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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22 시모어 산(Mt. Seymour)의 여름

 

나에게 시모어 산의 여름 모습은 꽤나 생소했다. 새색시의 민낯을 보는 기분이 이럴까? 밴쿠버에서 산행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찾는 산이 시모어 산이 아닐까 싶다. 겨울이 되면 적설량이나 낮의 길이, 접근성, 눈사태 가능성 등을 고려해 가장 무난한 산행 코스로 꼽히는 곳이 바로 시모어 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모어의 진면목은 늘 하얀 눈으로 뒤덥힌 설산으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을 뿐이다. 사실 여름철에 시모어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산행하기에 좋은 여름철 서너 달은 좀 멀리 있는 산으로 나가는 것이 밴쿠버 산꾼들의 보편적인 성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까닭이었는지 이 날은 한 여름에 시모어를 찾게 되었다.

 

시모어는 처음부터 새로운 모습이 다가왔다. 내가 알고 있던 시모어와는 외모가 완전 딴판이었다. 산을 덮은 눈은 찾아볼 수 없었고 그 자리를 흙과 바위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눈을 밟을 때보다 오히려 발걸음에 조심하면서 흙과 바위로 된 트레일을 걸어야 했다. 시모어가 온통 바위로 덮혀 있는 산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다. 겨울엔 눈에 가려 하얀 분칠을 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시기엔 화장을 하지 않은 맨살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모어의 나신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좀 묘했다. 사방을 둘러싼 풍경엔 큰 차이가 없었다. 단지 하얀 코트를 벗어 던진 주위 산들이 조금은 생경하게 다가왔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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