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 크릭(Salt Creek)은 지난 번에는 보지 못 하고 그냥 지나친 곳이다. 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황량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개울 주변의 땅바닥에는 하얀 소금이 결정을 이룬 채 쌓여 있었다. 배드워터에 형성된 소금과 그 원인은 비슷하리라. 그런데도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녀석이 있었다. 바로 데스밸리 송사리(pupfish)인데, 평균적으로 길이가 3.7cm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물고기가 바닷물보다도 네 배나 더 짜고 한여름엔 섭씨 47도까지 올라가는 날씨에도 살아남았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가게와 숙소 몇 채만 있는 황량한 마을 스토브파이프 웰스(Stovepipe Wells)를 지나 모자이크 캐니언(Mosaic Canyon)에 잠시 들렀다. 협곡으로 들어가는 입구 주변의 바위에 작은 돌들이 촘촘히 박혀 있어 그런 이름을 얻은 것 같았다. 오랜 기간 동안 돌발 홍수(Flash Flood)에 의해 깊게 패인 협곡을 걸어 보았다.

 

데스밸리에 다시 오면 석양 무렵에 사구, 즉 모래 언덕(Sand Dunes)을 찍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간을 맞추기 못 하고 너무 늦게 도착을 했다. 사진보다는 여행이 목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는 하다. 해가 떨어지기 직전에 메스키트 프랫 샌드 듄스(Mesquite Flat Sand Dunes)라 불리는 사구 앞에 섰다. 이 또한 자연이 빚어놓은 하나의 걸작품이었다. 높이가 30m 가량 되는 모래 언덕은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의 촉감을 느끼며 모래 언덕을 걸었다. 두세 커플을 제외하곤 사람이 없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근데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이렇게 많은 모래가 실려온 까닭은 도대체 무엇일까 내심 궁금증이 일었다.

 

 

 

 

 

 

 

솔트 크릭에는 소금 성분을 머금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그 안에서 물고기가 살 정도로 특이한 환경을 보여줬다.

 

 

 

강수량이 현저히 적은 사막 지형에도 갑자기 내린 비로 돌발 홍수를 겪는다.

그 돌발 홍수가 만든 걸작이 모자이크 캐니언이다.

 

 

 

 

 

 

 

 

 

LA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스타워즈 같은 헐리우드 영화의 로케이션이 되었던 모래 언덕에

하루를 마감하는 부드러운 햇빛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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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8.31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황량한 모래 언덕이 햇빛의 손을 거쳐서 마치 감성을 머금은 작품으로 태어난 것 같아요 ~

  2. 한미리 2016.10.19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스베가스 들렷다가 그랜드캐년 하루 보고 데스밸리랑 요세미티까지 보고싶어서요 라스베가스 6박 생각하고 그랜드캐년 1 박생각햇는데 다 보려면 어케일정을 잡아야할지 한번 물어봐요,, 데스밸리도 1박으로 잡으면 일정이 가능할까요 ?

    • 보리올 2016.10.19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라스 베이거스에 베이스를 치고 그랜드 캐니언과 데스밸리는 당일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랜드 캐니언은 차로 편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라 1박을 하면 좋지만 그것이 힘들면 새벽에 출발해 밤 늦게 도착하면 그랜드 캐니언에서 6시간은 구경할 수 있지요. 라스 베이거스에서 요세미티는 당일에 오고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닙니다. 편도에 7시간 더 걸립니다., 그냥 요세미티로 이동하셔서 거기서 숙소를 잡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데스밸리는 남북으로 220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지만 우리는 주로 배드워터(Badwater) 주변에 머물렀다. 배드워터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낮은 지역이라는 지정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양쪽으로는 높이 솟은 산맥이 자리잡고 있고 그 사이를 데스밸리가 유유히 지나간다. 북미 최저 지점은 해수면보다도 낮은 -86m의 고도를 지녔다. 여기에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이란 명예(?)도 얻었다. 우리가 데스밸리를 방문한 시점이 한겨울인 1월이었음에도 여긴 전혀 춥지가 않았다. 배드워터 지표를 하얗게 덮고 있는 것은 바로 소금이다. 오래 전에는 바다였던 지역이 지각 변동으로 솟구쳐 올라 육지로 변했고 그 안에 갇혀 버린 바닷물이 이렇게 소금으로 변한 것이다. 자연의 신비란 늘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배드워터에서 차를 돌려 아티스트 팔레트(Artists Palette)에 닿았다.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화산암과 퇴적암이 뒤엉켜 있는데 색상이 서로 달라 묘한 색깔 조합을 이루고 있었다. 암석 안에 있는 금속 성분이 공기 중의 산소를 만나 산화하면서 다른 색깔로 바뀐 것이다. 철이 산화하면 붉은색이나 핑크색, 노란색을 띄고 운모가 분해되면 초록색, 망간은 자주색을 띈다. 이런 결과물이 모여 지표면에 다채로운 색상의 조합을 만든 것이다. 다시 차를 움직여 골든 케니언(Golden Canyon)에 도착했다. 엄청난 규모의 협곡은 아니었지만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만난 풍경에 시종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자연의 손길에 의해 조각된 대지의 붉은 속살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는데, 이 세상 어느 누가 이런 걸작을 흉내낼 수 있단 말인가.

