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발현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1.02 [프랑스] 루르드 ②
  2. 2013.08.06 [멕시코] 멕시코 시티 - 과달루페 바실리카 (2)

 

루르드가 성모 발현지로 어떻게 유명해졌는지는 이번에 루르드를 오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프랑스 남서쪽 피레네 산맥에 있는 작은 마을 루르드에 베르나데트 수비루(Bernadette Soubirous)라는 어린 소녀가 살았다. 글을 모르던 그녀가 14살 때인 1858211일부터 716일까지 마사비엘 동굴(Grotte de Massabielle)에서 18차례에 걸쳐 성모가 그녀에게 나타난 것이다. 바티칸에서 이 기적을 인정하여 루르드는 하루 아침에 카톨릭 성지로 변신하게 되었다. 전세계에서 성지 순례를 오는 사람들이 매년 600만 명에 이른다니 그 위세가 놀랍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가난한 방앗간집 딸이었던 베르나데트는 수녀원에 들어가 서른 다섯의 나이로 생을 마쳤고, 그녀가 죽은 후인 1933년에 성녀로 시성되었다.

 

호텔을 나서 다시 성지로 향했다. 날이 밝아지면서 빗방울도 점점 가늘어졌다. 우산 없이도 걸어다니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성 비오 10세 성당부터 들렀다. 성 비오 10세는 1903년부터 1914년까지 교황으로 있었고, 1954년에 성인으로 선포가 되었다. 성 비오 10세 성당은 성모 발현 100주년을 기념해 1958년에 봉헌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어디에서도 성당은 눈에 띄지 않았다. 분명 지도에는 표시가 되어 있는데 겉으로는 아무 흔적도 없이 잔디밭만 펼쳐진 것이다. 성당이 바로 지하에 지어졌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건축가들이 공동 설계한 이 성당은 콘크리트로 물고기를 형상화하였는데 중앙엔 기둥이 없었다. 길이 210m, 81m의 크기에 27,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세련된 현대 감각에 조형미도 뛰어났고 전반적으로 단순함이 돋보였다. 수많은 성인들 그림이 성당을 돌아가며 걸려 있었다. 성녀 베르다네트와 성녀 테레사의 그림은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마사비엘 동굴 위에 있는 세 개의 성당을 찾았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성당처럼 보였지만 실제는 세 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화려함에 있어서는 가장 아래에 있는 로사리오 노틀담 성당이 단연 앞섰다. 1889년에 지어진 것으로 비잔틴 양식의 영향을 받아 성당 입구가 무척이나 화려했다. 성당 외부 벽화엔 1531년 멕시코 테페약(Tepeyac) 언덕 위에서 인디오 후안 디에고(Juan Diego)에게 발현한 성모의 모습도 그려 놓았다. 내부 또한 여러 개의 채색 모자이크 종교화와 섬세한 장미 문양의 돔 지붕으로 아름답게 꾸며졌다. 그리 크지 않은 동굴 성당은 1866년 동굴 바로 위에 세워졌는데 세 성당 가운데 가장 먼저 지어졌다. 마사비엘 동굴과 함께 루르드의 심장이라 불린다. 무염시태 성당은 1872년에 완공된 신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높이 70m의 탑이 우뚝 솟아 있어 그 위용이 대단했다. 이 역시 동굴 성당에 비해선 화려한 편이었다.

 

성당 밖으로 나왔더니 비가 그쳤다. 루르드 성지 뒷동산에 위치한 십자가의 길로 들어섰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표현한 십자가의 길이 오르막을 따라 조성되어 있었다. 1.5km의 구간에 조성된 이 길은 모두 14개의 장면과 예수 부활을 의미하는 빈 무덤 등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빌라도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박히고 무덤에 묻히는 과정까지를 14개의 장면으로 나눠 야외에 조각을 해놓았다. 인물 조각상 115개로 그리스도의 수난을 생생하게 표현한 것이다. 쇠로 조각한 실물 크기의 조각상은 1898년부터 1911년 사이에 제작해 설치했다고 한다. 이 길을 걷기 전에 성 비오 10세 성당 안에서 이미 추상화처럼 그림으로 그려진 십자가의 길을 본 적이 있고, 다른 지역을 여행을 하면서 이처럼 십자가의 길을 조성해 놓은 곳을 몇 군데 들른 적도 있어 그리 새로워 보이진 않았다.

