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 친구집에서 하루 묵고는 그 친구가 운전하는 차량으로 드라켄스버그 산맥에 위치한 로열 나탈 국립공원(Royal Natal National Park)으로 향했다. 그 유명한 앰피씨어터(Amphitheatre)의 장엄한 풍경을 보러가는 길이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쪽으로 거의 네 시간을 달려야 했다. 국립공원 경내에 있는 텐델레 캠프(Thendele Camp)에 숙소를 잡았다. 전에 갔었던 디디마 리조트나 로테니 리조트와 마찬가지로 숙소도 콰줄루 야생동물국(KZN Wildlife)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과거에 영국 지배를 받은 때문인지 경치가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이런 숙소가 들어서 있다. 체크인을 하고 샬레를 배정받았다. 거실과 부엌이 따로 있었고, 트윈 침대가 있는 방이 두 개 있었다. 전반적으로 시설은 좀 낡아 보였지만 며칠 지내기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저녁이면 밖에 불을 피워 양고기 스테이크를 굽고 와인을 곁들였다. 드라켄스버그 아이콘 가운데 하나로 통하는 앰피씨어터의 전경을 눈에 담으며 친구들과 와인 한 잔 나누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이런 것이 소위 신선놀음이 아닐까 싶었다.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로열 나탈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차창을 스치고 지나가는 시골 풍경에도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이 넘쳤다.

 

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한적한 마을도 지나치고, 여유롭게 풀을 뜯는 가축도 눈에 들어왔다.

 

텐델레 캠프에 있는 숙소 또한 풍경을 크게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텐델레 캠프에서 구한 샬레의 내부 모습

 

샬레에서도 엠피씨어터의 장엄한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밖에 설치된 그릴에 조개탄을 피워 고기를 굽고 와인 한 잔 곁들이는 여유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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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아빠 2021.01.24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그릴 사진 한 장이 앞서 본 장면들을 다 잊게 만드네요 ㅎㅎㅎ
    역쉬 세계 어디를 가든 그릴에 구운 고기에 술 한 잔이 신선놀음의 첫 단추가 아닐까 싶네요 ㅎㅎㅎ

    • 보리올 2021.01.25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먹는 게 전부는 아니라 이야기하지만 여행하면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또 어디 있겠습니까. 웅장한 산악 풍경을 앞에 두고 친구들과 마시는 술 한 잔이 너무 좋았습니다.

 

디디마 리조트를 나와 남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레소토(Lesotho)로 들어가는 사니 패스(Sani Pass)에서 멀지 않은 로테니 리조트(Lotheni Resort)로 가는 길이다. 거리 상으론 200km 조금 넘는 곳인데, 비포장도로에 길도 설어 시간이 제법 많이 걸렸다. 로테니 리조트는 드라켄스버그 산맥 남쪽에 위치한 로테니 자연보호구역(Lotheni Nature Reserve) 안에 있다. 이 역시 콰줄루 나탈(KwaZulu-Natal) 주의 자연보호국(KZN Wildlife)에서 관리하고 있다. 숙소 형태는 샬레와 커티지, 캠핑장 등 세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침대가 세 개 있는 샬레에서 3일간 묵기로 했다. 샬레는 벽돌로 지은 사각형 건물에 이엉으로 지붕을 엮어 놓았다. 디디마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시설이 많이 낙후되어 있었고, 전기나 전파 이용에도 불편함이 따랐다. 전기는 저녁에만 잠시 들어왔고 그것도 밤 10시 이후엔 전원을 끊었다. 와이파이는 없고 전파도 연결되지 않아 친구는 차를 몰고 2km 밖으로 나가서야 겨우 집에 전화 한 통 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에선지 우리 외에는 손님이 없었고, 종업원도 모두 퇴근하는 저녁이 되면 한 마디로 적막강산이었다. 낮에 보이던 성장한 여인들과 아이들은 낮시간에 잠시 여기로 놀러온 방문객으로 보였다. 산악 풍경 역시 캐시드럴 피크 밸리에 비해선 웅장함이 많이 떨어졌지만, 난 번잡하지 않고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이곳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캐시드럴 피크 밸리를 빠져나오는 동안 차창을 스치며 지나치는 마을엔 남아공 전통 가옥인 론다벨이 눈에 띄었다.

