버스를 함께 타고 온 한국 젊은이를 쫓아가 호스텔을 잡았다. 이름이 갤러리 호스텔이었는데 실내 장식도 꼭 전시장처럼 꾸며 놓았다. 친절하게도 직원이 포르투에서 꼭 봐야할 명소를 지도에 표시해주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직원들 모두가 무척 친절했다. 이 호스텔은 온라인 상으로 한국 젊은이들에게서 호평을 받는 것 같았다. 투숙객 중에 한국인들이 유난히 많은 것이 그 증거리라. 대서양..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29일차(피스테라~무시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 구간만 걸으면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창문을 열고 날씨를 확인했더니 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하늘에서 시련을 주는구나 싶었다. 이곳의 일기예보는 왜 이리 잘 맞는 것이냐며 속으로 구시렁거리다가 밖으로 나섰다. 어둠이 짙게 깔린 오전 8시 정각이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우의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제법 컸다. 바닷가를 따라 걷다가 십자가를 만나는 지점에서 도로를 건넜다. 어느 식당 앞에 있는 표지석을 발견하곤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피스테라에서 무시아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선 것이다. 표지석에 있는 조가비 표식은 산티아고에 이르는 순례길 표식과 비슷해 보였지만 위로 뿔 두 개가 달려 약간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줄기차게 ..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27일차(빌라세리오~세) 하룻밤 묵은 마을엔 가게가 없었고 알베르게에도 취사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다. 배낭에 넣고 다니던 비상식도 거의 바닥이 난 상태였다. 8km 정도 떨어져 있는 산타 마리냐(Santa Marina)까지 가서 아침을 먹자고 알베르게를 나섰다. 어제 저녁에 알베르게에서 만난 40대 초반의 한국인과 얼마를 함께 걸었다. 슬로바키아에서 왔다는 친구는 엄청 큰 배낭을 지고 우리를 앞질러 간다. 텐트도 있길래 캠핑을 하면서 왔냐고 물었더니 실제 텐트는 세 번인가 치고 매일 알베르게에 묵었단다. 그럴 것이면 텐트는 무엇하러 가지고 다니나 싶었다. 산타 마리냐 성당 앞에 있는 바에서 토스트로 아침 식사를 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토스트가 아니라 이건 일종의 샌드위치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성당을 둘러 보았다. 세월의..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25일차(살세다~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생장 피드포르에서 시작한 산티아고 순례길을 25일 동안 꾸준히 걸어 오늘 산티아고로 입성한다. 그렇게 흥분되거나 가슴이 설레진 않았다. 더군다나 대서양에 면해 있는 땅끝마을 피스테라와 무시아까지 4일을 더 걸을 것을 생각하니 종점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남들을 깨울까 싶어 불도 켜지 않고 배낭과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와 다시 짐을 쌌다. 출발을 하기 직전에야 안경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알베르게로 돌아가 침대를 뒤졌는데도 찾을 수가 없었다. 혹시나 해서 배낭에 있는 짐을 모두 꺼냈더니 맨 밑바닥에서 나왔다. 한쪽 다리가 부러진 채로 말이다. 카운터에서 테이프를 빌려 임시로 붙여 놓았다. 살세다 마을을 통과해 나오는데 강아지들이 합창을 하듯 일제히 짖어댄다. 동녘 하늘에 붉은 기운이 퍼지더니 불쑥 해가..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22일차(트리아카스텔라~페레이로스) 빵에다 피넛버터를 듬뿍 발라 아침으로 먹었다. 에너지를 축적한다 생각하고 와인 남은 것도 마저 비웠다. 이 마을에서 하루를 묵은 한국인이 꽤 많아 보였는데 이 알베르게엔 한 명도 투숙하지 않았다. 부엌과 와이파이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가랑비를 맞으며 알베르게를 나섰다. 비록 양은 많지 않다 해도 벌써 며칠째 비를 맞으며 걷는다. 어려움을 묵묵히 참아내는 것이 순례자의 태도라 하겠지만 며칠 동안 계속해서 비를 맞으니 기분이 그리 유쾌하진 않다. 갈리시아의 속담에 “비를 대비하고 햇살을 원하면 기도하라”란 말이 있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기도를 해야 비가 그칠까 모르겠다. 이러다가 우중충한 날씨가 갈리시아의 첫 인상으로 각인될 것 같았다. 가끔 비가 그치긴 했지만 변덕이 너무 심해 우의를 벗을 수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