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루엣(Lilooet)부터 본격적인 골드 컨트리(Gold Country)로 들어섰다. 사실 골드 컨트리라 불리는 곳은 미국에도 있다. 이 지역에서 벌어진 1858년의 카리부 골드러시(Cariboo Gold Rush)9년이나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골드러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불나방처럼 금을 쫓아 몰려든 탐광꾼들이 만든 역사를 두 곳이 똑같은 이름으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날이 어두워진 시각에 릴루엣에 도착해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웅장한 산세에 둘러싸인 릴루엣의 진면목은 아침에서야 둘러볼 수 있었다. 골드러시 당시엔 인구 15,000명을 지닌 대도시였고, 최초의 카리부 왜곤 로드(Cariboo Wagon Road)의 시작점, 즉 마일 제로로 불릴 정도로 골드러시의 물자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곳이지만, 현재는 인구 2,300명의 중소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시투스카이 하이웨이라 불리는 99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진을 계속했다. 97번 하이웨이를 만나 우회전을 해서 남하를 시작했다. 곧 캐시크릭(Cashe Creek)에 닿았다. 몇 번 지나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작은 마을인 줄은 미처 몰랐다.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와 97번 하이웨이가 지나는 교통 요충지에 해당하지만 몇몇 비즈니스 건물 외에는 볼 것이 없었다. 벌거숭이 모습의 부드러운 산세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점은 우리 눈길을 끌었다. 캐시크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애쉬크로프트(Ashcroft)도 들렀다. 톰슨 강(Thompson River) 동편에 위치하고 있었고, 캐시크릭과 마찬가지로 골드러시로 성장한 도시였다. 역사적인 건물을 잘 보존하고 있어 많은 영화의 로케이션이 되기도 했단다. 옛 소방서 건물과 헤리티지 플레이스(Heritage Place)에 있는 역사적 유물을 둘러보고 톰슨 강을 따라 남으로 향했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 릴루엣의 차가운 아침 풍경을 만났다.



마블 캐니언(Marble Canyon) 주립공원에 있는 파빌리언 호수(Pavilion Lake)도 꽁꽁 얼었다.




교통 요충지인 캐시크릭은 마을을 둘러싼 산세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애쉬크로프트엔 몇 차례 화재에도 살아남은 역사적인 건물이 많았다. 헤리티지 플레이스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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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1.11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 중턱에 있는 GRAD 81 이런 간판들은 졸업기수를 나타내는거겠죠? 독특하고 신기하네요!

    • 보리올 2018.01.12 2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 아이다호 주에 있는 조그만 마을의 산자락에 1920년부터 그곳 고등학교 졸업연도를 적는 전통이 있었는데, 여기도 그 전통을 모방한 것이 아닌가 싶더라. 저런 작은 아이디어가 마을을 살리는 것이 신기하지 않냐?

 

빅토리아 도심에서 더글러스 스트리트(Douglas Street)를 타고 남쪽 외곽으로 빠져 나왔다. 비콘힐(Beacon Hill) 공원을 가기 위해서다. 공원 끝자락에 서면 후안 데 푸카 해협(Strait of Juan de Fuca) 건너편으로 미국 워싱턴 주 올림픽 국립공원의 장쾌한 산악 능선이 펼쳐진다. 바닷가에 서서 그 풍경만 바라보아도 눈이 시원해지지만 여기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두 가지 기념물이 더 있다. 캐나다를 동서로 횡단하는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 1번 하이웨이가 시작하는 마일 제로(Mile Zero) 기념비가 그 첫 번째다. 태평양을 출발해 캐나다 10개 주를 모두 지난 다음 대서양에 면한 뉴펀들랜드의 세인트 존스(St. Johns)까지 장장 7,821km를 달린다. 바로 그 옆에 테리 팍스(Terry Fox)의 동상도 서있다. 골수암으로 다리 하나를 절단한 채 세인트 존스를 출발, 빅토리아를 향해 마라톤을 벌이던 그는 도중에 암이 재발해 계획을 중단하고 얼마 후 세상을 떴다.

