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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9 [네팔] 박타푸르 ②
  2. 2014.03.22 [네팔] 박타푸르 (4)

 

카트만두에서 만난 현지인 친구는 마치 예언자처럼 네팔에선 80년마다 커다란 지진이 일어난다고 했다. 어디서 80년이란 주기가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예전에 일어났던 한 가지 사건이 떠올랐다. 1934년에 일어난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박타푸르에 있던 문화재가 상당 부분 파괴되었던 적이 있었다. 올해가 2015년이니 꼭 81년 전에 일어난 사건 아닌가. 그래서 그 친구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담담할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덜발 광장에 있는 문화재가 모두 부서진 것은 아니었지만 기단만 남겨놓은 채 상부의 탑은 송두리째 사라진 것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데 그 앞에서 한쪽 발을 들곤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 대만 봉사단원들의 철없는 행동을 보곤 절로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덜발 광장을 벗어나 사람들이 주거하는 지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긴 상황이 더 나빴다. 무너진 건물들이 한두 채 보이더니 한꺼번에 왕창 무너진 현장도 나타났다. 건물이 서로 붙어있다시피 해서 하나가 무너지면 옆 건물도 도미노 현상을 막을 수 없었으리라. 벽에 금이 가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무너져내릴 것 같은 건물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옥상에 놓인 화분은 떨어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었다. 현지 사람들은 이제 만성이 된 것인지 손을 놓고 여기저기 앉아만 있었다. 얼굴엔 슬픈 표정도 거의 없었다. 굴삭기 한 대만 열심히 무너진 건물 잔해를 퍼담고 있었다. 마침 카트만두의 한 로타리 클럽에서 구호품으로 쌀을 가지고 왔다. 길게 줄을 선 주민들 앞에서 간단한 전달식을 갖는 것 같았다. 서로 어려움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진) 박타푸르 덜발 광장의 모습. 주로 탑이 많은 손상을 입었다.

 

 

 

 

 

 

 

 

 

 

 

(사진) 주민들이 주거하는 지역은 폭격을 맞은 듯 많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말았다.

인명 피해도 많았겠고 이재민도 많이 생겼을 것 같았다.

 

 

 (사진) 카트만두 로타리 클럽에서 트럭에 쌀을 싣고와 자체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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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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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 동남쪽에 자리잡은 네팔 고대 왕국 박타푸르(Bhaktapur)를 둘러봤다. 예술적인 재능이 뛰어난 네와르 족들이 건설한 도시로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네팔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난 몇 번 다녀간 곳이지만 네팔에 처음 온 일행들이 있어 그냥 건너뛰기가 쉽지 않았다. 외국인에겐 입장료로 10불씩을 받지만 네팔인들은 무료로 들어간다. 고풍스런 건축물과 장식물, 사원, 석상들이 도시에 밀집되어 있어 커다란 박물관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특히 붉은 벽돌을 많이 사용해 고풍스러움을 더했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해 정문을 들어서면 덜발 광장(Durbar Square)과 왕궁이 먼저 나타난다. 덜발 광장은 왕궁이란 의미로 카트만두에도 있고 파탄에도 있다. 박타푸르엔 덜발 광장 외에도 두 개의 광장이 더 있다. 중요한 건축물은 이 세 개의 광장 주변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 양식이나 장식품이 서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달라 그 차이를 가늠키 어려웠다. 네와르 부족의 뛰어난 손재주에 절로 감탄이 새어나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박타푸르엔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묘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박타푸르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하면 나만의 생각일까. 문화재도 사람과 함께 숨쉬고 온기를 나눌 때 그 존재가치가 더욱 부각되지 않을까 싶다. 광장을 벗어나면 사람들이 들끓는 골목들이 나타난다. 공예품이나 옷감, 악기를 파는 가게도 있고 먹거리를 파는 조그만 식당도 많다. 과일 가게 앞에선 한 남자아이가, 큰 나무 앞에선 여자아이가 우리를 보곤 익살스런 표정을 짓는다. 세파에 때묻지 않은 그들 표정에 우리도 모처럼 밝게 웃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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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종감자 2014.03.22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번째 사진 참 좋네요.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이 인상적이예요.

    • 보리올 2014.03.22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참으로 부러워하는 여행을 하시는군요. 정말 멋진 삶이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토종감자님이 갑자기 부러워집니다. 네팔은 아직도 순진한 동심을 만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언제 수입오이를 앞세워 한번 다녀 오시지요.

    • 토종감자 2014.03.22 2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네팔이며 인도, 라오스 등등 가보고 싶은 곳은 너무 많은데, 아직 기회가 없었네요.
      꼭 만들어야죠, 기회 ^^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블로그 제목, 너무 마음에 들어요!
      딱 제가 하고 싶은 여행이네요. ^^

    • 보리올 2014.03.22 2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역마살을 가지곤 태어났는데 그 동안은 직장생활하느라 한 곳에 매여 있었습니다. 우리 세대야 거의 비슷하겠지만 말입니다. 많이 다니시고 좋은 글 많이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토종감자님 블로그 제목도 재미있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