 

 

 

 

북미에서 가장 낮고 가장 더운 지역이라는 배드워터는 하얀 소금으로 뒤덮여있었다.

 

 

 

데스밸리에 놓인 도로는 마치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두드러지지 않아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아티스트 팔레트는 지표의 암석 성분이 공기와 만나 다양한 색채감을 선보였다.

 

 

 

 

 

 

 

 

대지의 붉은 속살을 드러낸 골든 캐니언도 내 눈엔 무척 아름답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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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농돌이 2016.08.25 14: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곳 다녀오셨습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2. 시애틀 2016.08.26 0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92년도 여름에 데스벨리에서 렌트카 기름떨어질까봐 조마조마하며 달렸던 적이 있습니다. 아내와 두살된 딸아이 때문에 더 걱정 이었지요.

    호기심에 지금은 포장된 도로이지만 그때 흙길을 지도만 믿고 들어갔다가 오르막 내리막 꼬불꼬불 길이라 속도를 못내 기름이 빨리 떨어지더군요.

    하와이 살때 여행왔는데 빌린 링컨 타운카는 기름을 마구먹고 온도는 화씨 110도 정도로 기억 하는데 내생에 가장 무모한 짓이었습니다.

    스카티스 케슬에 도착해 간신히 주유소에 들릴수 있었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다양한 생태 환경을 보기에는 옐로우스톤만한곳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보리올님은 당연히 가 보셨을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4번 가보았는데 이번에 시카고 다녀올때 지나치기만 했습니다.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도 의외로 볼게 많아서 놀랬습니다.

    너무 길이 글어서 죄송하군요.. 건강하세요.^^

    • 보리올 2016.08.26 0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마살이 많은 분들의 애환이라고 봐야죠. 저도 그 과에 속하기 때문에 그 심정 이해합니다. 그 때 두 살이었던 따님은 지금 성인이 되었겠네요. 여행을 하면 이런 따뜻한 기억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저도 옐로스톤의 생태 환경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 세상에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3. justin 2016.08.29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그러고보니까 도로가 자연의 일부인마냥 잘 어우러져있습니다!

    • 보리올 2016.09.04 1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는 요즘 도로를 직선화하면서 운치를 많이 잃고 있는 느낌이 들더라. 높은 교량에 터널까지 마구 뚫고 있으니 솔직히 걱정이다.

 

라스 베이거스에서 하루 시간을 내서 데스밸리 국립공원(Death Valley National Park)을 다녀오기로 했다. 흔히 데스밸리는 캘리포니아에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주 작은 부분이 네바다에 걸쳐 있다. 엄밀히 말하면 두 개 주에 걸쳐있는 국립공원인 것이다. 초행길이 아니라서 길도 쉽게 찾았고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구경할 루트도 대강 머릿속에 그려 놓았다. 데스밸리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아주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너무나 황량한 곳이지만 그 안에는 대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걸작품이 도처에 깔려 있다. 나도 첫 방문에 무척 놀라 시종 입을 다물지 못 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는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가능하면 데스밸리에서 하루나 이틀 묵어 보라고 권하고 있다.

