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하이웨이를 타고 계속 북으로 달렸다. 어느 지점에서인가, 노던 로키스(Northern Rockies)로 들어선다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노던 로키스는 지정학적으로 리어드 리버(Liard River)에서 시작하는 캐나다 로키 산맥의 가장 북쪽 지역을 의미한다. 때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북동쪽 끝에 위치한 지자체를 지칭하기도 한다. 어떤 의미든 간에 브리티시 컬럼비아 가장 북쪽까지 왔고 유콘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이 멀지 않다는 이야기다. 포트 넬슨(Fort Nelson)을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노스웨스트 준주(Northwest Territories)로 가는 77번 도로 갈림길이 나왔다. 우리는 유콘 방향으로 곧장 직진을 했다.

 

포트 넬슨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스톤 마운틴 주립공원(Stone Mountain Provincial Park)에 닿았다. 스톤 양(Stone Sheep)이 많은 곳이란 소문답게 길가에 어미 양과 새끼가 나와 우릴 반긴다. 캐나다 로키에선 보기가 쉽지 않은 무스(Moose)와 카리부(Caribou)도 만났다. 야생동물들이 도로로 나오는 이유는 도로 결빙을 막기 위해 뿌리는 염화칼슘에서 염분을 섭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날이 어두워진 시각에 문초 호수(Muncho Lake)를 지나쳐 미리 예약한 노던 로키스 로지에 도착했다. 통나무로 멋지게 지은 분위기 있는 로지였다. 이 근방엔 숙소가 귀한 탓에 하룻밤 묵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레스토랑에서 비싼 저녁을 먹고 맥주 한 잔 하면서 밤 늦게까지 오로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노던 로키스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표지판을 보고 계속 북으로 달렸다.


노스웨스트 준주로 가는 77번 도로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알래스카 하이웨이가 스톤 마운틴 주립공원을 관통한다. 웅장한 산세가 눈에 들어왔다.






스톤 마운틴 주립공원 경내에서 만난 야생동물들. 스톤 양과 무스, 카리부가 도로로 나왔다.




통나무로 지은 노던 로키스 로지는 깔끔하고 고풍스런 품격을 갖추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가장 가까운 마을이 수십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로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비싼 저녁을 먹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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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3.05 1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추워보이는데도 동물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보이네요! 캐나다 북부지방은 여행 계획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숙박도 음식도 주유도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보리올 2018.03.06 14: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캐나다 오지를 여행할 때 신경을 써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잘 못하면 숙소도 못 구하고 기름이 떨어져 오도가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주유소 간격이 200km 떨어진 곳도 허다해.

  2. 뱌다 2018.08.20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거대한 자연을 보면 두려움이 먼저 앞서는 것은 왜일까요...가 볼 수 없는 경치를 보여 주셔서 좋습니다

    • 보리올 2018.08.21 0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이 지역은 캐나다에 사는 사람도 쉽게 갈 수가 없는 곳입니다. 그것도 겨울에는 더더욱 가기가 어렵죠. 즐감하세요.

 

뎀스터 하이웨이(Dempster Highway)는 도슨 시티에서 클론다이크 하이웨이를 타고 화이트호스 방향으로 40km를 가다가 좌회전을 해야 했다. 도중에 주유소가 있겠지 했는데 갈림길이 가까워졌는데도 나타나지 않아 도슨 시티까지 돌아가야 했다. 뎀스터 하이웨이에서는 사람사는 마을이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제때 주유소를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 바이저를 내렸음에도 정면으로 비추는 아침 햇살에 운전하기가 어려웠다. 뎀스터 하이웨이로 들어서서야 정면 빛을 피할 수 있었다.

