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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1.30 [슬로베니아] 크란 (8)

 

류블랴나(Ljubljana)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크란(Kranj)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엔 없던 도시였지만 어디선가 이름을 들어본 것 같아 잠시 쉬어갈 겸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크란은 인구 37,000명으로 슬로베니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라 했다. 지류인 코크라(Kokra) 강이 사바(Sava) 강으로 합류되는 지점 그 사이에 올드타운이 형성되어 있었다. 올드타운 양쪽으론 푹 꺼진 계곡이 자리잡고 있어 꼭 언덕배기에 세워진 도시같았다. 올드타운은 잘 보존된 중세도시라는 인상이 들었다. 어떤 사람은 크란이 19세기 슬로베니아 문학을 대표했던 시인 프란체 프레셰렌(France Prešeren)의 생가가 있는 곳이라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 그는 좀 더 북쪽에 있는 브르바(Vrba)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마 그가 죽기 전에 크란에서 3년간 변호사 생활을 하며 살았고, 1849년 사망하여 크란에 묻힌 것을 착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프레셰렌은 현재 슬로베니아의 국민영웅으로 여겨진다. 그의 시 <축배>는 슬로베니아의 국가가 되었고, 그의 사망일 28일은 국경일로 지정되었다. 슬로베니아의 2유로 동전에도 그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

 

올드타운으로 걸어갔다. 초입부터 고색창연한 모습을 지닌 건물들이 나타나 도시 전체가 아름답게 다가왔다. 곧 올드타운의 메인 광장에 닿았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라 한 눈에 주변 정경이 들어온다. 기념탑이 세워진 분수대 앞에 사람 몇 명이 의자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소박한 공간에 한가로움이 가득했다. 그래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건물들은 외관에 다양한 색상과 장식을 더해 고풍스러움을 줬다. 올드타운 중앙에 위치한 성 칸티누스 교회(St. Cantinus Church)도 지났다. 14세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교회였지만 문이 닫혀 있어 안으로 들어가진 못 했다. 교회 옆으론 프레셰렌 극장(Prešeren Theatre)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 앞을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는 프레셰렌 동상이 차지하고 있었다. 올드타운 끝에는 외관을 하얗게 칠한 타워와 교회가 세워져 있었다. 16세기에 지어진 타워는 마을 방어용으로 썼다는데 지금은 카페와 어린이 놀이터로 쓰이고 있었다.

 

 

올드타운 양쪽은 강이 흐르는 계곡이라 강 건너편 풍경을 바라보기 좋았다.

 

올드타운 초입에 있는 공립 도서관

 

건물 외관을 다양한 색깔로 칠해 마을에 생동감을 주었다.

 

 

다른 도시에 비해 그 규모가 크지 않았던 올드타운의 메인 광장

 

 

 

고딕 양식의 웅장함을 한껏 뽐내는 성 칸티누스 교회

 

 

크란에는 프레셰렌의 과거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여기는 프레셰렌 극장과 그 앞에 세워진 그의 동상.

 

 

 

 

 

 

 

마을 한 가운데를 지나는 도로를 따라 아름다운 마을을 눈에 담으며 올드타운 끝에 있는 타워까지 걸어갔다.

 

 

 

뒷골목으로 들어서 눈에 띄는 정겨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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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묭수니 2019.11.30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물들이 알록달록 예쁜 곳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 보리올 2019.11.30 2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크란을 관통하는 도로를 달리다가 잠시 들른 곳인데 올드타운이 꽤 아름다워 마음이 흡족했었죠. 유럽엔 이런 도시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2. 한러커플 2019.12.01 0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진짜 예술이네요.. 한국에서는 저런거 볼수없죠 ㅠㅠㅠ

    • 보리올 2019.12.01 2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운 댓글이네요. 우리는 재개발한다고 옛것을 몽땅 부수고 콘크리트로 건물을 새로 짓는 개념이라 이런 낭만적인 곳을 갖기가 어렵죠.

  3. 토요미대장1 2019.12.01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레드 호수 외에도 예쁜 것들이 참 많군요~

    • 보리올 2019.12.01 2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슬로베니아의 시골 마을도 좋은 곳이 많을텐데 시간 제약 때문에 가보지를 못 했습니다. 그나마 크란을 들른 것이 얼마나 다행이던지요.

  4. 해인 2020.01.07 15: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포스트를 보기전까진 이런 곳이 있었는지도 몰랐어요! 아직 저희는 루블랴냐에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운전하다가 쉴 겸 들려봐야겠어요! 도시가 참 예뻐요~

    • 보리올 2020.01.07 2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크란은 그리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란다. 류블랴나에서 블레드 호수 가는 길에 있으니 잠시 들러서 커피 한잔 하렴. 류블랴나는 가능하면 들르도록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