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짜리 멀티패스로 동분서주한 끝에 마지막으로 시도한 것은 몽블랑 트램웨이(Tramway du Mont Blanc)라 불리는 산악열차였다. 르파예(Le Fayet) 역을 출발해 해발 2,372m의 니데글(Nid d’Agile) 역까지 가는 이 열차는 12.4km 길이에 평균 15도 경사를 오른다. 출발점인 르파예로 갈까 하다가 레우슈에서 벨뷔(Bellevue, 1801m)까지는 케이블카로 오른 후에 벨뷔 역에서 산악열차를 타기로 했다. 1913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다는 몽블랑 트램웨이는 꽤 낡아 보였지만 아직도 덜컹거리며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벨뷔에서 기차에 올랐다. 낭만이 뚝뚝 떨어지는 기차는 사람들로 붐볐고 입석도 거의 만원이었다. 느릿느릿 산자락을 에둘러 종점인 니데글 역에 도착했다.

 

마지막 터널을 지나 가파른 경사에 세운 기차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어디론가 떠났다. 니데글 산장까지 하이킹을 가는 사람도 있었고, 몽블랑 정상을 오르기 위해 그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구떼 산장으로 오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배웅만 할뿐, 그들 뒤를 따를 수가 없었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은 탓에 다음 기차는 타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사방을 둘러본 다음에 내려가는 사람들 속에 섞였다. 니데글에서 몽블랑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그 대신 구떼 봉(Dome du Gouter)와 비오나세이 봉(Aiguille de Bionnassay), 그리고 그 아래 형성된 비오나세이 빙하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몽블랑은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았으니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다시 산악열차에 몸을 싣고 벨뷔 역으로 향했다.

 

 

레우슈에서 벨뷔행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벨뷔 역까진 150m를 걸어야 했다.

 

 

몽블랑 트램웨이가 정차하는 벨뷔 역

 

 

산악열차가 벨뷔 역으로 들어와 승객을 태웠다. 기차에 오르는 사람만 있었다.

 

니데글 역에 도착한 산악열차에서 손님들이 내리고 있다.

 

니데글 역에서 각자 목적지를 찾아 길을 떠나고 있다.

 

 

 

니데글에서의 조망. 비오나세이 봉과 빙하가 유독 시선을 잡아 끌었다.

 

 

니데글 역을 출발해 하산하는 기차에 올랐다.

 

 

하산하는 기차에서 바라본 산악 풍경은 푸르름이 가득했다.

 

 

산악열차가 벨뷔 역에 도착하면서 몽블랑 트램웨이 체험이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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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ONI쌤 2019.03.14 0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따 이쁘다! 올해 가기전에 여행 한번 다녀와야겠는데 크으....

  2. 체질이야기 2019.03.14 1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기차가 왜저리 장난감같죠? ㅎ
    풍경은 진짜 끝내주네요 ...

  3. 찻찻 2019.03.15 0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저도 작년에 몽블랑 트래킹 다녀왔는데.. 정말 좋은기억이 있어요. 경치 끝내주죠.. ㅎㅎ 반가워서 들렀다갑니당~~

  4. 해피후니 2019.03.15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20년전에 다녀왔는데 지금은 메르 드 글라스 많이 녹았죠????? 몽블랑 정상, 메드 드 글라스, 앞쪽 산 총 3번을 올라갔는데 정말 최고로 감명 받은 장소 중 하나였습니다. 다시 가고 싶네요~~~

    • 보리올 2019.03.15 1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멋진 추억이 있는 곳이군요. 언제나 다시 찾아도 좋을 겁니다. 빙하는 20년 전에 비해 많이 녹았습니다. 갈수록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져 걱정입니다.

 

해발 1,894m의 플레제르(Flegere)로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뚜르 가는 버스를 타고 레프라(Les Praz)에서 내렸다. 케이블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래로 골프장이 나타났고 곧 샤모니와 몽블랑이 보이기 시작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플레제르 산장과 레스토랑부터 들렀다. 산장이나 레스토랑 앞마당은 멋진 전망대 역할을 한다. 안락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며 여유롭게 산악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예전에 플레제르 산장에서 하룻밤 묵은 적이 있어 이곳 풍경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여기서 바라보는 산악 풍경은 한 마디로 대단하다. 운이 좋게도 몽블랑 정상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샤모니 계곡 건너편에 자리잡은 침봉들도 눈에 들어왔지만 구름에 가리는 것이 좀 아쉬웠다. 몽땅베르에서 보았던 메르 드 글라스 빙하와 그 뒤에 버티고 있는 그랑 조라스도 눈에 들어왔다.

