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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20 [이탈리아] 쿠르마이어 (6)
  2. 2015.12.16 산티아고 순례길 22일차(트리아카스텔라~페레이로스) (10)

 

우리에게 좀 생소하게 들리는 쿠르마이어(Courmayeur)란 지명은 몽블랑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산악 마을이다. 아오스타 밸리(Aosta Valley)의 해발 1,200m에 위치한 마을로 나도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다. 몽블랑을 사이에 두고 샤모니 몽블랑은 북쪽에, 쿠르마이어는 그 반대쪽에 있다. 이탈리아에선 몽블랑을 몬테 비앙코(Monte Bianco)라 부르는데, 하얀 산이란 의미는 똑같다. 인구 3,000명의 작은 규모지만 이탈리아의 유명한 휴양도시답게 호텔이나 레스토랑, 장비점 등이 길가에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가옥 지붕을 우리 너와집처럼 얇고 둥근 돌로 엮여 놓아 인상적이었다. 마을 뒤로 몽블랑과 그랑 조라스가 버티고 있어 여름에는 하이커, 겨울엔 스키어들이 몰려 온다. 길이가 11.6km인 몽블랑 터널로 샤모니 몽블랑과 연결되어 있고, 스카이웨이 몬테 비앙코(Skyway Monte Bianco)를 이용하면 케이블카로도 샤모니를 갈 수 있다.

 

쿠르마이어의 중심이라 할만한 성 판탈레온(St. Pantaleone) 성당 앞에 섰다. 건너편으로 쿠르마이어 산악가이드 협회가 보였고, 그 옆엔 세 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가운데 있는 인물이 쿠르마이어의 유명 산악인이자 가이드였던 에밀 레이(Emile Rey). 19세기의 열악한 장비를 가지고 몽블랑 주변의 많은 봉우리를 초등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 당시엔 가장 유능한 가이드로 꼽혀 가이드계의 왕자란 별명도 얻었다. 이곳 출신으로 1954년 이탈리아의 K2 초등에 참여했던 마리오 푸코츠(Marion Puchoz)가 그 오른쪽에, 또 다른 유명 가이드였던 주세페 페티가(Giuseppe Petigax)가 그 왼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성당 앞 광장 한 켠에는 십자가와 강아지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아브루찌 공작(Duke of Abruzzi)이 이끄는 이탈리아 북극 원정대에 참여했던 산악가이드 펠리체 올리에르(Felice Ollier)1900년 북극에서 사망하자, 그의 개가 그곳을 떠나기 거부했다고 한다. 산악 마을답게 산악인을 기리고 존중하는 모습이 내 눈에도 보기가 좋았다.

 

프랑스의 샤모니 몽블랑에서 이탈리아 쿠르마이어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쿠르마이어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지만 국경을 지나고 터널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쿠르마이어에 도착해 버스 정류장에 세워진 이정표로 호텔이 있는 방향을 잡아야 했다.

 

 

 

알프스에 있는 산악 마을답게 웅장한 산자락이 마을을 빙 둘러싼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규모가 작은 마을이었지만 하이킹이나 휴양 목적으로 온 사람들로 거리는 늘 붐볐다.

 

산악가이드가 이 마을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지 산악가이드 협회 건물이 시내 한 복판에 세워져 있었다.

 

쿠르마이어를 빛낸 세 명의 산악가이드 동상이 성당 앞에서 방문자를 맞는다.

 

1900년의 북극 원정에서 사망한 펠리체 올리에르를 따라 죽음을 택한 그의 개가 십자가 아래 조각되어 있었다.

 

 

 

 

조그만 마을에도 성당은 있게 마련이다. 성 판탈레온 성당은 소박하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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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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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10.28 0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탈리아 쿠르마이어... 확실히 생소한 곳입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은데, 보리올님은 구석구석 잘도 찾아 다니십니다.^^
    덕분에 도대체 이 곳이 이탈리아 어디쯤에 붙어 있나 궁금해서 지도까지 찾아보네요.ㅋㅋ
    구글 이미지 들어가니 온통 보리올님 사진들이 도배되어 있습니다용.ㅎㅎ

  2. justin 2016.11.01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는 제가 어렸을때 몽블랑을 올라갈때 어느 도시 거쳐서 갔어요? 샤모니도 쿠르마이어도 조그만 도시들이지만 너무 아름다울거같아요!

    • 보리올 2016.11.02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때 갔던 코스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만 인터라켄과 체르맛을 들렸으니 스위스에서 샤모니로 넘어간 것 같구나.