 

 

 

 

 

 

 

지하에 지어진 성 비오 10세 성당은 간결함과 검소함이 돋보였다.

성인들을 그린 걸개그림이 끝없이 걸려 있었고, 독특한 모양의 파이프 오르간도 인상적이었다.

 

 

 

 

로사리오 노틀담 성당의 외관을 꼼꼼히 들여다 보았다.

외부 벽화의 의미를 모두 이해할 순 없었지만 멕시코 테페약 언덕에서의 성모 발현을 묘사한 벽화를 보게 되어 반가웠다.

 

 

 

 

70m의 첨탑을 자랑하는 무염시태 성당에선 마침 미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사를 14 장면으로 묘사한 루르드 십자가의 길

 

'여행을 떠나다 -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 루르드 ④  (0) 2016.01.05
[프랑스] 루르드 ③  (2) 2016.01.04
[프랑스] 루르드 ②  (0) 2016.01.02
[프랑스] 루르드 ①  (0) 2015.12.31
[루마니아] 콘스탄짜  (6) 2013.08.09
[독일] 킬(Kiel)  (2) 2013.04.03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톨릭의 나라인 멕시코에서 빠뜨릴 수 없는 볼거리가 바로 이 과달루페 바실리카(Basilica de Guadalupe). 포르투갈의 파티마(Fatima), 프랑스의 루르드(Lourdes)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모 발현지 중 하나다. 지하철 6호선 라 빌라 바실라카( la villa-basilica) 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바실리카 입구에 도착하면 넓은 광장 뒤로 크고 작은 아홉 개의 성당이 모여 있어 하나의 카톨릭 성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전체를 빌라(Villa)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안에 들면 카톨릭 신자가 아니라도 저절로 신심이 돋는 것 같았다.

 

과달루페 바실리카를 알려면 여기서 성모가 발현했다는 이야기부터 이해를 해야 한다. 여기 있는 성당이나 유적이 모두 이 이야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1531년 테페약(Tepeyac) 언덕 위를 지나던 인디오 후안 디에고(Juan Diego)에게 성모가 나타나 “내가 성모 마리아니 이 사실을 알리고 이곳에 성당을 지으라고 하라”고 하셨다. 후안은 이 사실을 주교에게 알렸으나 이 스페인 주교는 무슨 미친 소리냐고 그 말을 무시해 버렸다. 이후 성모는 다시 나타나서 테페약 언덕에서 딴 장미꽃 다발을 망토에 싸서 주교에게 가져가라 했다. 때는 한겨울이라 장미가 필 철이 아니었기에 이를 본 주교가 성모 발현을 믿고 성당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성모 발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증거가 지금까지 남아있다고 한다. 그것은 후안이 장미 다발을 쌌던 망토인데, 그 망토에 성모상이 맺혀 있다고 전해 진다. 용설란에서 뽑은 실로 짠 천연직물은 100년을 넘기기 어려운데 아직까지도 천이 남아 있다는 사실, 칠감이나 붓질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것, 성모 눈동자를 확대해 보니 당시 옆에 있던 후안의 상이 맺혀 있었다는 것 등 수많은 불가사의는 바티칸 당국의 면밀한 조사와 과학적 검증을 거쳐 기적의 증거물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성모 발현을 목격한 후안 디에고는 2002년 카톨릭 성인으로 공표되었다. 인디오로선 처음으로 성인이 탄생한 것이다.