 

사실 플레제르는 락블랑(Lac Blanc)을 가기 위해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아니면 해발 2,595m의 엥덱스(Index)까지 스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하이킹을 즐기기도 하지만, 난 레스토랑 앞뜰에서 맥주 한 잔 시켜놓고 내내 몽블랑만 바라보다가 내려왔다. 다시 버스를 타고 레우슈(Les Houches)로 이동하여 레샤방(Les Chavants)에서 곤돌라로 해발 1,900m에 있는 프라리옹 고원(Prarion Plateau)으로 올랐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았다. 겨울엔 스키장으로 사용하지만 여름철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세상이었다. 여기서도 몽블랑 정상을 볼 수 있다곤 하지만 식별이 쉽지 않았고 조망도 별로였다. 오히려 몽블랑 앞에 있는 돔뒤구떼(Dome du Gouter, 4304m)와 에귀드비오나세이(Aiguille de Bionnassay, 4052m)가 더 뚜렷이 보였다.

 

레프라에 있는 플레제르행 케이블카 승강장

 

 

 

플레제르에 있는 레스토랑 앞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샤모니 계곡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들이 구름 속에 모습을 감췄다.

 

 

구름이 많은 날씨임에도 온전한 모습의 몽블랑 정상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샤모니 계곡 반대편에 메르 드 그라스 빙하가 길게 자리잡고 있다.

 

레우슈에 있는 프라리옹행 곤돌라 승강장

 

 

겨울철에는 스키, 여름철에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인파가 많다.

 

 

프라리옹 고원을 한가롭게 거닐다 고원에 설치한 호텔과 옛 시설 잔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프라리옹에서 바라본 몽블랑 산군. 구떼와 비오나세이 봉이 두드러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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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퍼기 2019.03.11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위스랑 느낌이 비슷하네요ㅎ좋은 사진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해발 4,810m의 서유럽 최고봉 몽블랑 바로 아래에 자리잡은 샤모니(Charmonix)를 다시 찾았다. 사람들로 붐비고 케이블카 등 편의시설이 너무 잘 갖춰져 있어 살짝 마음이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샤모니에 오면 마음이 편하다. 흔히 샤모니라 불리는 이 마을의 정식 명칭은 샤모니 몽블랑(Charmonix-Mont-Blanc)이다. 1786년 몽블랑을 초등정한 역사적 사실 때문에 근대 알피니즘의 태동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세상에 있는 수많은 산악 마을 가운데 난 샤모니가 가장 편리한 시설을 갖추고 있고,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고 생각한다. 마을 중앙에 자리잡은 카페나 레스토랑조차도 사람들로 넘쳐나 산악 마을이란 사실을 잠시 잊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커피나 맥주,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 마디로 신선놀음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웃음과 수다가 넘치는 힐링의 장소라고나 할까. 샤모니는 대단한 컨텐츠를 지니고 있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시끄러운 마을을 떠나 잠시 산악인 묘지에 들렀다. 평소 이름으로만 알던 유명 산악인들이 여기 누워 있었다. 특히, 마터호른을 초등한 에드워드 윔퍼(Edward Whymper), 인류 최초로 8,000급 봉우리 안나푸르나를 초등한 모리스 에르조그(Maurice Herzog)의 비석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남들이 눈치채지 못 하게 살짝 머리를 조아렸다.

 

 

 몽블랑 초등정자 중 한 명인 미셸 파카드(Michel Paccard)의 동상.

자크 발마(Jaques Balmat)의 모략으로 한 동안 초등정을 인정받지 못 하다가 뒤늦게 인정받아 이 동상이 세워졌다.

 

사람으로 흥청거리는 샤모니 마을에 음악으로 흥겨움을 더 해주는 음악인들

 

마을 곳곳에 식수를 받을 수 있는 샘을 만들어 놓았다.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위령비 또한 마을 중앙에 세워져 있었다.

 

험봉 아래서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하는 샤모니 역사

 

 

샤모니 역 뒤에 산악인 묘지가 조성되어 있어 산에서 산화한 사람들이 영면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악인 에드워드 윔퍼와 모리스 에르조그의 묘소와 비석을 발견했다.

 

 

샤모니에도 가끔 파머스 마켓이 열려 과일이나 빵, 치즈, 공예품을 팔고 있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국립스키등산학교(ENSA) 건물이 샤모니에 있다.

 

샤모니는 고개만 들면 어디에서나 산악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어느 가옥이나 깔끔하게 주변을 가꿔 놓아 높은 의식 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샤모니 유명 버거집인 포코 로코(Poco Loco)를 자주 찾게 된다.

 

샤모니에서 며칠 묵었던 프앵트 이사벨 호텔

 

 

레우슈(Les Houches)에 있는 산골 로지도 고풍스럽고 조용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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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9.03.19 2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을 굉장히 좋아하는 저에게 샤모니는 꿈의 장소입니다. 언젠가 꼭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