 

 

 

노팅엄 로드(Nottingham Road)에 있는 카페 블룸(Café Bloom)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소울 푸드를 추구하는 식당답게

심플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이 나왔다. 남아공에서 만든 소웨토(Soweto) 맥주도 맛이 괜찮았다.

 

 

로테니로 향하는 비포장 도로 상에서 현지 주민들과 그들이 거주하는 가옥이 시야에 들어왔다.

 

여기선 말을 방목해 키우는지 말 세 마리가 도로에 올라와 차가 다가가도 도망갈 생각을 않는다.

 

 

 

드라켄스버그 산자락에 자리잡은 로테니 리조트에 도착했다.

디디마에 비해서 훨씬 촌구석에 위치한 느낌이 들었고 직원 외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별채로 된 샬레를 배정받아 안으로 들어섰더니 유리창을 통해 멋진 산악 풍경이 들어온다.

 

 

 

리조트에 묵는 손님은 보이지 않았고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종업원과 방문객이 꽤 눈에 띄었다.

호로새(Helmeted Guineafowl) 한 쌍이 우리 샬레 인근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샬레 밖에 놓인 의지에 앉아 석양이 내려앉는 장면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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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ni랑 2020.12.10 1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캬~엄청 멋있네요
    정성스런 포스팅 잘 보고가요!!
    코로나 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함께 소통하며 지내용><

  2. 주희의 손가락 놀이터 2020.12.10 17: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 이런 리조트 뭔가 자연친화적이고 멋진거 같아요
    여행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오늘도 좋은글에 하트 쿵! 코로나 조심, 감기조심하는 건강한 하루되세요

    • 보리올 2020.12.11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딜 갈 수가 없으니 참으로 갑갑하겠습니다. 어수선한 시절에 건강 더 신경쓰시기 바랍니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드라켄스버그 산맥의 울퉁불퉁한 산세에 정신이 팔린 사이 차는 캐시드럴 피크 밸리(Cathedral Peak Valley)로 들어서고 있었다. 웅장한 봉우리 몇 개가 순식간에 우리를 에워싸는 듯했다. 공원 게이트를 통과해 미리 예약한 디디마 리조트(Didima Resort)에 들었다. 여기서 이틀을 묵을 예정이다. 디디마 리조트는 콰줄루 나탈(KwaZulu-Natal) 주의 자연보호국(KZN Wildlife)에서 관리하는 숙소 가운데 하나다. 이 자연보호국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120여 개의 보호구역과 그 안에 설치한 고급 리조트 32개도 관리하고 있다. 별채에 두 명이 묵을 수 있는 샬레를 배정받았다. 샬레 건물은 부시맨(Bushman)이라 부르는 산(San) 족의 문화를 반영해 지었다고 한다. 벽은 흙으로 바르고 지붕은 이엉을 엮어 올렸다. 특이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어 느낌이 좋았다. 그래도 이 숙소의 압권은 샬레 앞에서 바라보는 조망이었다. 해발 3,000m가 넘는 캐시드럴 피크 외에도 아우터 혼(Outer Horn), 이너 혼(Inner Horn)의 웅장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었다. 와인 한 잔 들고 의자에 앉아 드라켄스버그 산자락에 석양이 내려앉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

 

 

 

 

드라켄스버그 산세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지자, 가슴은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방문자를 체크하는 게이트를 지나 디디마 리조트에 도착했다. 손님이 많진 않았다.

 

 

 

 

달팽이처럼 생긴 샬레에 들었다. 이엉으로 지붕을 엮고 흙벽을 하고 있었지만 실내는 현대식으로 쾌적했다.

 

숙소 문을 열고 나오면 눈에 들어오는 산악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저녁으로 조개탄에 구운 양고기 스테이크와 햇반, 찌개에 와인 한 잔도 곁들였다.

 

리조트에 있는 바에서 맥주를 시켰더니 빈트후크(Windhoek)란 나미비아 맥주가 캔으로 나왔다.

 

 

샬레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석양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디마 리조트에서 조금 더 들어가야 하는 캐시드럴 피크 호텔에도 잠시 들렀다.

