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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20 [슬로베니아] 피란 (10)
  2. 2019.10.20 [노바 스코샤] 루넨버그

 

슬로베니아는 국토도 그리 크지 않고 바다에 면한 해안선 또한 엄청 짧다. 국토 남서쪽 귀퉁이에 펼쳐진 해안선이 겨우 43km에 불과하다. 차로 달리면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그만큼 바다가 귀하다고나 할까. 그 귀한 해안선에 한 점을 차지하고 있는 피란(Piran)을 찾았다. 피란은 아드리아해에 면한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다. 인구도 고작 3,900명 정도다. 그럼에도 한쪽엔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넓게 자리잡고, 그 반대편으론 중세 건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마을이 포진하고 있어 내 눈엔 낭만이 넘치는 곳이었다. 조그만 마을이라 걸어다니기도 무척 편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옹기종기 늘어서 있는 가옥들 사이를 걷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런 골목길조차 즐거움을 선사하니 피란에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란은 소문처럼 무척 예쁜 마을이었다. 피란에 도착한 시각이 부드러운 아침 햇살에 마을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는 때였다. 타르티니 광장(Tartinijev trg)부터 둘러보았다. 1894년에 내항을 매립해 광장으로 만든 곳이다. 광장 한 가운데 세워져 있는 동상은 쥬세페 타르티니(Giuseppe Tartini)로 피란이 배출한 걸출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다. 그의 이름에서 광장 이름을 얻었다. 19세기에 지어진 시청사도 우아한 자태를 뽐냈고, 언덕배기에 서있는 세인트 조지 성당(St. George Cathedral)도 위엄이 넘쳤다. 그래도 피란 최고의 풍경은 피란 성벽(Piransko obzidje)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일몰을 바라보는 곳으로 꽤 유명하다. 오전에 올랐음에도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경계도 없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그 아래론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마을이 흰 벽과 붉은 지붕을 드러냈다. 참으로 고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타르티니 광장으로 돌아왔다. 그 새 속이 출출해져서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 레스토랑 몇 개를 지나쳐 우리가 찾아간 곳은 피란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 있는 간이 식당이었다. 간판도 분명치 않은, 우리 나라로 치면 분식집 같은 곳이었다. 햄버거처럼 간단하게 점심을 먹자는 생각에 그곳을 선택했다. 나이가 든 할아버지 혼자 운영하는 식당이라 솔직히 맛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떡갈비를 둥근 오뎅처럼 만든 체바치치(Chevapcici)를 시켰다. 그런데 막 오븐에서 구워낸 빵 안에 체바치치 다섯 개가 들어간 샌드위치는 그 동안 슬로베니아에서 먹은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었다는 평이었다. 물론 가격도 엄청 쌌다. 이번 슬로베니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을만했다. 피란이 더 마음에 들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각에 잠에서 깨어나는 바닷가를 거닐며 부두와 요트 등을 둘러보았다.

 

 

조그만 마을의 중세 건물에도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내려 앉기 시작했다.

 

 

 

 

쥬세페 타르티니의 동상이 세워진 피란의 관광중심지, 타르티니 광장엔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피란 성벽에 올라 바다와 마을을 조망하는 시간은 실로 가슴이 벅찼다.

 

 

 

피란에선 골목길 탐방도 피란을 즐기는 좋은 방법으로 통했다.

 

길거리 허름한 간이식당에서 먹은 체바치치는 잠시나마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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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자를좋아하는지구별여행자 2019.12.20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력적인 도시네요!! 작은 골목골목과 광장도 너무 느낌이 좋아서 꼭 가보고 싶네요! 슬러베니아도 나중에 꼭 가보고 싶은 나라중에 한 곳 입니다 ^^

    • 보리올 2019.12.20 1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에겐 느낌이 좋았던 피란입니다. 이름난 대도시보다도 작고 아름다운 소도시 여행이 요즘 새로운 트렌드로 보입니다.

