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베어 그라스(Bear Grass)가 많이 피어있는 마운트 후드 시닉 바이웨이(Mount Hood Scenic Byway)를 달렸다. 루트 26으로도 불리는 이 도로를 따라 마운트 후드 기슭에 자리를 잡은 팀버라인 로지(Timberline Lodge)를 찾아가는 길이다. 팀버라인 로지는 마운트 후드를 올려다 보는 최적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해발 3,492m로 오레곤 주에서 가장 높은 산이란 명예를 지닌 마운트 후드는 소문처럼 위용이 대단했다. 팀버라인 로지 앞에 마련된 주차장엔 차들이 무척 많았다. 곧 여름으로 들어서는 시기임에도 스키를 즐기는 인파가 꽤 많았다. 한 눈에 들어오는 마운트 후드를 살피며 로지 인근의 트레일을 걸었다. 팀버라인 로지도 들어가 보았다. 1937년에 지어졌다는 숙소를 한 바퀴 돌아보며 산중에 있는 숙소조차 이렇게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음에 속으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마드라스(Madras)를 지나 레드먼드(Redmond)에서 126번 도로를 타고 시스터즈(Sisters)로 향했다. 무슨 이유로 자매란 지명을 썼나 싶었는데, 인근에 있는 쓰리 시스터즈 마운틴스(Three Sisters Mountains)에서 이름을 땄다고 한다. 남북으로 나란히 늘어선 봉우리 세 개가 쓰리 시스터즈인데 그 높이가 모두 해발 3,000m가 넘었다. 시스터즈는 인구 2,100명의 조그만 마을이었다. 하지만 도로 양 옆으로 아름답게 꾸며 놓은 가게와 갤러리가 즐비해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서부 시대를 연상케 하는 건물 또한 우리 눈을 즐겁게 했다. 여유로운 걸음으로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원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임에도 그리 번잡하지가 않았다. 어느 베이커리 앞을 지나는데 빵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 막 구운 빵 몇 가지를 사서 길가 피크닉 테이블에서 맛있게 먹었다.




오레곤 시닉 바이웨이 가운데 하나인 마운트 후드 시닉 바이웨이를 달렸다. 길가에 베어 그라스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팀버라인 로지 인근에서 바라본 마운트 후드. 팀버라인 로지는 해발 1,800m 높이에 있는 숙소로 꽤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겼다.



시스터즈로 가면서 그 지명이 유래된 쓰리 시스터즈 마운틴스과 조우했다.


20번 하이웨이를 달리며 눈에 들어온 블랙 뷰트(Black Butte)






서부 시대의 건물을 모방한 듯한 시스터즈는 다양한 예술과 문화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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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03.23 1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대식 건물이 아닌 미국 전통의 건물들을 보니 더 정감이 가네요~! 현대식 건물들은 여기저기 너무나 비슷해서 그런 느낌이 안 듭니다. 오레곤 주에도 멋있는 산들이 많네요!

    • 보리올 2017.03.23 2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시스터즈란 마을도 일종의 테마 마을 같아 보이더구나. 사람 불러들이기 위한 고육책이었을 게다. 그 근방 지날 때 한 번 들러보거라.

 

26번 도로를 달려 오셀로로 가는 중에 컬럼비아 야생동물 보호구로 다시 들어섰다. 여기서도 잠시 차를 세웠다. 13,000년 전 빙하기가 끝이 나면서 수없이 반복된 대규모 홍수가 만든 독특한 지형인 드럼헬러 채널스가 우리 앞에 펼쳐진 것이다. 시속 70마일이 넘는 속도로 쓸고 내려가는 격류였다니 침식이 엄청났을 것이라 추측할 뿐이다. 황량한 들판은 세이지(Sage)가 주를 이룬 관목 스텝 생태계를 보이고 있는데, 인간이 가축을 방목하고 외래 식물종이 침입하면서 세이지가 현저하게 줄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이 생태계에서 살아가던 동물종 또한 상당히 줄었다. 세이지 그라우스(Sage Grouse)란 조류는 그 개체수가 80%나 줄었다고 한다. 우리 눈으로 그런 변화를 식별하긴 어려웠지만 대신 사방을 둘러보고는 자리를 떴다.

 

컬럼비아 강 하류로 내려가 아담스 산(Mt. Adams)으로 드는 마을, 트라우트 레이크(Trout Lake)로 향했다. 아담스 산은 해발 3,743m로 워싱턴 주에선 레이니어 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아담스 산으로 접근하려면 대부분이 이 트라우트 레이크를 지난다. 그런 까닭에 마을 초입에서 만난 헤븐리 그라운드스(Heavenly Grounds) 카페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다. 우리도 커피에 시나몬 롤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아담스 산은 멀리서 보아도 그 육중한 몸매가 눈에 띄었다. 길가에서 자라는 베어 그라스(Bear Grass)가 눈에 많이 띄었다. 밴쿠버에선 찾아보기 힘들고 캐나다 로키에 속한 워터튼 레이크 국립공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꽃인데 여긴 지천이다. 97번 도로 상에 있는 브룩스 메모리얼 주립공원의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홀로 모터바이크를 몰고 여기저기 떠도는 노인을 만났다. 영혼은 무척 젊어 보였다.

