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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15 [하와이] 와이메아 캐니언 - 아와아와푸히 트레일
  2. 2015.05.27 [하와이] 카우아이 ② (2)

 

하와이의 카우아이(Kauai)를 대표하는 산행지로는 단연 칼랄라우 트레일(Kalalau Trail)을 꼽지만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에도 괜찮은 트레일이 꽤 많다. 칼랄라우 트레일은 태평양 연안을 따라 해안선을 걷는 길이라면 와이메아 캐니언에 있는 트레일은 주로 협곡 내부를 둘러본다. 와이메아 캐니언을 오르는 550번 도로를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의 풍경이 좀 다르다. 오른쪽은 협곡의 다양한 지형이나 색채를 감상할 수 있는데 반해, 왼쪽에 펼쳐진 풍경은 바다로 빠지는 산자락이나 그 사이에 놓인 깊은 협곡, 파도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를 한 눈에 볼 수가 있었다.

 

첫 산행지로 택한 곳은 아와아와푸히 트레일(Awaawapuhi Trail)이었다. 550번 도로 왼쪽에 있는 트레일 기점은 코케에(Kokee) 주립공원에 속해 있었다. 처음부터 줄곧 내리막 길을 걷는다. 해발 1,256m의 트레일 기점에서 762m 높이에 있는 전망대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 그 이야긴 되돌아오는 구간이 오르막으로 힘이 든다는 것 아닌가. 트레일은 왕복 10km로 그리 길지는 않다. 목적지에 이르기 직전에 누아롤로 클리프(Nualolo Cliff) 트레일이 왼쪽으로 갈라져 나갔다. 이 트레일이 폐쇄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아와아와푸히 트레일의 전망대를 구경한 후에 누아롤로 클리프 트레일을 거쳐 누아롤로 트레일로 올라오면 전체 거리가 15km가 넘어 하루 산행으로 적당할 것 같았다.

 

처음에는 숲길이 나왔다. 양치류가 의외로 많았고 나무 뿌리가 땅 위에 영켜있는 현장도 있었다. 이름 모를 야생화와 산새도 우리를 반겼다. 가끔 아래쪽 숲에서 짙은 안개가 몰려왔지만 금방 물러갔다. 날씨는 대체로 좋았다. 트레일이 끝나는 지점에 낭떠러지가 나타났고 그 위에 넓지 않은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전망대 꼭대기에 서니 아와아와푸히 밸리와 나팔리 코스트(Napali Coast)를 좀더 가까이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깊은 협곡과 깍아지른 벼랑 외에도 가느다란 실폭포가 벼랑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런 경관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질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가슴이 먹먹한 풍경에 말없이 서서 태평양을 내려다 볼 뿐이었다.

 

전망대 근처 나무 밑에 앉아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우리가 자리를 잡고 앉자, 숲에서 야생으로 살아가는 닭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주변으로 몰려와 얼쩡거린다.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는 암탉 한 마리와 그 주변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 수탉이 우리에게 먼저 다가왔다. 또 다른 수탉 한 마리가 그 가족에게 다가갔다가 아비 수탉에게 쫓겨 숲으로 뺑소니를 친다. 야생으로 살아가는 녀석들이라 나름대로 위계질서와 생활방식이 있는 듯 했다. 귀여운 병아리들에게 빵조각이라도 던져주고 싶었지만 이곳 규정을 떠올리곤 그러지 않았다. 야생동물은 야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니 말이다. 오르막으로 하산 아닌 하산을 시작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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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닭이 우는 소리에 잠을 깼다.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젓히고 밖부터 살펴 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붉으스름한 동녘 하늘에 조만간 해가 떠오를 것 같았다. 혼자서 해변으로 나섰다. 와일루아(Wailua) 강 주립공원이란 표지판도 있었다. 구름 사이로 해가 솟으며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을 먹고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주차된 차 위에 올라 우리를 맞는 수탉이 눈에 띄었다. 전날부터 느낀 것인데 카우아이엔 야생닭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섬 전체가 닭으로 넘쳐난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막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까지 대동한 암탉도 있었다. 우리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것을 보아선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주인도 없는 닭들이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는 것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렇게 야생닭이 많으면 행여 사람 손은 타지 않나 하는 걱정이었다.

 

카우아이는 섬 전체가 가파른 산세와 숲으로 이루어져 정원같은 느낌이 많이 났다. 그래서 카우아이의 별명이 가든 아일랜드(Garden Island), 즉 정원의 섬이라 했는 모양이었다. 예상보다 자연 경관이 뛰어났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지형이 오랜 기간에 걸쳐 바람에 풍화되고 빗물에 침식되면서 무척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모한 것이다. 카우아이의 면적은 제주도의 80% 정도 되지만 인구는 10%도 되지 않는다. 해안선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살며 개발이 좀 되었을 뿐, 나머지 지역은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 덕분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도 닦아놓지 않았다. 물론 산을 깎거나 터널을 내야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 똥배짱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해안길을 달리다가 우회전해서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와이메아 캐니언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카우아이에 오는 사람치고 여기를 건너뛰는 사람은 없으리라. 헬리콥터나 배를 타고 이곳을 둘러보라는 선전 문구가 떠올랐다. 차로 이동하면서 경치를 둘러 보면 20%밖에 볼 수 없다는 글귀였다. 그런 문구에 낚이면 안된다 생각하면서도 다음엔 하늘 위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빌었다. 전망대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주변 경관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래론 넓은 계곡이 펼쳐졌고 길가엔 붉디붉은 흙이 깎여 새로운 물길을 내고 있었다. 앞으로 나타날 풍경에 점점 기대가 커졌다.

 

 

 

 

(사진) 와일루아 강 주립공원에서 맞은 일출. 야자수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태양과 노을이 인상적이었다.

 

 

 

 

(사진) 카우아이에서 만난 야생닭들. 사람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았다.  

 

(사진) 와이메아 캐니언으로 가는 길에 커피 한잔 하기 위해 잠시 멈추었다.

 

 

 

 

 

 

(사진) 본격적으로 와이메아 캐니언이 시작되기 전부터 산아래 계곡의 경관이 심상치 않았다.

 

 

 

(사진) 붉은 속살을 가진 맨땅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줄기 하나가 그 위에서 길을 만들고 있었다.

 

(사진) 캐내디언 구스의 한 종류가 하와이에 눌러앉아 하와이 주조(州鳥)인 네네(Nene)가 되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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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6.25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야생닭이 많은가보네요? 치킨 사랑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살았으면 금방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개발도 팍팍 진행됬겠죠?

    • 보리올 2016.06.26 0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생닭은 활동량이 많아 살이 무척 질길 것이므로 프라이드나 양념치킨에는 안 어울릴 것 같구나. 언젠가 일본 유명 식당에서 먹었던 투계가 생각나는구나. 닭고기로 사시미도 뜨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