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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한 장만 남겨 놓은 12월 첫날이 밝았다. 기상 시각보다 일찍 일어나 우두커니 침대에 앉았다. 침낭으로 몸을 둘둘 감고는 창문을 통해 잠에서 깨어나는 히말라야의 묵중한 산들을 쳐다본다. 트레킹 일주일 만에 몸이 히말라야에 적응해 나가는 모양이다. 트레킹 초반 심신을 괴롭히던 복통도 이젠 사라져 버렸다. 툴루샤부르에서 산뜻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카트만두에 연락해 쌀과 김치를 버스편으로 보내라 연락을 했다. 긴딩을 둔체로 보내 물건을 받아오라 했다. 툴루샤부르에서 신곰파까지는 오르막 일색이다. 짧은 거리임에도 고도를 1,000m나 올린다. 그 이야기는 급경사에 다리품을 꽤나 팔아야 된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하지만 고소증세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그런지 누구 하나 힘들어하는 사람이 없다.

 

언덕에 오르니 조망이 좋은 위치에 가게가 있어 거기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랑탕 리룽(Langtang Lirung, 해발 7,256m)2봉이 손에 잡힐 듯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있다. 샤브루베시 건너편에는 이 지역 큰 산군 중에 하나인 가네쉬 히말에 속한 연봉들이 웅자를 드러낸다. 조망이 좋아 경치를 감상하며 쉬기엔 제격이다.

 

다소 평탄해진 길을 따라 한 시간을 걸어 신곰파에 도착했다. 오후 1시 반에 도착했으니 여유가 많다. 트레킹 일정이 절반을 넘겼다. 이제 5일만 더 걸으면 카트만두로 돌아간다. 매일 한두 시간 더 걷는다면 전체 일정을 하루나 이틀 단축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빨리 속세로 내려갈 생각이라면 굳이 뭐하러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속세에 있으면 히말라야가 그립고 히말라야에 오르면 속세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니 이 무슨 조화람?

 

야크치즈 공장이 이 마을에 있다고 해서 구경을 갔다. 완제품은 모두 카트만두로 보냈다고 한다. 팔다 남은 치즈 조각만 보여줘 사지는 않았다. 산 아래에서 서서히 구름이 몰려 오더니 주변 풍경을 모두 가려 버렸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다. 식당 난로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 10시까지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늦게까지 일행들이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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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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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9 1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3.10.10 0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블로그를 하곤 있지만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나중에 저를 위한 자료 정리 차원이 아마 가장 강할 겁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제 글을 보면 좋겠지만, 제 글이 이런 컴뮤니티사이트에 올린만한 내용인지도 약간은 의구심이 들구요. 좀더 고민을 해보고 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회원 가입을 하지 않으면 사이트를 일견해볼 방법이 없나요?

 

카트만두에서 샤브루베시(Syabrubesi)까지 버스로 이동을 해야 한다. 달리 방법이 없다. 매연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카트만두를 벗어나니 이제 좀 살 것 같다. 비포장도로의 흙먼지가 매연보다는 오히려 견딜만 했다. 100km가 조금 넘는 거리를 무려 8시간이나 덜덜거리며 달려간다. 시속 10km가 조금 넘는 속도로 가는 버스 여행! 시간이 무척 더디게 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좌우로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이 이리저리 쏠린다.

 

일행들은 잠시도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한다. 처음 찾은 히말라야인데 어찌 한 순간이라도 한 눈을 팔 수 있겠는가. 하기야 나도 처음에는 그랬을 것이다. 지금이야 네팔 풍경에 어느 정도 익숙한 편이라 두리번거리는 횟수는 꽤 줄었다. 이번에 함께 랑탕을 찾은 일행들은 히말라야 8,000급 고봉 14좌를 완등한 한왕용 대장과 밴쿠버 산꾼들인 최정숙 회장과 안영숙 회장, 김정의씨 등, 나를 포함해 모두 다섯 명이다.

 

전체 인원 규모는 작지만 이번 트레킹에 한식을 잘하는 현지 요리사, 리마를 동반했다. 포터에 가이드, 요리사, 키친보이들까지 추가하니 규모가 그리 작지 않았다. 리마의 형인 덴지는 네팔에서 알아주는 한식 요리사다. 우리 나라의 내노라 하는 산악인들 원정에 요리사로 따라 나선 적이 많다. 그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 덕분에 리마도 이제 어엿한 요리사가 되었다. 전에는 음식이나 나르던 키친보이였는데 일취월장을 한 셈이다.

 

차창 밖 차도를 따라 학생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로 향한다. 빨간 상의에 넥타이를 매고 하얀 바지를 입은 남자 아이들이 한 무리 지나가면 그 뒤를 치마 입은 여자 아이들이 따른다. 우리 일행을 보고는 치기 어린 표정으로 혀를 낼름이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다. 이 세상 아이들은 모두 똑같다. 이런 천진한 아이들이 미래 네팔의 희망이리라.

 

트리슐리(Trishuli)와 둔체(Dunche)를 지났다. 왼쪽 아래로는 트리슐리 강이 굽이굽이 흘러간다. 차량 두 대가 교행하기 힘든 좁은 길을 용케도 빠져 나간다. 우리보다 운전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묘한 음율을 섞어 만든 크랙션 소리가 시도때도 없이 울려 퍼진다. 커브길 건너편에서 오는 차에게 보내는 경고음에서부터 길 비켜줘 고맙다는 감사 인사까지 모두 경음기가 맡는다. 가축들에게 길 비키란 경고음은 좀더 시끄럽다. 솔직히 너무 시끄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샤브루베시에 도착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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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 누리 2013.10.02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과 사진이 좋아서 구경 잘하고 갑니다.^^

  2. 보리올 2013.10.02 1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군과 더불어 암벽등반까지 하신다니 감탄이 배가 됩니다. 이렇게 산을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는 것이 요즘 제 살아가는 기쁨 중 하나지요. 늘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십시요.

  3. 안영숙 2013.10.02 2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몇년전 사진을 보니 감개무량하네.
    세월은 유수와 같으니 남은 인생 보람있게 보내는데 협조? 합시다.

  4. 보리올 2013.10.03 0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 남은 인생이라뇨? 회장님은 아직 팔팔한(?) 20대 후반이라서 무엇이든 원하는 것 모두 이룰 겁니다. 보람있게 살자는 말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