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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07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 <3>
  2. 2013.01.06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 <2>

 

오늘은 해발 1,400m인 다나에서 해발 2,480m인 레테까지 올라간다. 나와는 영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 편이라 얀은 하루 종일 내 옆을 걸었다. 이 친구는 밀레의 신제품 기술자문도 맡고 있지만, 실제 본업은 프랑스 샤모니에서 활동하는 산악 가이드였다. 잘 생긴 외모에 빼어난 체력,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정말 괜찮은 청년이었다. 아직 총각인데 여자 친구는 있다고 했다. 늦은 밤이면 모닥불 옆에서 포터들과 함께 덩실덩실 춤추는 그를 보면 참으로 멋진 산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마에 끈을 연결해 등짐을 한 가득 지고 가는 현지인들 대부분이 맨발에 슬리퍼 차림이다.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있는 우리들이 괜스레 미안해진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나마스떼하고 인사를 건네면 그네들도 활짝 웃으며 두 손을 합장한 채 나마스떼하고 답한다. 네팔에서 배운 두 마디, 나마스떼와 단네밧 사용에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트레일을 걷는 것은 그다지 힘이 들지 않았다. 견디기 힘든 것은 따가운 햇볕이었다. 반다나로 챙을 만들어 목은 보호했지만, 햇볕에 노출된 팔은 흡사 살이 익는 것 같았다. 가사(Ghasa)에서 다시 정부군이 관할하는 지역으로 들어섰다. 하루 사이에 마오이스트 지역에서 정부군 관할로 들어온 것이다. 가사 검문소에서는 출입자 명부에 본인이 직접 신상을 적은 후에 통과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보다는 까다롭게 검문을 하고 있었다.

 

레테 콜라를 건너며 아주 반가운 봉우리를 대면하게 되었다. 세계 7위봉으로 불리는 다울라기리((Dhaulagiri, 해발 8,167m)가 나타나 우리를 반기는 것이었다. 올해 초인가, 한 대장을 따라 이 다울라기리 트레킹에 나섰던 한 후배가 엄청 고생했다고 혀를 끌끌 차던 곳이다. 오른쪽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던 닐기리(Nilgiri) 봉과 안나푸르나는 구름에 가려 끝내 나타나질 않는다.

 

얼마 전 입원을 해서 수술까지 받았던 허 화백은 그 후유증 때문에 어제 바로 하산을 했는데, 오늘은 사카이 다니씨 부인인 노리코씨가 무척 힘들어 한다. 앞으로의 일정을 감당할 수 있을지 조심스레 물었더니 레테에서 좀솜으로 이동해 먼저 하산을 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레테에서 산으로 들어 일주일 후에나 돌아오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헤어지면 카트만두에서나 만날 것이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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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플량에서 레테까지 이틀 구간은 안나푸르나 라운드 코스에 속해 있기 때문에 길도 넓직하고 숙박시설도 꽤 좋은 편이다. 칼리간다키(Kaligandaki) 강을 따라 고도를 조금씩 높이면서 천천히 걸어 오른다. 전형적인 네팔 산길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이 길은 옛날부터 티벳과 네팔을 오가며 장사하던 상인들이 다니던 길이라 오늘도 여전히 등짐을 진 말떼와 몰이꾼이 지나간다. 말똥을 피해 조심조심 발걸음을 떼지만 말똥 냄새를 피할 방법은 없다.

 

말떼와 몰이꾼들의 쇳소리에 더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양떼들, ‘나마스떼를 외치며 손을 벌리는 개구쟁이들까지 모두 시간이 정지된 듯한 풍경들이다. 고소 적응에 대한 걱정 때문에 모두가 마음 편하게 이 풍경을 즐기진 못한다. 처음 히말라야를 찾은 사람들이 고산병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기는 쉽지 않은 법. 그러나 여기서 가타부타 이야기할 것은 없다. 일단은 일정 고도까지 올라가서 몸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는 수밖에.

 

티플량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 앞에 마오이스트 한 명이 나타났다. 소총 대신 영수증 철을 들고 통행료를 요구한다. 네팔 반군들과 정부군 사이에 수시로 교전이 벌어진다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통행료만 제대로 내면 반군들이 외국인 트레커를 노리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통행료 수입이 그들 자금줄에 큰 몫을 차지한다는 반증이리라. 한 대장이 겁도 없이 통행료가 비싸다며 협상에 들어가 일인당 10달러 선으로 합의를 보았다.

 

타토파니(Tatopani)에서 수제비로 점심을 먹었다. 얀은 우리 걱정과는 달리 수제비도 맛있게 먹는다. 타토파니는 뜨거운 물이란 의미로 온천이 있음을 의미한다. 아직 고소 적응을 걱정할 높이는 아닌지라 일부는 온천욕을 하러 갔다. 실외에 크지 않은 노천탕이 있었다.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허름한 시설도 있었는데 손님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3시 조금 넘어 다나(Dana)에 도착해 텐트를 쳤다. 한 대장이 요리사 치링에게 닭도리탕을 주문했다. 치링은 작은 키에 수줍음을 많이 타는 친구인데, 한국 음식은 꽤 잘 한다. 치링이 만든 음식치고 맛이 없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었다.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먼 고지로 닭을 팔러 가던 닭장수가 졸지에 홍재를 했다. 한 마리에 300루피씩 열 마리를 졸지에 팔게 되었으니 말이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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