  2. 세싹세싹 2019.12.20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서 내려다 본 빨간 지붕들이 참 예쁘네요~^^ 알록달록하면서 아기자기하고 참 예쁜 도시인 거 같아요^^

    • 보리올 2019.12.20 1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류블랴나는 도시 풍경을 어느 정도 알고 갔지만 피란은 생각보다 느낌이 좋았습니다. 소도시라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3. 재미박스 2019.12.20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사진과 정보 잘 보고 갑니다. 구독했어요!

  4. Choa0 2019.12.21 0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란은 너무 예뻐서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멋진 사진 잘 구경하고 갑니다.^^
    다음에 또 간다면 체바치치도 먹어봐야겠어요.^^

    • 보리올 2019.12.21 0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피란을 두 번씩이나 다녀오셨더군요. 피란에 대한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느낌이 서로 비슷해 보이더군요. 다음에 체바치치 꼭 드셔보세요.

  5. 해인 2020.01.07 1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란! 저희가 이동하는 동선에서 약간 떨어져있어서 갈까말까 고심중인데.. 이렇게 매력적인 빨간지붕들과 아드리아해의 조합이라뇨~ 좀 더 걸려도 가야겠어요. 아빠의 이번 여행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시네욤 >_<

    • 보리올 2020.01.07 2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꾸 동선을 바꾸면 못가는 곳이 생길텐데 어쩌냐. 어느 곳이나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피란은 젊은이들이 좋아할 것 같더구나. 인스타용으로 사진 찍기도 좋고.

 

 

페기스 코브 등대와 더불어 노바 스코샤의 자랑거리로 불리는 루넨버그(Lunenburg)를 소개한다. 18~19세기에 지어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건물과 가옥들로 구시가를 이뤄 꽤 인상적인 도시다. 1753년에 설립된 루넨버그는 나중에 독일인들이 들어오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어업과 수산물 가공업, 조선업이 주요 산업이었다. 1995년에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아틀랜틱 어업 박물관(Fisheries Museum of the Atlantic)은 건물 전체를 빨간색으로 칠해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아담한 규모의 수족관이 있고, 어선과 어구를 전시하는 공간도 있다. 조그만 목선을 만드는 목공소도 있었다. 박물관에서 부두 쪽으로 나오면 몇 척의 배가 묶여 있다. 운이 좋으면 블루노즈 II호에도 오를 수 있다. 수리 중이거나 출항을 한 경우엔 볼 수가 없다. 테레사 코너(Theresa Conner)란 이름의 범선과 케이프 세이블(Cape Sable)이란 어선에도 올랐다.

 

위에 잠시 언급한 블루노즈 II호에 대해선 간단한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루넨버그는 노바 스코샤, 나아가 캐나다 사람들의 긍지를 높인 블루노즈(Bluenose)의 고향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노바 스코샤 사람들을 블루노즈라 부르기도 할까. 먼저 캐나다 동전 가운데 10센트짜리 라임의 뒷면을 보면 날렵한 모습의 배가 그려져 있다. 바로 블루노즈다. 블루노즈는 1921년 루넨버그에서 건조되어 평소엔 고기잡이에 사용하다가 때가 되면 경주용 배로 변신하곤 했다. 범선 레이싱에서 미국에게 번번히 패하다가 이 블루노즈가 등장하면서 17년 동안 적수를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캐나다의 자존심을 살린 범선이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블루노즈는 노바 스코샤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1946년 하이티에서 침몰한 이후 그 설계를 그대로 사용해 1963년 재현해낸 것이 블루노즈 II이고, 이 또한 노바 스코샤 사람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루넨버그 구시가로 들어서면 이름다운 가옥과 특이한 장식들이 길가에 줄지어 나타난다.

 

 

 

 

 

빨간색을 칠한 목재 창고들이 늘어선 루넨버그 워터프론트는 늘 활기가 넘친다.

 

 

 

 

 

 

북미에선 꽤 유명한 루넨버그의 아틀랜틱 어업 박물관은 5월에서 10월까지만 문을 연다.

 

블루노즈의 옛 영광을 기리기 위해 1963년 재현해 만든 블루노즈 II의 모습

 

 

 

루넨버그 워터프론트를 내려다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랜드 뱅커(Grand Banker) 식당은 아무래도 해산물 메뉴가 많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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