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신 해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5.30 [알버타] 메디신 해트(Medicine Hat)
  2. 2014.01.25 3번 하이웨이를 달리다 (8)

 

알버타 주와 사스캐처원(Saskatchewan) 주의 경계 지역을 여행하다가 메디신 해트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본래 의도하지 않았던 하룻밤 체류였지만 메디신 해트란 도시를 익히 알고 있었고 나로선 처음 가보는 곳이었기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이 도시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이유로 이런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내심 궁금했었다. 자료를 찾아 보니 이 지역에 살았던 블랙푸트(Blackfoot) 원주민들이 독수리 꼬리를 매달아 썼던 주술사 모자를 지칭했던 사미스(Saamis)라는 말을 영어로 옮기다 보니 그렇게 불렸다는 설명이 있었다.

 

사우스 사스캐처원 강(South Saskatchewan River)이 흘러가는 지역에 자리잡은 메디신 해트는 인구 61,000명을 가진 꽤 큰 도시였다. 알버타 주에선 여섯 번째로 크다고 했다. 1883년 캐나다 태평양 철도회사(CPR)가 부설한 대륙횡단철도가 이곳을 지나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을 하게 되었다. 캘거리 동남쪽으로 295km 떨어져 있는데, 1번 하이웨이인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가 지나기 때문에 접근성은 아주 좋다. 예전부터 천연가스나 석탄 등 광물자원이 풍부했다고 한다. 한때 천연가스 생산으로 유명했던 까닭에 가스 시티(The Gas City)’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서부 시대를 연상시킬만한 건물들이 아직도 도심에는 산재해 있었다. 로얄 호텔의 벽면에 그려넣은 벽화에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붉은 벽돌을 많이 사용해 고색창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우스 사스캐처원 강가에 있는 리버사이드 베테랑 기념공원(Riverside Veteran’s Memorial Park). 메디신 해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전몰자 위렵탑 외에도 벽돌로 만든 벽화, 예전에 운행했던 디젤 기관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성 패트릭 성당(St. Patrick’s Parish)은 도심에서 강을 건너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 화려한 교회는 아니었지만

규모에 비해 외관은 퍽이나 아름다웠다. 1912년에 지어진 이후 메디신 해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히스토릭 클레이 디스트릭트(Historic Clay District)라 불리는 이곳은 국가 역사 유적지이기도 하다. 메디신 해트에는

질이 좋은 점토가 많이 나와 도자기 생산이 활발했다고 한다. 메달타(Medalta)란 도자기 회사가 아직도 조업 중이라 했다.

 

 

 

스트라쓰코나 아일랜드 공원(Strarthcona Island Park)을 찾았다. 사우스 사스캐처원 강 남단에 조성된 공원으로

산책하기에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날씨에 바람도 세차 공원을 찾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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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를 가고 올 때는 주로 1번 하이웨이, 즉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Trans Canada Highway)를 이용한다. 한데 이번 겨울에 로키를 갔다가 오랜만에 3번 하이웨이를 타고 밴쿠버로 돌아왔다. 함께 갔던 일행들이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운치가 남다른 3번 하이웨이를 타고 가자고 권했기 때문이다. 일행 중 한 분은 예전에 크랜브룩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 그곳을 잠시라도 둘러보고 싶어했다. 전에 이 하이웨이를 몇 번 타긴 했지만 길이 구불구불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 나는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었다. 3번 하이웨이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호프(Hope)와 알버타 주 메디신 해트(Medicine Hat)를 연결하는 간선도로로 그 길이가 1,161km에 이른다. 두 개 주의 남부 지역을 동서로 관통해 달리는데 미국 국경과 거의  나란히 달린다.  

 

우리는 캐나다 로키의 래디엄 핫 스프링스(Radium Hot Springs)를 출발해 95번 하이웨이를 달려 크랜브룩(Cranbrook)에서 3번 하이웨이를 만났다. 그러니 실제 거리는 크랜브룩에서 호프까지 700km를 달린 것이다. 이 구간에 몇 개의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예외없이 눈이 쌓여 운전에 지장이 많았고 시간도 상당히 많이 걸렸다. 아침 7시에 출발해 처음 차를 세운 곳은 크랜브룩이었다.  먼저 쿠트니 로스팅 컴패니(Kootenay Roasting Company)라는 커피 전문점을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여기서 직접 로스팅하여 다른 지역까지 공급을 한다고 했다. 분위기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커피가 미지근해서 맛이 좀 떨어졌다.