 

 

 

 

 

컬럼비아 야생동물 보호구에 있는 드럼헬러 채널스의 다른 지역을 둘러 보았다.

 

 

트라우트 레이크로 이동 중에 만난 풍경

 

 

 

 

트라우트 레이크의 헤븐리 그라운드스 카페에서 커피 한잔 했다. 시골에 있는 카페지만 손님이 많았다.

 

 

 

 

 

마운트 아담스의 경내에서 불에 탄 나무들과 베어글라스의 꽃망울을 만났다.

 

 

 

 

골든데일(Goldendale)의 브룩스 메모리얼 주립공원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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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03.14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0마일이요? 와우...상상이 안 가네요...그러니까 저런 지형이 생겨날 수 있겠군요. 레이니어가 가장 크고 세번째가 베이커이고 두번째를 몰랐었는데 이제 확실히 알았습니다!

 

컬럼비아 강을 건너 오레곤 주로 들어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마운트 후드(Mt. Hood)였다. 해발 3,429m의 높이를 가진 산으로 오레곤 주에선 가장 높은 봉우리다. 오레곤 주 북부 지역, 특히 컬럼비아 강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채 하늘로 우뚝 솟아 있는 마운트 후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보아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26번 하이웨이를 타고 샌디(Sandy)를 지나 발견한 스틸 크릭 캠핑장(Still Creek Campground)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오랜만에 즐기는 캠프 파이어도 낭만이 있었고, 나무 빼곡한 숲속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하니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마운트 후드 지역에서 산행에 나설 곳은 미러 호수 트레일(Mirror Lake Trail). 하이웨이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여기선 트레일에 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이라 664번 트레일이라 불렀다. 미러 호수까지 왕복하고 거기에 호수를 한 바퀴 돌아도 거리는 2.8마일, 4.5km에 불과했다. 이건 산행이라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에 가까웠지만 일행들 컨디션에 따르기로 했다. 힘이 남는 사람은 호수 뒤에 있는 톰 딕 해리 리지(Tom Dick Harry Ridge)로 오르면 더 뛰어난 풍경을 즐길 수 있다고 들었지만 우린 호수를 한 바퀴 돌고는 하산을 했다.

 

캠프 크릭(Camp Creek)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하얀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베어 그라스(Bear Grass)가 여기저기 눈에 띄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나무가 빼곡한 숲길을 걸어 그리 어렵지 않게 미러 호수에 도착했다.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다운 호수였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안에 마운트 후드의 반영을 담기엔 충분했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사진작가들의 방문이 많은 곳이라니 언제 시간이 되면 빛이 좋은 시각에 이곳을 다시 찾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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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여행을 떠나 워싱턴 주로 들어섰다. 첫 산행지로 찾아간 곳은 마운트 아담스(Mt. Adams). 이 산은 마운트 레이니어(Mt. Rainier)에 이어 워싱턴 주에선 두 번째로 높은 해발 3,743m 높이를 가졌다. 우리는 마운트 아담스 정상을 오를 계획은 물론 아니었다. 일행 중에 연로한 분이 있어 그 분 컨디션에 맞춰 쉬운 트레일이라고 고른 것이 버드 크릭 메도우즈 루프 트레일(Bird Creek Meadows Loop Trail)이었다. 하지만 트라우트 레이크(Trout Lake)란 조그만 마을에서 커피 한 잔 마시기 위해 찾아간 카페에서 지금은 시즌이 일러 진입로가 차단되었을 것이란 말을 들었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82번 임도를 따라 올랐다. 역시 카페 주인의 말이 맞았다. 아무도 없는 도로에 차단기만 덜렁 내려져 있었다.

 

원래 이 지역은 야카마(Yakama) 인디언 보호구에 속해 있기 때문에 야카마 부족이 관리를 한다. 보호구 안에 있는 캠핑장도 그들의 수익사업인 것이다. 애초 계획은 버드 호수(Bird Lake)에 차를 세우고 버드 크릭 메도우즈 루프 트레일을 한 바퀴 돌곤 헬로어링 전망대(Hellroaring Viewpoint)까지 다녀오려 했는데, 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되었었다. 잠시 고민하다 공터에 차를 세우고 차단기를 넘어 비포장도로를 따라 걸었다. 우리 목적지가 버드 호수로 바뀐 것이다. 차단기를 기점으로 치면 왕복 10km의 여정이었다. 가벼운 산행으론 그런대로 괜찮았다.

 

우리가 지나는 도로 양쪽으론 온통 죽은 나무들뿐이었다. 언제 산불이 났기에 이 많은 나무들을 모두 불태웠단 말인가. 하지만 땅바닥에선 푸릇푸릇 새 생명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특히 밴쿠버 지역에선 보기가 힘든 베어 그라스(Bear Grass)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이 지역에 베어 그라스가 있으리라곤 미처 생각도 못했다. 그 꽃을 보고 처음엔 어린 소나무가 자라는 것으로 알았다. 베어 그라스를 보니 공연히 마음이 들떴다. 다시 길을 나서 어렵지 않게 미러 호수(Mirror Lake)를 경유해 버드 호수에 닿았다. 호수에 비친 마운트 아담스의 모습은 버드 호수보단 미러 호수가 훨씬 뛰어났다. 차로 돌아오면서 잠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피로를 푸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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