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우스 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4.01.28 그라우스 산(Grouse Mountain) (4)
  2. 2013.11.12 엘크 산(Elk Mountain) (2)
  3. 2013.07.22 한스 밸리(Hanes Valley) (2)
  4. 2013.04.29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 (5)

 

어떤 산악잡지에 그라우스 산을 소개하고자 두 번인가 연달아 이 산을 올랐다. 겨울 시즌이라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 GG)의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지지 매니아들은 다 안다.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 산으로 오르는 사이드 트레일, 굳이 우리 말로 하면 개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겨울 시즌에 눈이 쌓이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론 트레일을 폐쇄하지만, 지지를 찾는 사람들의 열정은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내가 보기엔 이런 경고까지 했는데도 사람들이 들어가 사고가 났으니 우린 아무런 책임이 없노라 하는 면책성 조치가 아닌가 싶다. 산길에 눈이 쌓여 위험하다면 밴쿠버 인근에 있는 모든 산도 등산로를 폐쇄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는가. 물론 눈사태 위험이 있다면 이런 조치를 당연히 수긍하겠지만 그라우스 그라인드에서 눈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트레일 초입에는 눈이 없어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중턱을 지나자 눈이 쌓인 깊이가 점점 늘어났다. 가파른 경사에 다리는 점점 퍽퍽해지고 숨도 찼다. 그라우스 그라인드를 오르는 853m의 등반고도가 절대 장난이 아니란 것은 직접 올라 보면 안다. 하기야 어느 산이나 오르막은 늘 힘이 들고 숨이 가픈 것 아닌가. 눈길을 헤쳐 어느 새 샬레가 있는 지지의 끝지점에 도착했다. 그라우스 스키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스키에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쪽에선 어린 꼬마들이 스키를 배우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슬로프를 내리 꽂는 인파를 지나쳐 댐 마운틴(Dam Mountain)으로 향했다.

    

그라우스 산을 왼쪽으로 돌아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 섰다. 여기서 댐 마운틴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그런데 레인저 한 명이 나와 댐 마운틴으로 드는 것을 막고 있었다. 최근에 내린 눈이 많이 쌓여 눈사태 위험이 커졌다는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갈 수는 없다. 아쉽지만 여기서 돌아서야 했다. 샬레로 돌아와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시간을 죽였다. 해질녘 그라우스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가 태평양으로 내려앉는 시각에 다시 밖으로 나섰다. 낮은 햇살에 빛나는 밴쿠버 앞바다와 라이언스 봉도 한 눈에 들어온다. 밴쿠버가 자랑하는 멋진 조망이었다. 백설을 뒤집어 쓴 봉우리와 나무에도, 소복히 쌓인 눈 위에도 한 줌의 빛이 내려 앉아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이제 스카이라이드를 타고 산을 내려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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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2.02 0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이 만드는 걸작을 누가 따라할 수 있겠어요...신비로워요 !!!

    이제 저도 기어 2단에 오른 느낌입니다...엄청난 발전이죠..ㅎㅎㅎ

  2. 보리올 2014.02.02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기어를 2단에 넣으셨어요? 조만간 4단까지 가겠네요. 4단 다음은 밀포드 트랙이 기다리고 있는 것 아시죠? 미리 겁 먹지 말고 한 단계 한 단계씩 기어를 올리면 됩니다. 아드님과 밀포드 계획을 구체적으로 한 번 짜보시죠.

  3. 권선호 2014.02.13 1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엄한 설경위에 내려앉는 붉은 햇살이라..
    저기에 빠져있다보면 자칫 흐물흐물 녹아 없어지겠다..^^
    자네의 열정에 조물주가 감복을 하신게라..ㅎㅎ

 

엘크 산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뛰어나 칠리왁 주민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해가 긴 여름철에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엘크 산 정상에 올랐다가 귀가하는 주민들도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렇게 얕볼만한 산행지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산행을 시작해 두 시간 가까이 줄기차게 경사를 올라야 하기 때문에 제법 숨이 차다. 이 된비알 때문에 오죽하면 밴쿠버 그라우스 산의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에 빗대 칠리왁의 지지(GG)’라 불렀을까. 해발고도는 1,432m이고 등반고도 800m이다. 산행은 왕복 8km에 네 시간은 잡아야 한다. 

 

일단 엘크 정상에 오르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아이들이 '도레미 노래'를 부르던 알프스 산자락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남쪽으로 펼쳐진 넓은 초원지대, 칠리왁 강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 하늘과 맞닿아 있는 날카로운 봉우리와 빙하를 대하면 땀 흘려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거기에 미국 땅에 속한 베이커 산(Mt. Baker)의 위용을 마주하고 있다는 자체가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큰 행운이던가. 엘크에 오르는 날은 날씨가 좋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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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3.11.14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작년에 처음으로 아버지, 어머니, 현근이, 여빈이와 함께 엘크산을 갔다왔던 기억이 납니다. 저한테 엘크산은 특히 어머니와 함께 벤쿠버에 살면서 처음으로 간 산이라 더욱더 감회가 새로운 산입니다!

  2. 보리올 2013.11.14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 네 엄마가 밴쿠버에서 처음으로 올랐던 산이 엘크였지. 경사가 가팔라 초보자는 오르기 힘이 드는데 그래도 잘 올랐던 기억이 난다.