 

 

 

 

 

크레스톤(Creston)에서 주유를 하고 다른 분에게  운전을 부탁했다. 벌써 네 시간 넘게 운전을 했더니 졸음이 쏟아졌다. 잠시 눈을 붙였더니 그 사이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차는 쿠트니 패스(Kootenay Pass)를 포함해 세 개의 커다란 고개를 넘어야 했다. 크레스톤과 살모(Salmo) 사이에 있는 쿠트니 패스는 해발 1,775m로 한 때는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패스이기도 했다. 지금은 다른 곳에 그 명예를 양보한 상태다. 어젯밤에 내린 눈을 치운다고 제설차가 눈을 옆으로 걷어내며 우리 곁을 지나간다. 밤새 내린 눈이 길가 나무에 앉아 눈꽃을 피웠다. 하지만 운전하는 사람에겐 긴장의 연속이었을 구간이었다. 나는 모처럼 조수석에 앉아 차장을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3시간 뒤에 내가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그랜드 포크스(Grand Forks)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두코보(Doukhobor)의 전통 음식인 보르스치(Borscht)를 먹기 위해 일부러 여기까지 온 것이다. 두코보는 러시아 평화주의자로 알려져 있는데 BC주에선 이 지역에 많이 정착했다고 한다. 육식을 하지 않던 그들이 만든 야채 수프가 바로 보르스치였다. 붉은 비트(beet)를 많이 넣어 수프가 빨간 색을 띈다. 수프 한 그릇에 버터를 바른 두꺼운 빵 두 조각이 나왔다. 이것이 전부였는데 가격은 그리 싸지 않았다. 디저트로 피라히(Pyrahi)라는 타트를 시켰다. 이것도 두코보의 전통 음식이라 했다. 속을 콩이나 코티지 치즈, 감자로 채우고 그 위에 버터나 사워 크림을 발라 먹는다. 우리는 치즈를 넣은 피라히를 시켰다. 치즈 냄새가 강해 좀 느끼한 맛을 풍겼다.

 

 

 

 

시 차를 몰아 오카나간 밸리(Okanagan Valley)의 오소유스(Osoyoos)에 닿았다. 사막 지형에 포도원을 개발해 와인너리가 많이 들어선 곳이다. 오소유스를 내려다 보는 고개 위에서 일몰을 맞았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 날씨가 흐렸는데 여기는 구름 사이로 햇빛이 든다. 산자락 위로 펼쳐진 구름이 석양과 어울려 장관이었다.  어두워진 도로를 달려 매닝(Manning) 주립공원과 호프를 지났다. 3번 하이웨이는 호프에서 1번 하이웨이를 만나면서 공식적으로 끝이 났다. 래디엄 핫 스프링스에서 여기까지 거의 14시간이 걸렸다. 무척 긴 하루였다. 밴쿠버 지역은 빗방울이 굵은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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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01.27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3번 하이웨이를 달려본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글을 읽어보니까 요전에 오소유수 캠핑 갔다왔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 저도 짧게나마 3번 하이웨이를 달려본걸로 되겠죠? 다음에 여유가 돼면 저도 여름에 3번 하이웨이를 타고 록키를 가봐야겠어요.

    • 보리올 2014.01.27 0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3번 하이웨이는 진짜 여유가 있을 때나 낮이 긴 한여름에 가면 좋을 거야. 시간이 엄청 걸리거든. 여기서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을 바로 간다면 이 하이웨이를 타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고.

  2. 설록차 2014.01.27 05: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롱~~롱 드라이브, 눈길을 걷고 또 걷고...14시간 귀가길 드라이브..철인 3종 경기에 나서도 될 체력이십니다...
    눈내린 길을 운전하기 어려우셨겠지만 사진으로 보는 저는 부럽기만 합니다...
    오소유스가 어서오세요로 읽히는데요...ㅎㅎ

    • 보리올 2014.01.27 05: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운전으로만 하루를 보낸 날이었지요. 그래도 지나는 마을을 돌아보며 눈은 즐거웠던 하루였답니다. 그런데 글과 사진을 참으로 정성껏 보시는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저도 남의 글은 건성으로 읽는 경우가 많거든요. 오소유스를 '어서오세요'로 읽는 사람은 처음입니다. 즐거운 발견이네요.

    • 설록차 2014.01.27 1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제를 정하고 사진을 고르고 글을 쓰는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읽는건 잠깐이에요...정성스럽게 쓴 글이면 찬찬히 보게되고 아님 저도 대충 쓱 훍어보고 말아요...오늘은 Auckland Day여서 휴일이라 넉넉한 오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 보리올 2014.01.27 15: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하는 사람의 고충을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돈 나오는 일도 아닌데 뭐 하러 그리 열심히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먼 후일의 제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오늘의 고생을 잊는답니다.

  3. 권선호 2014.02.13 1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시간 운전도 대단하고..
    산악지형이라 눈이 많이 올텐데 그 긴거리를 제설하는 것도 대단하네..
    다행히 기온이 낮지않아 바로 녹는 편인가보이..
    수고하셨네..
    로키의 겨울 바람을 쐬었으니 행복한 산꾼이네..

    • 보리올 2014.02.13 1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네같은 21세기 낭만파가 이 설경을 봐야 시가 한 수 나오던, 시조가 한 수 나오던 할텐데 나는 너무 밍밍한 것 같아. 그래도 난 행복한 사람이란 것은 부인할 수 없지. 부러워도 어쩔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