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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산에 들다 - 한국 2013. 12. 12. 12:29

 

무더운 8월에 본사에서 며칠간 마라톤 회의를 하고 국내 자회사 몇 군데를 방문하는 일정이 잡혔다. 본사와 자회사, 그리고 해외지사까지 모두 모여 새로운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회의 마지막에 본사 임원과 회의 참석자 전원이 참가하는 산행이 마련되어 있었다. 최근에 산을 다녀본 적이 없어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긴 했다. 하지만 나야 원래부터 산을 좋아했던 사람 아닌가. 문제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무더위였다. 하필이면 그런 날 산행을 하게 되다니……. 육모정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해 영봉을 거쳐 위문으로 올라가서는 반대편 대서문 쪽으로 하산을 한다고 했다.

 

내딴에는 북한산 등산 코스는 대부분 섭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봉 코스는 처음이라 좀 당황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용덕사라는 절을 지났고, 거기서부터 육모정 고개까지는 제법 오르막이 심했다. 평소 산행을 하지 않던 사람들에겐 땀이 비오듯 하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숨을 헉헉대며 힘들어하는 동료를 거들며 그 뒤를 따랐다. 배낭도 내가 건네받았다. 평소에 운동 좀 하지 그랬냐며 나름 핀잔도 주었다.  

 

능선으로 올라서면서 시원한 경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왼쪽으로 우이동이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론 수락산과 불암산이 멀리 보였다. 오른쪽으론 도봉산 주능선과 오봉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접하는 고국의 산자락이었다. 그래도 압권은 영봉에 올라 바라본 인수봉이라 생각한다. 하얀 나신을 자랑하며 삼각형으로 우뚝 솟은 인수봉이 바로 우리 코 앞에 나타난 것이다. 언제 보아도 인수봉은 아름다웠다. 그 왼쪽으로 만경대는 확연히 알 수 있겠는데, 그 사이에 있을 백운대는 식별이 쉽지 않았다.

 

백운대피소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였다. 산에서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그 행복감이란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위문에 도착했다. 백운대 정상에는 올라가지 않는단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하산만 남은 것이다. 오르막이 끝났단 말에 얼굴색이 밝아지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산성매표소 아래에 있는 어느 식당 2층을 통째로 빌렸다. 이 많은 식구가 무사히 산행을 마친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다 같이 건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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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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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3.12.15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한산은 저한테 큰 의미가 있는 산입니다. 어린 아이가 부모 곁을 떠나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첫 사회 생활을 경험하는 곳이라하면 북한산은 저에게 등산 세계를 알려주는 첫 산이었죠. 그리고 제 인생 통틀어서 가장 많이 간 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장 그립고 보고 싶고 등산하고 싶은 산입니다.

  2. 보리올 2013.12.15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이야긴 북한산이 네 모산(母山)이란 의미 아니겠느냐. 이 세상 살아가면서 마음 속에 그런 모산이 하나 정도 있으면 좋지. 언제 고국에 들어가면 혼자서 올라가 보려무나.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