 

바닷가를 따라 동쪽으로 차를 몰아 오크 베이 마리나(Oak Bay Marina)를 찾아갔다. 도심에서 가까운 위치에 요트 계류장과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어 찾는 사람이 제법 많다. 바다 건너편으론 미국 워싱턴 주의 베이커 산(Mt. Baker)이 하얀 눈을 이고선 멀리서 손짓을 한다. 여기에 사람들 발길을 잡아 끄는 한 무리의 물개가 살고 있다. 이 번잡한 곳에 생활 터전을 잡은 물개들의 의도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녀석들은 사람 기척만 있으면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곤 먹이를 달라 조른다. 사람들이 매점에서 물개 먹이로 파는 생선 조각을 수시로 던져주기 때문이다. 우리도 한 봉지 구입해 녀석들에게 던져 주었다. 너무 쉽게 먹이를 구하려는 행동이 좀 얄밉긴 하지만 그렇다고 물개를 탓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어디에도 물개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판이 없어 마음이 좀 놓였다.

 

 

 

컨페더레이션 파운틴(Confederation Fountain) 1967년 캐나다 연방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분수대다.

그 주변 돌벽에는 캐나다 연방을 이룬 모든 주의 문장이 걸려 있다.

 

 

 

캐나다를 관통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의 서쪽 기점에 마일 제로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비콘힐 공원에서 바다 건너 미국땅에 자리잡은 올림픽 국립공원의 웅장한 산악 지형을 바라보았다.

 

비콘힐 공원 한 구석에 세워진 토템 폴.

높이가 38.8km 1956년 세워질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고 하지만 현재는 네 번째로 높은 토템 폴이 되었다.

 

바다로 튀어나온 곳에 위치한 클로버 포인트(Clover Point)는 연을 날리기 아주 좋은 장소다.

 

 

빅토리아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오크 베이 마리나가 있어 많은 요트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오크 베이 마리나에는 물개 몇 마리가 사람들이 던져주는 생선 조각에 미련이 남아 멀리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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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09.27 0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개가 넘 귀여워요. 근데 전 블랙 물개만 봤는데, 이 물개는 하얀색에 점이 박힌 점박이 물개라 신기합니다.^^

    • 보리올 2016.09.27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녀석들 무척 영악합니다. 사람들이 생선 조각을 들고 오는지 미리 확인하곤 그 사람에게만 몰려 갑니다. 산에서 만나는 그레이 제이와 행태가 비슷하더군요.

  2. sword 2016.09.27 14: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빅토리아에도 테리폭스의 동상이 있다니 신기하네요 ㄷㄷ

    • 보리올 2016.09.28 0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빅토리아에도 테리 팍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답니다. 테리 팍스가 '희망의 마라톤'을 시작한 뉴펀들랜드 세인트 존스의 마일 제로에서도 그의 동상을 보았지요. 마라톤 도중에 그가 죽지 않았더라면 그 마라톤의 종착점이 되었을 빅토리아 마일 제로에도 동상을 세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3. justin 2016.10.08 2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기서도 베이커산이 보인다니 놀랍습니다! 여기는 가까운 북한산도 공기가 안 좋아서 안 보일때가 많아요. 캐나다 살 때는 너무나 익숙해서 몰랐는데 공기가 여기와 너무 틀립니다.

    • 보리올 2016.10.14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기 오염으로 공기가 좋지 않아 한국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 상황이라 너무 걱정스럽구나. 국민 건강에도 유해한 요소인데 어쩔 방안이 없으니 말야. 캐나다엔 깨끗한 공기와 물이 있어 다행이다만 자랑할 수도 없고.