 

빵에다 피넛버터를 듬뿍 발라 아침으로 먹었다. 에너지를 축적한다 생각하고 와인 남은 것도 마저 비웠다. 이 마을에서 하루를 묵은 한국인이 꽤 많아 보였는데 이 알베르게엔 한 명도 투숙하지 않았다. 부엌과 와이파이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가랑비를 맞으며 알베르게를 나섰다. 비록 양은 많지 않다 해도 벌써 며칠째 비를 맞으며 걷는다. 어려움을 묵묵히 참아내는 것이 순례자의 태도라 하겠지만 며칠 동안 계속해서 비를 맞으니 기분이 그리 유쾌하진 않다. 갈리시아의 속담에 비를 대비하고 햇살을 원하면 기도하라란 말이 있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기도를 해야 비가 그칠까 모르겠다. 이러다가 우중충한 날씨가 갈리시아의 첫 인상으로 각인될 것 같았다. 가끔 비가 그치긴 했지만 변덕이 너무 심해 우의를 벗을 수가 없었다.

 

트리아카스텔라 마을 끝에서 길이 갈렸다. 산 씰(San Xil)로 가는 오른쪽 길을 택했다. 사모스(Samos)로 가는 것보다 경치는 별로지만 거리가 짧다고 했다. 비오는 날씨라 앞뒤 생각없이 거리가 짧은 쪽을 택한 것이다. 구름이 많아 갈리시아 지방 특유의 구릉지대를 자세히 볼 수 없는 것이 유감이었다. 가파른 오르막 길을 걸어 산 씰에 도착했더니 잠시 비가 그치며 햇살이 내리쬐었다. 하지만 10여 분 뒤엔 다시 구름이 하늘을 가리더니 또 다시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낙엽이 잔뜩 떨어진 오솔길을 꾸준히 걸었다. 산길 자체는 꽤 정감이 갔다. 천천히 오르막을 걷고 있는 순례자들을 앞질러 가다가 프로미스타에서 헤어진 미국 자매를 다시 만났다. 내 앞에 선 것을 보니 일부 구간을 차로 건너뛴 모양이었다. 간단히 인사만 건네고 앞으로 나섰다.

 

조그만 마을을 여러 개 지났다. 마을 이름을 적어 놓은 곳도 없어 어디를 지나는지도 모른채 그냥 걸었다. 500m 간격으로 세워진 표지판이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가옥들 지붕이 좀 특이하게 생겼다. 전에도 몇 차례 보기는 했지만 여긴 지붕을 모두 커다란 석판을 이용해 집을 지은 것이다. 이렇게 얇으면서도 커다란 석판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우리 나라 너와집과 비슷하단 느낌이 들었다. 갈리시아로 들어와 느낀 것 가운데 하나는 길에 유난히 소똥이 많다는 것이었다. 마을마다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축사를 지날 때도, 길을 걸을 때도 소똥 냄새가 진동을 했다. 입고 있는 옷에서도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시골이 고향인 사람에겐 소똥 냄새가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겠지만 그것도 너무 오래 맡으니 코가 마비되는 기분이었다. 소똥 냄새가 또 하나의 갈리시아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었다.

 

사리아(Sarria)로 들어섰다. 꽤 도시가 컸다. 고층 아파트도 보였다. 강을 건너 오르막 길로 들어서니 구시가 분위기가 풍겼고 알베르게도 거의 다 여기 모여 있었다. 그 숫자를 볼 때 순례자들이 이 지역 경제에 상당한 몫을 차지하는 것이 분명했다. 성당도 여기에 많았다. 산타 마리아 성당 벤치에서 빵으로 점심을 때웠다.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를 오다가 몇 개 주웠는데 맛은 시큼했으나 그래도 후식으로 먹었다. 사리아를 빠져 나오다 수도원을 만났다. 문이 닫혀 있어 외관만 살펴보고 있는데 할로윈 복장을 한 아이들이 수 십명 몰려오는 것이 아닌가. 여기서 무슨 행사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모레가 할로윈이다. 오늘이 몇 일인지도 모른 채 줄곧 걷기만 했는데 벌써 10월 말이 되었다.

 

머리 위로 고가도로가 지나가고 그 아래론 철도가 지난다. 이렇게 건널목을 이용해 철로를 건너가는 것은 순례길에서 처음이 아닌가 싶었다. 이름 모를 마을 몇 개를 또 지났다. 마을 규모도 굉장히 작았다. 어떤 마을은 집이 한 채에 불과한데도 별도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페레이로스(Ferreiros)에 도착하기 직전에 K100 표지판을 보았다. 산티아고가 100km 남았다는 표시라 배낭을 내려놓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제 앞으로 3일만 더 걸으면 산티아고에 도착할 것이다. 페레이로스 알베르게에 들었다. 크진 않았지만 깨끗하고 부엌도 갖춰 놓았다. 육개장 수프에 파스타를 끓여 먹었다.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 밖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와인 한잔 시켜놓고 시간을 보냈다. 다른 날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산 씰을 지날 때 잠시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나타났다.

