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4.08 시간 여행 ❺ 군산 해망동 골목길 (2)
  2. 2013.04.06 시간 여행 ❸ 서울 중림동 골목길 (3)

 

시간 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군산 해망동 달동네였다. 서울에 있는 달동네 골목길을 찍겠다고 주말 시간을 투자했던 것이 벌써 10년도 넘었다. 그 때는 서울이란 지역으로 한정해 작업을 했는데, 서울 밖에도 멋진 골목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가끔 청주나 전주, 군산, 부천까지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군산은 어느 사진 모임을 따라 원정을 왔었다. 월명동 일본 가옥과 이곳 해망동 골목길이 우리 촬영지였는데, 바다를 끼고 있는 골목길이 아름다워 군산에 후한 점수를 준 적이 있다.    

 

바다가 보이는 동네라 하여 해망동(海望洞)이라 불린다. 군산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배기에, 어찌 보면 바다 풍경이 보이는 별장지같은 명당 자리에 촘촘히 옛 주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사이를 구불구불 골목길이 누비며 미로처럼 언덕 위로 가지를 뻗는다. 아련한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해망동 골목길이라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 다시 찾은 것이다.

 

왜 하필이면 여기에 마을이 형성되었을까? 군산항은 일제시대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 수출항으로 번창했던 곳이다. 1980년대까지는 산업화 대열에 편승해 수산업과 목재업으로 제법 흥청댔다고 한다. 해방후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이 언덕배기에 집을 짓기 시작했고 여기에 군산항 부두 노동자들이 가세를 하여 규모가 제법 커졌다고 한다.

 

마을 전체 분위기는 전에 다녀갔을 때와 비교해 그리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을 형세가 점점 퇴락해 가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가 있었다. 어떤 집은 빈 집으로 방치돼 폐허가 되어 버렸다. 어떤 영화에 영자미장원으로 나왔다던 노란색 이층건물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고, 이미 문을 닫은 허름한 이발소 산해이용원도 얼마 후엔 헐리고 말 것이다. 재개발이란 미명 아래 너무나 많은 것들이 우리 곁을 떠나 버린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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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리나래 2013.04.08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산 해망동은 그야말로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곳이죠..
    여름에는 너무 시원해서 '해망동 산다'고 큰 소리로 말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는 곳이죠

  2. 보리올 2013.04.08 2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습니까? 여름에는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러와 해망동 사는 보람을 느끼겠네요. 바다를 내려다보는 위치는 정말 좋더군요.

 

서울 중림동에 있는 달동네를 찾았다. 내 시간 여행의 세 번째 장소다. 달동네란 표현이 그곳에 사시는 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지도 몰라 조심스럽다. 하지만 난 달동네에 애정이 아주 많은 사람이고, 한때는 이런 달동네를 찾아 서울시 곳곳을 쏘아 다니기도 했다. 재개발한다고 소문이 난 곳이면 거의 모든 지역을 찾아가 보았다고 자부한다. 무엇 때문에 퇴락한 달동네 모습에 마음이 빼았겼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찾아간 것은 물론 아니다. 서울에 있는 달동네 골목길이 사라지기 전에 필름에 담아 놓겠다고 주말이면 서울 곳곳을 2년이나 찾아 다녔다. 난곡동이나 상계동, 중계동, 하월곡동, 우이동, 남가좌동, 금호동 등 대부분의 재개발 지역을 섭렵했다. 지금은 그 지역 대부분이 재개발로 인해 아파트 촌으로 변해 버렸다. 중림동도 그 때 몇 번 찾았던 곳이었다.

 

중림동과 나는 아주 짧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지방 출신인 내가 서울로 올라온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다. 가정 형편도 어려웠고 주머니에 용돈도 넉넉치 않았던 처지라 염치 불구하고 중림동에서 방 한 칸 얻어 자취를 하던 두 친구에게 몇 달 얹혀 산 적이 있다. 셋방 크기가 두 평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3명이 다리를 뻗고 누우면 마음대로 돌아 누울 수도 없었다.  

 

골목길 사진작가로 독보적인 명성을 얻으신 김기찬 선생은 1968년부터 이곳 중림동을 중심으로 골목안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셨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나도 골목길 사진을 찍어 전시회를 한 적이 있다. 불편하신 몸임에도 지인 손에 끌려 김기찬 선생이 그 사진전 오프닝 행사에 오셔서 나로선 너무나 영광이었던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그 분은 골목길 사진집 몇 권을 남겨 놓고는 2005년 타계를 하셨다.

 

중림동도 그 동안 변화가 많았다. 한 켠에는 고층 아파트가 새로 들어섰고 예전에 비해 동네 규모도 대폭 축소가 되었다. 그나마 한 귀퉁이에 옛집들이 남아 있어 다행이었다. 좁은 골목은 여전하였고 여전히 사람사는 냄새가 나서 좋았다. 팍팍한 형편임에도 화분을 가꿔 길에 내놓는 여유도 보였다. 할머니 몇 분이 공터 그늘에 놓인 마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그 중 한 할머니는 낯이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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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26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4.09.26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블로그 글과 사진에 호평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골목길 공모전 이벤트에 제 블로그 글과 사진을 응모하라는 말씀인지요? 저로서야 우리 서민들의 체취가 묻어있는 골목길을 재조명한다는 이유만으로도 무조건 협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는지요?

    • 보리올 2014.09.28 2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부러 블로그까지 찾아주셔서 웬만하면 글을 올리려 했습니다만 글쓰기가 너무 어렵네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해놓아야 하는데 등록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두 번이나 올린 글이 날라가 버려 아쉽지만 그만두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