 

밴쿠버 아일랜드를 다녀오는 길에 우리가 갔던 길로 되돌아오는 대신 코목스에서 페리를 타고 파웰 리버(Powell River)로 건너가 선샤인 코스트를 따라 내려오기로 했다. 이 코스는 밴쿠버까지 페리를 세 번이나 타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고 페리 비용 또한 배로 든다. 하지만 밴쿠버에 살면서도 선샤인 코스트는 자주 가기가 어려운 곳이라 이번 기회에 들려오기로 한 것이다. 선샤인 코스트는 밴쿠버와 페리로 연결된 랭데일(Langdale)에서 런드(Lund)까지 180km에 이르는 해안 지역을 일컫는다. 밴쿠버에서 배를 타고 가기 때문에 섬으로 드는 느낌이 들지만 실제는 캐나다 대륙의 일부분이다. 차를 몰아 밴쿠버로 내려오면서 공연히 이 길을 택했다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고, 바삐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적으로 많이 쫓긴 여행이었다.

 

이 세상에 선샤인 코스트라 불리는 지역이 몇 군데 있다.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에도 이 이름을 쓰는 해안 지역이 있는데 모두가 햇살이 많이 드는 곳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의 선샤인 코스트도 연중 2,400시간 이상 햇살을 받는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 수치가 많은 것인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이 지역이 맑은 날이 많고 일조량이 많은 것은 밴쿠버 아일랜드에 있는 산악지형 덕분이다. 태평양을 건너오는 비구름이 밴쿠버 아일랜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높은 산맥에 부딪쳐 비를 뿌리기 때문에 산맥 건너편인 선샤인 코스트는 비가 적다. 예전에 어떤 자료를 조사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 산맥을 사이에 두고 밴쿠버 아일랜드 동해안과 서해안에 있는 어느 두 도시는 연간 강수량이 10배나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바다를 건너는데 30분이면 충분할 것이라 예상했던 코목스~파웰 리버까지의 페리가 무려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우리가 소요시간을 잘못 안 것이다. 파웰 리버 구경을 생략하고 바로 북으로 향했다. 101번 도로 종점인 런드로 가기 위해서다. 런드는 데설레이션 사운드(Desolation Sound) 해양주립공원이나 코플랜드 아일랜즈(Copeland Islands) 해양주립공원으로 드는 거점이라 의외로 부산했다. 바닷가에 정박해 있는 워터 택시들도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느라 성업 중인 것으로 보였다. 사람들은 여기서 하이킹 외에도 카약과 요트, 낚시, 스쿠버 다이빙을 주로 즐기는 모양이었다. 우리가 런드를 방문한 주요 관심사인 101번 도로의 북쪽 마일 제로(Mile Zero) 기념비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남하를 시작했다.

 

왼쪽으로는 험봉이 솟아있고 오른쪽으론 바다가 펼쳐지는 도로를 줄곧 달렸다. 바다 건너엔 밴쿠버 아일랜드가 빤히 보였다. 솔터리 베이(Saltery Bay)에서 얼스 코브(Earls Cove)까지 두 번째 페리를 탔다. 배에서 내려 에그몬트(Egmont)로 들어섰다. 에그몬트는 스쿠컴척 내로우즈(Skookumchuck Narrows) 주립공원으로 드는 작은 어촌마을이다. 거기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스쿠컴척 내로우즈는 엄청난 속도의 조류가 흘러가며 소용돌이를 만드는 곳인데, 이런 현상은 모두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발생한다. 조수간만의 차가 3m라면 이곳을 지나는 바닷물이 자그마치 2,000억 갤론이나 된다고 한다. 조류도 엄청 빨라 어느 때는 시속 30km가 넘는다고 한다. 부지런히 걸어 스쿠컴척 내로우즈에 도착했더니 카약이나 보드를 타고 그 거센 조류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몇 명 있었다. 그 친구들은 모험을 즐기고 우리는 그 친구들이 연출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즐겼다.

 

 

 

코목스에서 파웰 리버로 가는 BC 페리 선상에서 바라본 선샤인 코스트 산악 지형.

 

 

 

101번 도로의 북쪽 종점인 런드는 해양공원을 찾는 사람들로 붐볐다.