 

 

조식 포함이라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부페식으로 차린 음식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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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고얀 2020.12.05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풍경이 너무 멋져서 반할것 같네요

  2. 봉이아빠요리 2020.12.06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풍경 뿐만 아니라 건축물들이 너무 이쁜데요 ㅎㅎㅎ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내가 다니던 산우회에선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야간 산행을 실시해 왔다. 야간 산행이 거의 없는 밴쿠버에서 보름달을 보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하는 연례 행사였다. 산행 코스도 거의 변함이 없었다.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 GG)를 통해 샬레에 올랐다. 잠시 땀을 식히며 차 한 잔을 마시곤 밖으로 나서 태평양으로 떨어지는 석양을 감상할 시간을 가졌다. 일부러 큰 맘 먹지 않으면 그라우스에서 석양을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뚫고 한 줌 빛이 바다로 내려 앉았다. 다시 여장을 꾸려 썬더버드 리지로 올랐지만 예상대로 보름달은 볼 수가 없었다. 사람사는 세상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을 본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서둘러 샬레로 돌아와 스카이라이드를 타고 산을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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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25 06: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보름날에 구름이 심술을 부렸나요?
    뭐 보기 힘들다는 그라우스 석양을 보셨으니 다행입니다...^^

    • 보리올 2014.04.25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날씨를 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힘을 원합니다만 아직까지 하늘에서 그 청은 들어주지 않네요. 더 수양하란 의미겠지요?

 

어떤 산악잡지에 그라우스 산을 소개하고자 두 번인가 연달아 이 산을 올랐다. 겨울 시즌이라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 GG)의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지지 매니아들은 다 안다.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 산으로 오르는 사이드 트레일, 굳이 우리 말로 하면 개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겨울 시즌에 눈이 쌓이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론 트레일을 폐쇄하지만, 지지를 찾는 사람들의 열정은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내가 보기엔 이런 경고까지 했는데도 사람들이 들어가 사고가 났으니 우린 아무런 책임이 없노라 하는 면책성 조치가 아닌가 싶다. 산길에 눈이 쌓여 위험하다면 밴쿠버 인근에 있는 모든 산도 등산로를 폐쇄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는가. 물론 눈사태 위험이 있다면 이런 조치를 당연히 수긍하겠지만 그라우스 그라인드에서 눈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트레일 초입에는 눈이 없어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중턱을 지나자 눈이 쌓인 깊이가 점점 늘어났다. 가파른 경사에 다리는 점점 퍽퍽해지고 숨도 찼다. 그라우스 그라인드를 오르는 853m의 등반고도가 절대 장난이 아니란 것은 직접 올라 보면 안다. 하기야 어느 산이나 오르막은 늘 힘이 들고 숨이 가픈 것 아닌가. 눈길을 헤쳐 어느 새 샬레가 있는 지지의 끝지점에 도착했다. 그라우스 스키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스키에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쪽에선 어린 꼬마들이 스키를 배우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슬로프를 내리 꽂는 인파를 지나쳐 댐 마운틴(Dam Mountain)으로 향했다.

    

그라우스 산을 왼쪽으로 돌아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 섰다. 여기서 댐 마운틴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그런데 레인저 한 명이 나와 댐 마운틴으로 드는 것을 막고 있었다. 최근에 내린 눈이 많이 쌓여 눈사태 위험이 커졌다는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갈 수는 없다. 아쉽지만 여기서 돌아서야 했다. 샬레로 돌아와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시간을 죽였다. 해질녘 그라우스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가 태평양으로 내려앉는 시각에 다시 밖으로 나섰다. 낮은 햇살에 빛나는 밴쿠버 앞바다와 라이언스 봉도 한 눈에 들어온다. 밴쿠버가 자랑하는 멋진 조망이었다. 백설을 뒤집어 쓴 봉우리와 나무에도, 소복히 쌓인 눈 위에도 한 줌의 빛이 내려 앉아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이제 스카이라이드를 타고 산을 내려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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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2.02 0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이 만드는 걸작을 누가 따라할 수 있겠어요...신비로워요 !!!

    이제 저도 기어 2단에 오른 느낌입니다...엄청난 발전이죠..ㅎㅎㅎ

  2. 보리올 2014.02.02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기어를 2단에 넣으셨어요? 조만간 4단까지 가겠네요. 4단 다음은 밀포드 트랙이 기다리고 있는 것 아시죠? 미리 겁 먹지 말고 한 단계 한 단계씩 기어를 올리면 됩니다. 아드님과 밀포드 계획을 구체적으로 한 번 짜보시죠.

  3. 권선호 2014.02.13 1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엄한 설경위에 내려앉는 붉은 햇살이라..
    저기에 빠져있다보면 자칫 흐물흐물 녹아 없어지겠다..^^
    자네의 열정에 조물주가 감복을 하신게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