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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22 [워싱턴 주] 올림픽 국립공원 ⑻ (6)
  2. 2014.09.16 [워싱턴 주] 올림픽 국립공원 ⑷ (6)

 

솔덕 밸리를 빠져나와 레이크 크레센트를 지나치는데 구름이 낮게 깔린 호수 풍경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했다. 그 신비로운 모습에 넋이 나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호수로 다가갔다. 우리 옆으로 차들이 쌩쌩 지나쳤다. 레이크 크레센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메어리미어 폭포(Marymere Falls)도 다녀오기로 했다. 트레일 기점이 있는 스톰 킹(Storm King) 레인저 사무실 주변엔 하얀 꽃이 안개처럼 피어 있었다. 왕복 1.5km밖에 되지 않는 짧은 트레일은 거의 평지 수준이었다. 다리를 건넌 후에야 폭포까지 좀 고도를 올린다. 숲은 푸르름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마음이 절로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메어리미어 폭포는 물줄기가 가는 실폭포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낙차는 30m 정도 되었다.  

 

엘와(Elwha) 강을 따라 차를 몰았다. 올림픽 국립공원에서는 꽤나 규모가 큰 강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한때는 연어가 회귀하던 강이었다던데 그 안에 댐이 두 개나 건설되면서 연어가 갈길을 잃었다고 한다. 알테어(Altair) 캠핑장 직전에 있는 다리 위에서 엘와 강을 굽어보며 갈곳을 잃은 연어들은 어디에 알을 낳았을까 궁금해졌다. 하지만 시장기에 그 생각은 금방 잊혔다. 엘와 레인저 사무실 부근에 있는 피크닉 테이블을 정해 점심을 준비했다. 물이 끓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우산을 펼쳐야 했다. 농심에서 만든 테리야키 비빔우동을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양도 적고 맛도 그래 매콤한 비빔면을 다시 끓여야 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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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10.09 0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숲 속의 그림 같은 집에 누가 사나 했더니 사무소,,ㅠㅠ
    평지 수준의 짧은 트레일..제게 딱인데요..매일 차가 쌩~다니는 길을 걷자니 지겹기도 하고 불안하거든요..
    사진만 봐도 마음이 편해지는 이 기분 아실랑가 몰라요..ㅎㅎ

  2. 설록차 2014.10.10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리올님 사진은 언제나 '자연'이 주인공이잖아요..
    숲 길을 걷는 상상도 하고~ 새벽에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 보리올 2014.10.11 0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사진의 주인공이 자연이라는 말씀 들으니 정말 그런 사진이 많구나 싶네요. 자연에 드는 것을 좋아하니 어쩔 수가 없겠지요?

  3. Justin 2014.11.01 0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서는 저런 아담한 폭포지만 저희 나라에 있었으면 관광지로 열심히 개발을 해놨을겁니다. 백두대간 종주할때 여러 곳을 드나들면서 주위에 도로를 내고 건물을 짓는다고 산을 깎아내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지금도 문득문득 환경 파괴되는 기사를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 보리올 2014.11.02 2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의 작은 힘이라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보태야 하지 않겠냐? 환경 보전에 대해선 우리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한 수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허리케인 리지를 내려와 레이크 크레센트(Lake Crescent)까지는 꽤 달린 것 같았다. 지도 상으론 그리 멀지 않았는데 시간은 좀 걸렸다. 레이크 크레센트는 길이가 19km에 이르는 엄청 큰 호수다. 호수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따라 레이크 크레센트 로지에 닿았다. 먼저 호숫가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로지부터 구경했다. 1915년에 지어졌다니 100년 역사를 지닌 산장이다. 레이크 크레센트는 그 이름처럼 초승달 모양으로 생긴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호수는 무척 맑았고 푸르디 푸르게 빛났다. 모래사장에선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몇몇 젊은이들이 보트를 끌고 나가 호수 위에서 열심히 노를 젓는다. 잔잔한 호수에서 보트 한두 척 노니는 풍경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화로운 느낌이 들었다.

 

로지에서 시작하는 모멘츠 인 타임 트레일(Moments in Time Trail)을 좀 걷기로 했다. 1km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에 오르내림도 없는 트레일이었지만 호숫가에서 시작해 숲 속을 한 바퀴 돌아나오는데 숲이 생각보다 울창해서 정글에 들어온 기분이 났다. 나무도 큰 것은 그 밑둥을 몇 사람이 둘러싸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나무들이 벌목되지 않고 여태 보전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였다. 잘 보전된 생태 공원을 둘러본 느낌이었다. 호수로 다시 돌아오니 호수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오리 몇 마리가 무심하게 호수 위를 헤엄친다. 우리도 더 어두워지기 전에 솔덕(Sol Duc) 온천 캠핑장에 텐트를 치려면 서둘러야 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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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기심과 여러가지 2014.09.25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았습니다. 쌀쌀해진 날씨 조심하시고, 멋진 하루 되세요~

  2. 설록차 2014.09.29 0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oments in time* 이름 마음에 들어요..자살 바위, 죽음의 계곡 이런 이름을 붙히는 곳 보다 휠씬 좋습니다..

    • 보리올 2014.09.29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래도 어두운 이름보다는 이렇게 낭만적인 이름이 좋겠지요. 짧은 트레일이었지만 세월의 흐름을 품고 있었습니다.

  3. Justin 2014.10.16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리낌없이 어머니는 무슨 연유로 저 외국인에게 갔는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 보리올 2014.10.17 2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엄마가 가끔 대담하고 용감하다는 것 몰랐구나. 나도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단다. 어떤 사람을 일방적으로 이렇다 정의하는 것이 때론 큰 우를 범하는 일이니 명심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