 

 

솔터리 베이에서 얼스 코브까지 가는 두 번째 BC 페리 선상.

 

 

 

한적한 어촌마을인 에그몬트는 스쿠컴척 내로우즈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모험심으로 가득한 젊은이들이 스쿠컴척 내로우즈에서 거센 조류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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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8.21 17: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 한국은 너무 덥습니다 ~ 스쿠컴척 내로우즈에서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만 봐도 시원하네요! 저들이 부럽습니다 ~

    • 보리올 2016.08.22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밴쿠버도 며칠간 30도가 넘었다 하는데 내가 오니까 20도로 떨어졌더구나. 더운기운이 전혀 없네. 나만 피서를 한 것 같은데 미안해서 어쩌지?

  2. 시애틀 2016.08.22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샤인 코스트" 이름이 멋지군요. 바다 조류가 엄청 나 보입니다.
    캐나다 자연은 정말 좋아요. 전에 가족과 시애틀에서 알래스카 호머까지
    왕복 자동차 여행을 했을때 보았던 캐나다의 자연은 자주 생각 납니다.^^
    요즘도 하이킹 자주 하시는지요?

    • 보리올 2016.08.22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름을 건강하게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전 몽블랑과 노르웨이 하이킹 잘 마치고 오늘에사 밴쿠버로 돌아왔습니다. 언제 캐나다 자연을 만끽하러 한번 건너오시죠.

  3. 시애틀 2016.08.23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럽에 다녀오셨군요. 몽불랑은 멀리서만 바라본게 다인데, 작년에 가족과 오스트리아 Innsbruck에서 스위츨랜드 Interlaken까지
    걸었을때 도착후 케이블카로 주변 산에 오르니 몽블랑이 보이더군요. 노르웨이는 여름 낮시간도 길고 해서 하이킹과 자연을 즐기시기에
    시간이 충분했을것 같군요. 세상을 둘러보며 걸으시는 보리올님은 정말 건강한 삶을 사시는군요. 저희 가족도 많이 걷는 편입니다.
    올여름에는 가족모두 한달간 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칼을 걷고 왔습니다. 저도 어제 시애틀에서 시카고 까지 4천마일 자동차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보리올님과 언제 만나면 서로 이야기거리가 무척 많을듯 하군요..^^

    • 보리올 2016.08.23 2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이번 유럽 여행은 누구의 부탁이 있어서 반은 일로 다녀온 겁니다. 몽블랑 아래에 있는 샤모니와 노르웨이는 거의 30년만에 재회한 것이라 나름 감회가 깊었죠. 언제 커피 한잔 하면서 여행이야기 한번 나눠볼까요?

 

시그널 힐(Signal Hill)은 세인트 존스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세인트 존스 항을 감싸안은 지형에서 한쪽 끝단에는 시그널 힐이, 다른 쪽엔 포트 암허스트(Fort Amherst)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캐보트 타워(Cabot Tower)는 시그널 힐 꼭대기에 세워져 있는데, 이곳은 1901년 마르코니(G. Marconi)3,468km 떨어진 콘월에서 송신한 무선 신호를 잡아낸 곳으로 유명하다. 완만한 구릉지대엔 트레일이 있어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산책하기에 좋았다. 안개가 끼어 먼 거리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운치가 있었다. 집사람이 캐보트 타워를 내려서다 미끄러지는 바람에 넘어졌는데, 공원 관리인이 그것을 보고 엠브런스를 불러 의료진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린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그냥 돌려보냈다.

 

세인트 존스 외곽에 있는 퀴디 비디(Quidi Vidi)로 향하다가 테리 팍스(Terry Fox)의 동상이 세워진 마일 제로(Mile 0)도 둘러 보았다. 캐나다를 동서로 횡단하는 희망의 마라톤이 1980년 여기서 시작되었다니 나에게도 감회가 깊었다. 대륙 반대편에 있는 빅토리아의 마일 제로도 예전에 들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테리 팍스는 암이 재발되어 빅토리아까진 갈 수가 없었다. 퀴디 비디는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었다. 마침 해안가에 빙산 두 개가 떠내려와 머물고 있어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것이 좀 아쉬웠다. 퀴디 비디에서 다시 북상해 미들 코브(Middle Cove)와 토베이(Torbay)를 들러 거기서도 멀리 있는 빙산 몇 개를 보고는 세인트 존스로 돌아왔다.