 

 

갈리시아 지방으로 들어오면서 가옥의 지붕이 검정색 석판으로 바뀌었다.

 

야곱을 다시 만난 어느 마을의 매장엔 파는 물품이 몇 가지 되지 않았다.

 

길가에서 발견한 순례길 이정표. 저 아래 문양은 무슨 의미인지 도통 모르겠다.

 

푸렐라(Furela) 마을에서 소를 몰고가는 목동을 만났다.

 

 

사모스에서 오는 길과 합류하는 아기아다(Aguiada) 마을, 조그만 성당이 문을 열어 놓아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사리아는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현대식 건물이 많았고 강 건너엔 구시가가 자리잡고 있었다.

 

 

사리아에서 만난 산타 마리아 성당과 산 살바도르 성당. 둘다 문은 닫혀 있었다.

 

길가에 벽을 파서 순례자상을 세워 놓았는데 왜 철창으로 보호해 놓았는지 모르겠다.

 

언덕 위에 오르니 사리아 마을 뒤로 펼쳐진 산도 눈에 들어왔다.

 

 

 

 

콘벤토 데 라 막달레나(Convento de la Magdalena) 수도원. 할로윈 복장을 한 어린이들이 몰려왔다.

 

 

개울을 건너는 돌다리도, 낙엽이 깔린 오솔길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빌레이(Vilei) 마을. 소떼가 초지로 이동하고 있었고, 묘하게 생긴 담장 장식도 만났다.

 

 

갈리시아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 모습. 밭에는 채소가 사람 키 크기로 자랐다.

 

집집마다 옥수수를 저장하는 창고를 하나씩 세워놓아 눈길을 끌었다.

 

모르가데(Morgade)를 지나니 길가에 작은 성당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바닥도 울퉁불퉁하고 벽에는 낙서도 많았다.

 

산티아고까지 100km 남았다는 표지석을 보고는 페레이로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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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농돌이 2015.12.16 23: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젖소가 홀스타인이네요
    기후가 따뜻한가 봅니다
    즐기시며 걸으세요

    • 보리올 2015.12.17 0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하얀색과 검정색이 고루 섞인 소가 홀스타인이죠?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럼 그 아래 사진에 있는 누런 소는 고기를 목적으로 키우는 소인가요?

    • 농돌이 2015.12.17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기를 목적으로 키우는 육용소로 보입니다
      브라만인듯 합니다 덩치가 크고 좀 싸납습니다
      뿔이 동물복지로 제각을 안했네요
      소들도 뿔을 자르거나 거세를 하면 조용해집니다 ㅋㅋㅋ
      내시?

    • 보리올 2015.12.17 1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소에 대해 해박하시네요. 제가 중학교 때 시골에서 농업을 배웠는데 지금까지 기억에 남은 것은 돼지의 임신기간뿐입니다. 앞으로 한수 가르쳐 주십시요.

    • 농돌이 2015.12.17 1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상경을 공부했는데 함께 생활하는 이들이 모두 축산쪽 입니다
      혹시 걸으시다가 치즈(젖소, 염소,양) 만드는 농가, 소세지만드는 곳
      생햄 만드는 곳 들리시면 사진 부탁해요
      관심이 있어서 지난달에 유럽 잠시 다녀왔습니다
      한국 농촌에 희망이 되는 일이 있어야 하기에 그냥 찿아봅니다

    • 보리올 2015.12.18 0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취지가 너무 좋네요. 치즈 등을 만드는 생활 현장을 촬영하는 것 자체는 좋아합니다만 아쉽게도 그런 사진이 없네요. 예전에 네팔에서 야크 치즈 만드는 현장을 보기는 했지만 사진은 없습니다. 앞으로 염두에 두죠.

    • 농돌이 2015.12.18 0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페인은 하몽과 탄산들어간 포도주
      치즈가 유명합니다
      참고하셔요 전 삼실 가족들과 전주
      한옥마을 대둔산에 팀빌딩 갑니다
      계속되는 일정이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 보리올 2015.12.18 0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 알겠습니다. 하몽은 샌드위치에 넣어 많이 먹었습니다. 유명한 치즈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먹어보진 않았고, 탄산 들어간 와인은 금시초문이군요. 동료들과 팀빌딩 가신다고요?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2. Justin 2016.03.17 15: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할로윈을 미국, 캐나다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유럽에서도 하나보죠? 아니면 원래 유럽에서 넘어왔나봐요? 아이들이 귀엽습니다~

    • 보리올 2016.03.17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할로윈은 원래 유럽에서 건너온 전통인데 미국 덕분에 널리 퍼지게 되었지. 유럽 켈트 족이 오래 전부터 행하던 축제거든.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이 행사를 보전해 오다가 감자 기근으로 미국 행을 택한 사람들이 많아 미국에서 널리 퍼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