 

뎀스터 하이웨이는 클론다이크 하이웨이에서 갈라져 북극해에 가까운 노스웨스트 준주의 이누비크(Inuvik)까지 가는 736km 길이의 도로를 말한다. 이누비크까진 보통 16시간을 운전해야 한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북극권(Arctic Circle)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하이웨이로 유명하다. 전구간이 비포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캐나다 하이웨이에 속한다. 이 도로가 직접 북극해에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아이스 로드(Ice Road)를 만들기 때문에 북극해에 면한 툭토약툭(Tuktoyaktuk)까지 194km를 더 연장해 달릴 수 있다. 이 마을은 첫 음절만 따서 툭(Tuk)이라 부르기도 한다. 얼음으로 길을 만든다는 발상이 우리에겐 신기하게 여겨지지만, 북극권에선 그리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북극권은 북위 66 33분 이북의 지역을 말한다.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白夜)와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는 극야(極夜) 현상이 있는 남쪽 한계선을 말한다. 사람이 살기 어려운 지역이지만 캐나다 북극권에는 이누이트(Inuit) 족이 수 천년을 살고 있다. 사실 우리는 북극권까지는 올라가지 않았다. 북위 64도에 있는 도슨 시티보다 더 북쪽에 있는 툼스톤 주립공원(Tombstone Territorial Park)을 다녀왔는데, 우리가 갔던 지점을 지도에서 확인해 보았더니 대략 북위 65도에 걸쳐 있었다. 그러니 우리는 북극권에 다녀온 것이 아니라 북위 60도 전후를 말하는 아북극(亞北極) 지역을 다녀온 셈이다.

 

우리가 달리는 뎀스터 하이웨이 양쪽으로 툼스톤 주립공원이 펼쳐진다. 동토의 땅이라 부르는 툰트라 지대에도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었다. 다양한 야생동물들도 여기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한 마디로 이 황량한 불모지대에도 생명이 넘쳐나는 것이었다. 차창 밖을 둘러보는 우리 시선이 바빠졌다. 도로 양쪽으로 산악 지형이 나타나더니 산비탈과 들판에 온통 붉은 색조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푸른 하늘을 빼곤 이 세상을 모두 붉게 물들인 것 같았다. 참으로 묘한 가을색을 지니고 있었다. 캐나다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 유콘까지 올라온 우리의 노고에 대자연이 보답하는 것이리라 생각하기로 했다.

 

 

<사진 설명> 클론다이크 하이웨이에서 갈라져 북극권으로 향하는 뎀스터 하이웨이를 만났다. 그 시발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우리를 반긴다.

 

 

 

 

<사진 설명> 뎀스터 하이웨이를 따라 북으로 올라갈수록 노란색이 점점 붉은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사진 설명> 산악 지형을 관통하는 뎀스터 하이웨이에서도 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우리 나라 가을과는 다른 단풍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 설명> 툼스톤 주립공원 북쪽 경계에서 만난 채프먼 호수와 투 무스 호수. 하늘과 호수는 파랗고 대지는 붉었다. 거기에 하얀 구름까지 더해져 세 가지 색깔이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듯 했다.

 

<사진 설명> 툼스톤 주립공원의 북쪽 경계를 표시하는 표지판. 우리가 달린 뎀스터 하이웨이의 가장 북쪽 지점이었다. 북위 65도에 인접한 지역으로 북극권이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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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식전당포 2014.02.21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보리올 2014.02.21 1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삿말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블로그에 들렀더니 유용한 정보들이 많더군요. 언제 그렇게 다양한 정보를 구하셔서 보기좋게 정리를 하시는지 절로 감탄이 앞섭니다.

  2. 설록차 2014.02.28 0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도 붉고 나무도 붉고~ 파란 하늘과 호수와 대비되어 더욱 붉게 보입니다...
    인구가 적어서 다행이지 아님 개발한다고 자연을 망쳤을거에요...

    • 보리올 2014.02.28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인구가 많으면 이런 청정 자연을 유지할 수가 없겠지요. 유 콘 준주는 땅덩이는 남한의 몇 배나 되면서 인구는 겨우 4만 명도 되지 않습니다. 자연이 살아있을 수밖에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