 

 

 

 

 

 

 

 

시그널 힐은 캐나다에서 꽤나 유명한 역사 유적지로 통한다. 오래 전에는 세인트 존스로 들어오는 배들을 식별해

신호수가 깃발로 알려주던 곳이었다. 1762년에는 북미 지역에서 7년 전쟁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빅토리아에 있는 테리 팍스의 마일 제로 표지판을 보고 이번에는 세인트 존스에 있는 마일 제로도 보게 되어 감회가 컸다. 여긴 테리 팍스가 희망의 마라톤을 시작한 곳이고, 빅토리아는 마라톤의 목적지였지만 결국은 가지를 못했다.

 

 

 

 

 

 

 

조그만 어촌 마을인 퀴디 비디는 동일한 이름의 맥주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어 뉴펀들랜드에선 이름이 나있다.

 

 

미들 코브는 작은 빙어(capelin)가 산란을 위해 6, 7월경이면 새까맣게 비치로 올라오는 장관을 연출한다.

토베이는 미들 코브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바닷가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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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11.26 1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조그만 빙하도 홀로 먼 곳까지 여행을 왔습니다. 절벽과 바다, 빙하, 그리고 집들이 한데 어우러져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어머니와의 뉴펀들랜드 여행에서 보기드문 일들이 꽤나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럼주도 원샷하고 넘어져서 911까지 오게 돼는 이야기거리가 참 흥미롭습니다.

    • 보리올 2014.11.26 1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건 빙하라 부르기보단 빙산이라 부르지. Glacier와 Iceberg로 그 영문 이름도 다르고. 북극해에서 만들어진 빙산이 뉴펀들랜드까지 떠내려와 녹는 모양이더라. 그래서 뉴펀들랜드에선 심심치 않게 바다에 떠다니는 빙산을 볼 수가 있지. 타이태닉호도 빙산과 부딪혀 침몰했다고 하지 않냐.

 

 

도슨 크릭(Dawson Creek)까진 200km 거리였다. 장거리 여행에서 200km는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도슨 크릭 가기 전에 있는 체트윈드(Chetwynd)의 팀 홀튼스에서 모닝 커피부터 마셨다. 바쁜 여행 일정 속에서 한 잔의 커피가 주는 행복감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도슨 크릭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마일 제로 기념탑. 바로 알래스카 하이웨이(Alaska Highway)의 기점인 곳이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는 도슨 크릭을 출발해 유콘의 화이트호스를 지나 알래스카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달리는 도로다. 이제부터 우린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려 유콘으로 들어간다.

 

알래스카 하이웨이 건설에는 재미있는 역사가 숨어 있다. 194112월 진주만을 공습한 일본이 알래스카도 침공할 것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보급품 수송을 위해 미국 본토와 알래스카를 육로로 연결하는 도로 건설 계획을 세운다. 캐나다 정부의 도움을 받아 일사천리로 도로를 놓았는데, 그 공사 기간이 환상 그 자체였다. 1942 3월에 공사를 시작해 그 해 11월 완공될 때까지 모두 8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캐나다의 느려 터진 도로공사 현장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네들도 정작 다급하면 이런 일도 하는구나 싶었다. 어디까지 포함시키냐에 따라 하이웨이의 거리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데, 도로를 직선화하는 등 개선작업을 통해 현재는 2,232km로 본다.   

