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를 대표하는 스키 리조트가 있는 휘슬러(Whistler)에 도착했다. 여름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인파로, 겨울엔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 연중 어느 시즌에 가도 즐길거리가 많아 나 또한 수시로 찾는 곳이다. 이번엔 BC주 관광청 주선으로 피크투피크 곤돌라(Peak2Peak Gondola)를 타기로 했다. 휘슬러 산에 있는 라운드하우스 로지(Roundhouse Lodge)까지 곤돌라로 오른 다음 거기서 피크투피크 곤돌라를 탔다. 휘슬러 산과 블랙콤(Blackcomb) 산을 연결하는 이 곤돌라는 그 길이가 무려 4km나 되었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계곡을 건너 블랙콤에 있는 랑데부 로지(Rendezvous Lodge)에 닿았다. 길이 1.6km의 짧은 트레일인 알파인 워크(Alpine Walk)를 걸었다. 전혀 힘들지 않은 쉬운 코스지만 수목한계선에 위치한 관계로 조망이 무척 좋았다. 휘슬러 산과 피치먼스 밸리(Fitzsimmons Valley)가 연출하는 대단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피크투피크 곤돌라를 타고 라운드하우스 로지로 되돌아왔다. 곤돌라에 산악자전거를 싣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우리는 휘슬러 정상으로 오르는 도로를 걸어 티하우스가 있는 리틀 휘슬러(Little Whistler)로 올랐다. 점점 고도를 올리면서 발 아래 풍경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싱잉 패스(Singing Pass)에서 뮤지컬 범프(Musical Bumps)를 타고 올라오는 트레일도 만났다. 도로를 따라 정상 쪽으로 조금 더 올랐다. 계곡 건너편으로 조망이 탁 트이는 리지에 올랐다. 검은 엄니’란 닉네임을 가진 블랙 터스크(Balck Tusk)가 멀리 모습을 드러냈고, 옥빛을 자랑하는 치카무스(Cheakamus)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사방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휘슬러로 들어서면서 백미러에 비친 산악 풍경을 잡아 보았다.

 

 

 

라운드하우스 로지에서 계곡 건너 블랙콤으로 가는 피크투피크 곤돌라를 탔다.

이 곤돌라는 2008년에 설치되어 역사는 길지 않다.

 

블랙콤 산기슭에 있는 랑데부 로지에 도착했다.

 

 

 

랑데부 로지 인근에 있는 알파인 워크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기 충분했다.

 

알파인 워크를 걷는 동안 바위 틈에서 모습을 드러낸 피카(Pika) 한 마리가 우릴 반긴다.

 

 

다시 피크투피크 곤돌라를 타고 라운드하우스 로지로 돌아오는 길이다.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리틀 휘슬러로 오르는 도중에 마주친 풍경

 

 

 

 

치카무스 호수가 있는 치카무스 계곡 건너편에 블랙 터스크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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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에서 나와 모처럼 아침 산책을 즐겼다. 강가에는 소나무와 랄리구라스가 보인다. 이는 우리가 수목한계선 아래로 내려섰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바룬 강물에 고양이 세수도 했다. 열흘만에 세수를 하는 것 같다. 그래도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하니 난 영락없는 히말라야 체질인 모양이다. 국립공원 직원이 우리가 묵은 야영장을 찾았다. 트레킹 기간 중 불편했던 일은 없었는지 묻는다. 이제 네팔 국립공원도 서비스가 대폭 나아지려나 싶었다.

 

바룬 강을 따라 또 다시 너덜지대를 걷는다. 설산이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주변엔 하늘로 우뚝 솟은 암봉이 나타났다. 클라이머들이 좋아할만한 암봉들이 우리 시야에 들어온 것이다. 우리 나라라면 멋진 이름이 하나씩 붙었을 봉우리들이지만 여기선 그저 무명봉이다. 바룬 강을 벗어나 급경사 오르막을 타기 시작했다. 다시 십튼 패스로 오르기 위해 땀깨나 흘려야 하는 구간이 시작된 것이다.

 

뭄북에서 칼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모처럼 화사한 햇살을 받으며 토막잠을 자는 사람도 있었다. 마침 뭄북엔 염소와 양을 치는 부부가 들어와 텐트를 치고 살고 있었다. 봄에 들어와 가을에 나간다 하니 사람사는 세상으로 가려면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인적없는 산 속에서 단둘이 외롭게 생활하다가 우리가 나타나 반가운 모양이었다.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이 그들의 관심사였다. 한 대장이 그들에게서 염소 한 마리를 사라고 했다.

 

도바테에 다시 텐트를 쳤다. 땅도 고르지 않고 공간도 좁아 텐트를 다닥다닥 붙여서 쳐야 했다. 뭄북에서 산 염소가 오늘 저녁 우리의 제물이 되었다. 우리 대원들뿐만 아니라 포터들까지 포식을 하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도마가 여기에서도 보이는 것이었다. 홍길동처럼 신출귀몰하다. 이 정도로 억척스러워야 큰 돈을 벌겠지. 옹추와 스탭들을 데려가 럭시 한 잔씩을 대접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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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맑은 대신 바람이 무척 강했다. 이 바람을 뚫고 헬기가 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위성 전화로 카트만두에 연락해 헬기를 요청했다. 이 정도 날씨면 헬기 뜨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회신도 들어왔다. 한 대장과 김덕환 선배가 남아 원 선배를 보내고 뒤쫓아오기로 했다. 나머지 일행은 당말 베이스 캠프(해발 4,800m)로 출발했다. 완만한 오르막 길을 따라 오르는 중에 헬기가 계곡 사이를 통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랑레 카르카를 지나면서 고산 식물들의 키가 현저히 작아진 것을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무는 대부분 시야에서 사라졌고 땅에 바짝 웅크린 식생들만 조금 남았다. 히말라야의 수목한계선을 넘어선 것이다. 그에 비해 시야는 훨씬 넓게 트였다. 멀리 눈을 뒤집어쓴 설봉과 거기에 둥지를 튼 빙하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우리가 가는 방향 저 앞에 곧 마칼루가 나타난다고 해서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처음으로 마칼루의 진면목을 대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영광스런 순간인가.

 

빙하 위 모레인 지역을 걸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고도 4,000m를 넘어서면 하루에 고도 700m를 올리는 것도 솔직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다리며 머리 모두 무거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운행 속도를 늦추고 심호흡을 자주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오른쪽으로 크게 방향을 틀어 작은 고개 위에 올라서자, 우리 눈 앞에 거대한 설산 하나가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 시야를 꽉 채우며 다가오는 저 산이 정녕 마칼루란 말인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솟구치는 감동을 추스려야 했다.

 

그 다음엔 오르막도 거의 없었다. 한 시간은 걸어야겠지만 저 끝에 당말 베이스 캠프가 보였다. 당말 베이스 캠프는 마칼루 남벽 아래에 바룬 계곡이 갑자기 확 넓어지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마칼루와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어 어떤 원정대가 여기를 베이스 캠프로 쓸까 궁금했다. 바룬 강은 이제 폭 2~3m의 작은 개천으로 변해 있었다.

 

이른 오후에 당말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아직도 서편에 햇살이 많이 남아 있어 그 동안 사용했던 텐트, 침낭을 꺼내 말렸다. 야영지도 크고 평평해서 텐트 간격을 널찍하게 쳤다. 우리 도착에 앞서 매점이 문을 열었다. 어제 만났던 다와 부자가 우리 소식을 듣고는 급히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맥주 한 병에 600루피씩 달라니 누가 그 비싼 맥주를 사먹겠는가. 더구나 고산병 걱정에 다들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말이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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