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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26 [호주] 오버랜드 트랙 ③ (2)



1953년 오버랜드 트랙을 처음 오픈할 당시엔 매년 1,000명 정도가 이 트랙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매년 8,000~9,000명이 이용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연히 환경보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에 대한 대책이 논의되었다. 그 방안으로 2006년부터 사전 예약제와 일방 통행제를 실시하고 있고, 하루 입장 인원을 통제하거나 트랙 이용료를 징수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도입된 것이다.

 

장거리 트랙을 걸을 때 날씨가 좋다는 것은 일종의 축복이다. 우리에게 그런 운이 따랐다. 열흘 가운데 7일이 비가 온다는 태즈매니아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우리에겐 꽤나 우호적이었던 것이다. 가을이 무르익는 4월의 청명한 하늘과 약간은 서늘한 듯한 날씨도 우리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악 지역의 기온도 섭씨 10도에서 20도 사이라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오버랜드를 걷는 마지막 날 하루만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그것도 몸이 젖을 정도로 많은 양은 아니었다. 날씨가 궂다고 겁을 줘 미리 준비한 비옷과 방수 자켓이 오히려 무색할 지경이었다.

 

셋째 날이 밝았다. 식량이 줄어 배낭이 좀 가벼워지긴 했지만 그에 반비례해 피곤이 쌓였다. 윈더미어 산장에서 펠리온 산장(Pelion Hut)까지 가는 16.8km 여정 또한 그리 힘들지 않았다. 포스 강(Forth River)를 건너기 위해 고도를 730m까지 낮춘 후 다시 고도를 올리지만 그래 봐야 5~6시간 걸리는 거리다. 이 포스 강이 오버랜드 트랙에선 해발 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이다. 오버랜드 트랙은 버튼그라스 무어랜드(Buttongrass Moorland)라 부르는 평원만 걷는 것은 아니었다. 유캅립투스와 비치가 많은 어두컴컴한 숲 속을 걷기도 했다.

 

포스 강을 건넌 후 한 시간 만에 펠리온 산장에 도착했다. 36명을 수용하는 크고 깨끗한 산장이 우릴 맞았다. 여섯 명씩 사용하도록 공간을 나누어 놓았다.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일본 팀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캠핑을 하던 사람들도 대부분 산장으로 들어왔다. 펠리온 평원 건너편에 자리잡은 오크리 산(Mt. Oakleigh, 1386m)의 울퉁불퉁한 산세를 여유롭게 조망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헬기장은 주변 풍경을 바라보거나 밤에 은하수와 별을 감상하기에 무척 좋았다. 오랜 만에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순간이 오버랜드의 묘미가 아닐까 싶었다. 여기서도 한 무리의 왈라비를 만났다. 사람과 접촉이 많은 탓인지 이 녀석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람이 등을 쓰다듬어주면 살포시 눈을 감고 그 순간을 즐기는 녀석도 있었다.


아침부터 왈라비 한 마리가 나와 산장을 떠나는 우리를 배웅했다.











버튼그라스로 뒤덮인 파인 포리스트 무어(Pine Forest Moor)를 지나고 있다.

마치 하늘 정원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구간이었다.


나무고사리(Treefern)


유칼립투스 나무 줄기



단풍이 많진 않았으나 가끔 붉은 단풍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운틴 커런트(Mountain Currant)


펠리온 산장



펠리온 산장에서 바라본 펠리온 평원과 오크리 산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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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0.31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왈라비는 위험한 요소가 많지 않은가봐요? 캥거루는 까딱하면 발차기를 할 수 있다는데 왈라비는 조그많고 귀여워서 그럴 것 같지는 않아보여요~ 펠리온 산장이 다른 산장과는 틀리게 마치 아프리카 야생 초원 위에 세워진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7.11.01 05: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반적으로 왈라비는 사람을 보면 바로 도망을 가는데, 산장 주변에서 사람과 접촉한 경험이 많은 녀석들은 좀 다르게 행동하더구나.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