 

네바다에서 주 경계선을 넘어 캘리포니아로 들어섰다.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을 관통하는 도로는 단조로우면서도 탁 트인 풍경을 선사했다. 도로는 끝을 모를 정도로 곧게 뻗어 있었다. 데스밸리 국립공원 경내로 들어서 가장 먼저 찾은 단테스뷰(Dantes View)는 데스밸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이런 지옥이라면 서로 오겠다 자원하지 않을까 싶었다. 산봉우리 위에서 길게 뻗은 계곡을 내려다 보며 독수리의 시각으로 우리가 갈 곳을 대강 훝었다. 자브리스키 포인트(Zabriskie Point)는 무슨 일인지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골든 캐니언(Golden Canyon)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좋은 지점인데 아쉽게 되었다.

 

 

네바다 160번 도로를 달려 데스밸리로 향했다. 372번 도로로 들어서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주의 경계선을 넘었다.

 

데스밸리 정션(Death Valley Junction)을 지나 데스밸리 국립공원 경내로 진입했다.

 

 

 

 

 

 

데스밸리에서 1,500m나 높은 위치에 있는 단테스뷰에선 바로 밑으로 배드워터가 보이고

그 뒤론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텔레스코프 봉(Telescope Peak, 3,454m)이 보였다.

 

 

국립공원 안을 관통하는 190번 도로를 타고 가는데 이런 침식 지형이 맛보기로 눈에 들어왔다.

 

 

 

데스밸리 중심부에 자리잡은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 방문자 센터에 들러 지도와 날씨 정보를 얻었다.

 

 

사막을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배드워터 로드에선 1월임에도 더위를 느낄 수 있었다.

 

 

 

악마의 골프장이라 불리는 데블스 골프 코스.

흙과 소금이 뭉친 덩어리가 지천에 널려 있는데 꼭 쟁기로 논을 뒤엎어 놓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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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8.25 0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에 보이는 땅 위에 하얀 줄은 설마 그 소금이에요? 정말 신기한 자연입니다! 근데 마지막 사진에 골프 코스는 정말 골프 치는데는 아니죠?

    • 보리올 2016.08.25 0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얀 색은 모두 소금으로 봐도 된다. 땅 속에도 소금 결정이 꽤 있을 것이고. 바닷물이 갇혀 있다가 증발되고나서 남은 것들이지. 악마의 골프 코스? 우리야 어렵겠지만 악마들은 재미있게 칠 것 같지 않냐?

 

 

데스밸리 트레킹의 정점은 뭐니뭐니 해도 와일드로즈 봉(Wildrose Peak)을 오르는 산행이 아닐까 싶다. 애초에는 단테 전망대에서 보았던 해발 3,368m의 텔레스코프 봉을 목표로 삼았지만, 정상부에 눈이 많이 쌓여있어 동계 등반 장비가 없으면 입산을 하지 말라는 공원 레인저의 충고에 따라 와일드로즈로 발을 돌렸다.

 

산행 기점은 와일드로즈 숯가마(Charcoal Kilns)가 세워져 있는 곳. 이 숯가마는 1876년에 지었다고 하는데, 숯으로 불을 때 광석에서 은과 납을 녹여 냈던 곳이었다. 아직까지 가마 10개가 백년이 넘는 세월을 꿋꿋이 버티고 서있다.

 

 

와일드로즈 봉은 우리나라 백두산보다 조금 더 높은 2,763m의 고도를 가지고 있다. 등반 고도는 670m에 불과해 그리 힘들지 않게 정상에 올랐다. 여기저기 잔설이 남아 있는 정상에서 360도 파노라마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바로 아래로는 배드워터가 보이고 계곡 건너편으로 아마고사(Amargosa) 산맥이 요동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산행에는 대략 여섯 시간이 소요된 것 같았다.