 

밴쿠버 인근에서 꽤 괜찮은 당일 산행 코스다. 산행 기점과 종료 지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사전에 교통편 준비가 필요하다. 케이블 카로 그라우스 산(Grouse Mountain)을 올라 산행을 해도 좋고, 린 계곡(Lynn Valley)에서 출발해 뒤로 돌아도 좋다. 산사람의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린 계곡에서 올라 그라우스 산에서 내려올 때 케이블 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린 크릭(Lynn Creek)에 흐르는 수량을 잘 살펴야 한다. 눈이 왕성하게 녹는 봄철과 초여름에 무리하게 계류를 건너는 것은 위험하다. 급류에 휩쓸리면 목숨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지점의 해발 고도는 1,300m이고 등반 고도는 1,100m 정도. 전체 산행 거리는 18km에 보통 8시간을 잡으면 된다. 산행 기점인 린 헤드워터 공원(Lynn Headwaters Regional Park)을 출발해 시더 밀 트레일(Cedar Mill Trail)을 타고 노반 폭포(Norvan Falls)로 오르다가 노반 크릭을 만나면 직진해서 다리를 건넌다. 한스 크릭(Hanes Creek)을 따라 오르며 지난 겨울에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남아 있는 현장을 지났다. 계류가 눈 아래에 구멍을 뚫어 커다란 동굴을 만들었다. 그 안에 들어 시원한 냉기를 쐬며 잠시 더위를 식혔다.

 

고트 산(Goat Mountain)과 크라운 산(Crown Mountain) 사이에 있는 크라운 패스(Crown Pass)에 올랐다. 크라운 패스에서의 조망이 뛰어나다. 우리 뒤로 콜리세움 산(Coliseum Mountain), 앞으론 왕관을 쓴 듯한 크라운 산이 독특한 모양새를 뽐내며 버티고 서있다. 태평양의 푸른 물결을 보면서 고트 산과 댐 산을 우회해 지난다. 창공을 날고 있는 패러 그라이더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그라우스 산을 지나 샬레에 도착하면 산행이 종료된다. 케이블 카를 타고 산을 내려오기만 하면 된다. 케이블 카에서 내려다보이는 밴쿠버 스카이라인은 열심히 발품을 판 두 다리에게 주는 보상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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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니양 2013.07.22 1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자연이 너무 아름답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2. 보리올 2013.07.22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밴쿠버에 있는 산들은 산세도 뛰어나지만 산과 바다, 산과 호수가 어울린 풍경이 정말 대단합니다.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훌륭한 산이 있다는 것이 밴쿠버 시민들에겐 큰 복이지요.

 

밴쿠버 도심 가까이에 있어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산이 바로 그라우스 산(Grouse Mountain)이다. 그라우스란 꿩과 비슷하게 생긴 산닭을 말한다. 그라우스 산의 높이는 해발 1,250m. 정상에는 스키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어 정상까지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휴식이나 식사가 가능한 샬레(Chalet)까지 주로 오른다. 여기선 그라우스를 밴쿠버를 대표하는 봉우리로 부른다.

 

그라우스엔 스카이 라이드(Sky Ride)라 불리는 케이블카가 매 시간 15분마다 운행을 한다하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케이블카로 산을 오르는 것이 그리 개운치가 않다.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라는 트레일이 개발되어 있다. 흔히 지지(GG)라 불리는 이 산길은 2.9km의 길이에 853m의 수직고도를 올라야 한다. 지지는 캐나다에선 꽤나 유명한 곳이다지난 2006년인가캐나다 내셔널 포스트지가 캐나다에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100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이 지지를 걸어올라 전망대에서 밴쿠버를 내려다 보는 것이 64위를 차지했다.

 

원래 지지는 운동선수들의 체력단련장으로 사용하던 것을 일반인들이 이용하게 되면서 등산객들이 몰려들었다. 이제는 거의 매일 오르는 마니아들이 생겨나 여름이면 하루 수백 명씩 지지를 오른다. 만약 지지를 1시간 이내에 오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산을 아주 잘 타는 편이다. 대개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이곳에서 매년 '마운틴 런'이란 산악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데, 그 최고 기록이 엄청나다. 밴쿠버에 사는 세바스찬 살라스(Sebastian Salas)2010년에 세운 23 48초이다. 가히 산을 날아다니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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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니카 2013.04.30 1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파른 산을 오룬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쁜데 속도까지 잴 수 있다니 흥미롭네요.. 나의 기록은 과연 얼마일까요? ^^

  2. 보리올 2013.05.01 1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같은 사람에게 속도를 재는 것은 정말 할 짓이 아니더구려. 그냥 천천히 자연을 음미하며 걷는 것을 강추합니다.

  3. jini 2013.05.02 0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보 감사합니다..출국하기전 가볼께요^^

  4. Rock 2014.06.11 1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한시간 안 쪽으로 주파 할려다가 토나올뻔~ 미칩니다 ㅋ

    • 보리올 2014.06.11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두 번인가 시간을 쟀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반쯤 미친 짓이었지요. 50분대 중반이 나와 오기가 생겨 다시 한번 시도했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다시는 그런 짓 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