 

도슨 크릭 북쪽에 있는 커뮤니티들은 천연가스 개발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포트 세인트 존(Fort St. John)이 그렇고, 포트 넬슨(Fort Nelsen)이 그랬다. 10년 전에는 허허벌판이었던 곳에 건물이 들어서고 호텔이 지어졌다. 차에서도 여기저기 설치된 가스전을 볼 수가 있었다. 이 지역은 교통량도 많았다. 기름값이 엄청 비쌌던 포트 넬슨을 벗어나서야 차량이 현격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는 대부분 포장이 되어 있지만 도로 상태는 좋지 않았다. 모래나 자갈이 깔려 있는 구간도 있어 반대편 차량과 교행할 땐 잔돌이 유리에 때린다. 이렇게 자주 맞다가 유리창이 깨지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스톤 마운틴(Stone Mountain)을 지나며 순록(Caribou) 두 마리와 처음으로 조우했는데, 문초 호수(Muncho Lake)를 지날 때는 떼로 만났다. 아예 도로로 내려와 지나가는 차량을 막고 있었다. 그래도 경음기 한 번 울리지 않고 기다려주는 착한 운전자를 만나 기분이 좋았다. 이 순록은 BC주 북부와 유콘, 알래스카 등 추운 지방에 많이 분포한다. 오늘 야영할 리어드 리버 온천(Liard River Hotsprings)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바이슨(Bison) 떼도 만났다. 아니, 바이슨이 여기에도 산단 말인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보았던 무리보다는 훨씬 규모가 작았지만 그래도 바이슨을 보는 행운을 얻다니 이 무슨 횡재인가.

 

 

 

 

<사진 설명> 도슨 크릭 도심에 있는 알래스카 하이웨이의 기념 동판과 마일 제로 기념탑. 여기엔 페어뱅크스까지의 거리가 1,523마일(2,450km)이라 적혀 있었다.

 

 

 

<사진 설명>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리며 도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전반적으로 차량 운행이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BC 주의 포트 넬슨(Fort Nelson)까진 교통량이 꽤 많았다.

 

 

<사진 설명> 스톤 마운틴 주립공원을 들어서자, 우리를 마중나온 순록과 처음으로 만났다. 이 지역은 달 양(Dall Sheep)과 같은 종자인 스톤 양(Stone Sheep)이 많다고 해서 한 번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그 대신 순록이 등장한 것이다

 

 

 

 

 

 

 

 

 

<사진 설명> 문초 호수(Muncho Lake)를 지나는데 해가 진다. 산봉우리에 마지막 한 줌의 빛이 내려 앉았다. 고요한 호수, 구름 가득한 하늘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순록 떼가 도로로 내려와 차량 통행을 막았다. 도로에 남아있는 소금끼를 햩기 위해 나온 것일 게다. 우리가 기다리는 것도 개의치 않고 여유만만 제 할 일 모두 마치고 길을 건너 사라졌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사진 설명> 리어드 리버 온천에 도착할 무렵, 길가에서 풀을 뜯는 야생 바이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기서 바이슨을 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버팔로라 부르는 바이슨까지 우리를 영접 나왔으니 우린 운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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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2.07 05: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려 유콘 끝까지 가면 무엇이 있을까~궁금합니다...
    그냥 하이웨이를 달려 보자고 가신건 아닐테니까요...

    • 보리올 2014.02.07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콘 여행에서 남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지만 산행이나 산악 풍경도 특이했습니다. 차근차근 적어 나갈테니 기대해 주십시요.

  2. 해인 2014.02.08 0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벤쿠버에 수년간 살면서 한번도 1번 하이웨이가 construction free 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뭔가 엄청난 동기부여가 없다면 다음 10년도 거뜬히 느긋하게 공사하고 있겠는걸요 ? 일본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것일수도..... 8개월만에 2232km의 고속도로를 완공한 것말이죠..

    • 보리올 2014.02.08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다고 일본 보고 여기로 쳐들어오라고 부탁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 '여기는 캐나다구나!'라 생각하며 만만디 습성을 익히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3. 블로그앤미 2014.10.23 14: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블로그 내용이 좋아서♡ 블로그모음 서비스인 블로그앤미(http://blogand.me) 에 등록했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