 

 

 

 

 

 

 

 

산을 내려와서도 시간이 많이 남아 파나민트 밸리(Panamint Valley) 쪽으로 드라이브에 나섰다. 파나민트 스프링스(Panamint Springs)를 지나 190번 도로를 타고 국립공원 경계를 벗어났다가 차를 돌려 스토브파이프 웰스(Stovepipe Wells)로 향했다. 스토브파이프 웰스에 거의 도착할 무렵, 모자이크 캐니언(Mosaic Canyon)에 잠시 들렀다. 바위 벽면에 작은 돌들이 촘촘히 박혀있어 진짜 모자이크처럼 보였다. 좁은 협곡이 구불구불 이어져있고, 어떤 곳은 두 손을 써서 기어올라야 했다

 

 

 

 

스토브파이프 웰스에서 마지막 야영을 하기로 했다. 모래 언덕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사막 지형에 대충 만든 캠핑장이라 시설은 엉망이었지만 바로 가게 옆에 위치해 있어서 블평을 참기로 했다. 날씨도 더웠고 갈증도 난다는 핑계로 다들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집어 들었다. , 마지막 야영을 기념하기 위해 와인 한 병을 빼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다음 날은 데스밸리를 떠나 라스 베이거스로 돌아가는 날이다. 데스밸리를 빠져 나오며 유령 도시 하나를 방문했다. 국립공원 경계를 벗어나 네바다 주로 들어선 지점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광산 개발이 한창일 때는 10,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았던 곳라는데, 이제는 폐광촌이 되어 인적이 모두 끊겼다. 마을 전체에 황량함과 쓸쓸함이 구석구석 배어 있었지만, 이 때문에 폐광촌이 하나의 관광 자원으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으니 좀 아이러니하기는 하다. 비티(Beatty)란 도시에서 95번 하이웨이를 갈아타고 라스 베이거스로 돌아왔다.

 

 

 

 

 

< 여행 요약 >

Ü 여행일자 : 2009. 3. 23 ~ 3. 26 (34일간)

Ü 교통편 : 밴쿠버에서 라스 베이거스까지는 항공편을 이용하고 현지에선 렌트카 이용.

Ü 숙박 : 3박 모두 데스밸리 내 야영장 이용. 오고 가는 날은 라스 베이거스에서 호텔에 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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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받네 2015.09.17 2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욕나오네... 자료 잘보고 있다가 나무위에 올라가서 찍은 꼬라지 보니... 에효..

    기본적으로 자연 경관을 보기 위해 가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다른 사람들이 계속 볼 수 있도록 보호해야하는거 아닌가?

    비록 죽은 나무일지라도 향후에 올 사람들은 하나하나가 모여 멋진 풍광이 되어줄 재료일텐데 어찌 저런짓을 할 수 있는지.

    부끄러우면 최소한 저 사진이라도 일단 내리고 어딜가서든 자연 그대로 두고 오시오. 당신들만 즐기라고 있는게 아니오.

    • 보리올 2015.09.18 0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래에 적은 세 줄 내용은 공감을 합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무에 오르는 사람을 말리지 못했음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세치 혀가 인격이라 했는데 댓글을 다는 폼새가 너무 모자란 사람 같습니다. 정중하게 댓글을 달았으면 더 미안할텐데 이런 댓글을 보니 너만 잘났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다는 데스밸리를 찾아 먼 여행길에 나섰다. 미국 국립공원 중 하나인 데스밸리가 캘리포니아에 있다고 하면 100% 맞는 표현은 아니다. 모퉁이 한 부분이 네바다(Nevada) 주까지 일부 걸쳐 있기 때문이다. 데스밸리는 모하비(Mojave) 사막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죽음의 계곡이란 살벌한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가 한창이던 1849, 금을 쫓아 사막을 가로지르던 사람들이 엄청나게 뜨거운 사막에서 죽을 고생을 하고 나서 혀를 차며 지어준 이름이 그 계기가 되었다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죽음이란 단어가 주는 섬뜩한 이미지와는 달리 데스밸리는 무척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붉은 협곡과 모래 언덕(Sand Dunes), 분화구를 보고 나니 이 지구가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많이 했다고 자처하는 내 자신도 이런 지형은 솔직히 처음이었다. 황량함의 극치라 해야 하나, 아니면 그래서 오히려 화려하다고 해야 할까? 외계의 혹성이 행여 이런 모습일까? ‘스타워즈혹성탈출같은 영화를 여기서 찍은 이유가 그 대답이 아닐까 싶다.

