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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지리산 아들과 지리산을 다시 찾았다. 부자가 단 둘이서 백두대간을 종주하겠다고 지리산을 오른 것이 1997년이었으니 20년 만에 다시 둘이서 지리산을 찾은 것이다. 이번에는 둘이 아니라 셋이었다. 녀석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으니 말이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이 청춘 남녀가 이번 산행의 주인공이었고 나는 이들이 앞으로 펼칠 백두대간 종주 출정식에 초대받아 온 손님에 지나지 않았다. 참으로 기분 좋은 초대 아닌가. 산행은 중산리에서 시작했다. 칼바위와 망바위를 지날 때까진 그리 힘들지 않았다. 내가 앞으로 나서 산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웠다. 앞으로 이 커플이 백두대간을 걸으면서 쓰레기를 열심히 줍자고 서로 합의를 했다는 소리에 나름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취지가 고마워 나도 열심히 쓰레기를 주워 아들이 멘 .. 더보기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9> 새벽부터 산행 준비에 부산하다. 당일로 마나슬루 베이스 캠프(해발 4,800m)에 올라 청소를 마친 다음, 사마 가운으로 하산하기로 한 것이다. 원래 계획은 베이스 캠프에서 1박을 할 생각이었지만, 어제 하루 공친 때문에 일정이 변경된 것이다. 날씨는 맑았고 마나슬루 정상은 온모습을 드러낸채 우리를 굽어 보고 있었다. 떠오르는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든 마나슬루 정상이 마치 산신령 같았다. 정상에서 흘러내린 빙하의 갈라진 틈새가 우리 눈 앞으로 다가오고 가끔 굉음을 내며 눈사태가 발생해 몇 분간이나 눈을 쓸어 내린다. 도중에 가이드가 길을 잘못 들어 한 시간 이상을 헤매다가 트레일을 제대로 찾는 해프닝도 있었다. 4,000m 이상으로 고도를 높일수록 호흡은 가빠지고 눈은 무릎까지 차오른다. 앞사람이 러셀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