 

1976년 새로 지었다는 성당(New Basilica)부터 먼저 찾았다. 처음 지은 구성당이 언제 무너질지 몰라 새로 지었다고 하는데 어찌 보면 원형 경기장처럼 생겼다. 마침 안에서 미사를 진행하고 있어 잠시 자리에 앉아 미사를 지켜 보았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한 마디도 알아 들을 수 없었지만 경건한 분위기가 좋았다. 10,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그 규모에 놀랐다. 그 넓은 성당에 기둥이 없어 더 넓어 보였고, 제단 위에 설치된 벌집 모양의 조명등도 특이했다. 이 성당이 유명한 것은 지하에 과달루페 성모상이 그려진 천이 전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원본은 아니라고 한다. 그 앞에 멈춰 서서 구경할 수는 없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게 되어 있다. 한 번 보기엔 너무 아쉬워 몇 번을 타고 왔다갔다 했다.

 

 

 

 

 

성당을 빠져 나오니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2005타계한 교황은 생전에 과달루페 성지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 실제로 재임 중에 여러 번 이 성당을 방문하였고, 마지막 방문길에는 다시 올 수 없을 것 같으니 성모상이 맺힌 망토를 만져보고 싶다고 하여 그 실물을 만지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옆에 있는 구성당(Antigua Basilica)을 둘러 보았다. 성모가 발현했다는 1531년부터 짓기 시작해 1709년에 완성한 성당이다. 후기 바로크 건축 양식을 따랐는데, 노란색 돔과 양쪽 종탑이 인상적이었다. 아쉽게도 이 구성당은 지반 침하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다. 바닥도 여기저기 갈라지고 움푹 꺼진 곳도 있었다. 호수를 메우고 그 위에 성당을 지었기 때문에 지반이 약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단다.

 

 

 

 

 

다시 광장으로 나왔다. 인디오 문명과 스페인 양식을 섞어 만든 특이한 형상의 시계탑을 보기 위해서다. 뭔가 심오한 의미가 숨어 있을 것 같은데 내가 가진 상식으론 답을 알 수가 없었다. 이제 나머지 성당을 둘러볼 차례다. 구성당 바로 옆에 있는 것은 카푸치나스(Capuchinas) 성당으로 붉은 돔이 인상적이었다. 아담한 사이즈의 인디오스(Indios) 성당은 실내를 하얗게 칠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좀 떨어진 위치에 세운 바로크 양식의 포시토(Pocito) 성당은 아담한 원형으로 다른 성당과는 분위기가 좀 달랐다. 이 모든 성당 안에는 성모의 발현 모습과 후안 디에고를 그려 놓거나 조각으로 만들어 놓았다. 성모 발현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면 그 의미를 알기 어려울 것 같았다.

 

 

 

 

 

 

 

 

 

  

포시토 성당을 나와 계단을 타고 테페약 언덕 위로 올랐다. 언덕이라고 하지만 높지 않아 그리 힘들지 않았다. 그래도 계단을 오를수록 구성당과 카푸치나스 성당 지붕 너머로 멕시코 시티의 스카이라인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망이 점점 좋아지고 시원한 바람도 불어왔다. 언덕에 올라 성 미카엘(Saint Michael) 성당도 둘러 보았다. 실제로 성모가 발현한 곳도 이 언덕이었고 주교에게 증거로 건네준 장미를 꺽은 곳도 바로 여기다. 오늘날 과달루페 바실리카를 있게 만든 가장 중요한 자리에 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당 앞 공터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서면서 과달루페 바실리카와 작별을 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내멋대로~ 2013.08.06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멕시코 여행기 접하기 쉽지 않은데
    잘 봤습니다.
    종종 놀러올게요

  2. 보리올 2013.08.06 1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방문에 댓글까지 남겨주셔서요. 님의 블로그 잠깐 둘러 보았습니만 참으로 깔끔하게 잘 꾸며 놓으셨네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