 

데스밸리는 남북으로 220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다. 그 안에 여러가지 형태의 지형이 존재한다. 북미 지역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라는 배드워터(Badwater)를 비롯해 수많은 협곡과 모래 언덕, 높은 산봉우리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그 뿐이 아니다. 한때는 광산촌으로 흥청거렸을 마을들이 지금은 폐허로 변해 유령도시가 되었다. 이 모두가 오늘날 데스밸리를 매년 수백 만명의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만든 요인들이다.  

 

밴쿠버 산꾼들로 구성된 우리 일행은 모두 10. 라스 베이거스에서 SUV 차량 두 대를 렌트해 데스밸리로 향했다. 국립공원 경계를 지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단테스 뷰(Dante’s View).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양옆으로 황량한 산악 지형이 나타나자, 못본 척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눈 앞에 있는 봉우리를 향해 맛보기로 데스밸리 첫 트레킹에 나섰다. 몇 걸음 걷지 않아 주변 땅이 척박한 사막 지형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군데군데 가시 덤불만 자랄 뿐이었다. 눈대중으로 대충 정한 봉우리 정상에 올라 데스밸리와 첫 인사를 나눴다.

 

 

 

 

단테스 뷰는 데스밸리보다 1,500m나 높은 지점에 있는 전망대를 말한다. 낭떠러지 아래로는 하얀 소금 결정으로 덮여있는 배드워터가 보이고, 그 건너편으론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텔레스코프(Telescope) 봉이 우뚝 솟아있다. 한 눈에 데스밸리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이었다. 스무 마리의 나귀가 마차를 끌었다는 협곡(Twenty Mule Team Canyon)도 차로 돌아 보았다.

 

 

 

 

 

차로 자브리스크 포인트(Zabriskie Point)에 올랐다. 미국의 반문화를 소재로 삼은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가 있었는데 누가 주연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바닷속 침전물이 육지로 솟구친 후, 오랜 기간 바람과 빗물에 침식되면서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그 위에 엄청난 주름을 남겨 놓았다.

 

 

 

여기서 우리는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골든 캐니언(Golden Canyon)까지 4km 짧은 거리를 트레킹하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눴다. 차를 양쪽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려 한 팀은 이 지점에서 아래로 내려가고 다른 한 팀은 차로 이동해 아래에서 이곳으로 올라오는 것으로 했다. 물론 중간 지점에서 두 팀이 만나 차 키를 교환하기로 했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자연의 손길에 의해 대지의 붉은 속살이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땡볕 속을 걸으면서도 데스밸리의 자연 경관에 시종 압도되고 말았다. 정말 장관이었다. 3월이라해도 날씨는 뜨거웠다. 한여름이라면 일사병이나 탈수증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다. 그래서 공원측에서도 하이킹을 하려면 하루에 최소 4리터의 물을 준비하라고 하지 않는가.

 

 

 

 

데스밸리를 유명하게 만든 배드워터로 이동했다.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곳이자, 또 북미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기도 하다. 이 지역의 고도는 해수면보다 낮은 -86m이다. 배드워터의 지면을 하얗게 덮은 것은 바로 소금. 아니, 이 내륙 지역에 웬 소금이란 말인가? 오래 전에 바다였던 이 지역이 지층 운동으로 육지로 변했고 그 안에 갇혔던 바닷물이 모두 증발해 소금만 남게 된 것이다. 배드워터 바닥 아래에는 커다란 소금층이 있다고 한다. 진짜 소금인가 싶어 손가락으로 하얀 가루를 찍어 맛을 보았다. 역시 짜다.

 

 

 

배드워터를 빠져 나오며 아티스트 드라이브(Artist’s Drive)를 지났다. 15km에 이르는 포장도로인데 일방통행으로 만들었다. 화산암과 퇴적암이 묘한 색깔을 만들었다. 특히 아티스트 팔레트란 곳은 진짜 물감처럼 형형색색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이란 곳에서 첫날 야영을 했다. 이곳도 얼마나 뜨거웠으면 지명에 용광로란 단어까지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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