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6.05 와이오밍 ① ; 데블스 타워 (4)
  2. 2013.03.31 [벨기에 ⑤] 벨기에 만화 (2)

 

 

사우스 다코타에서 와이오밍으로 주 경계선을 막 넘어와 보어 버펄로 점프(Vore Buffalo Jump)라는 곳을 방문했다. 예전에 북미 인디언들이 벼랑으로 버펄로를 유인해 떨어뜨려 잡았던 곳이다.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한 연례 행사였다. 우리 도착이 늦었던지 문은 열려 있는데 돈 받는 사람은 없었다. 벼랑은 그리 높지 않았다. 집사람은 이 정도 높이에서 떨어져 과연 버펄로가 죽을까 하는 의문을 던진다. 하지만 뒤따라 떨어지는 버펄로로부터 연속적으로 강한 충격을 받으면 충분히 압사당할 것으로 보였다. 밑으로 걸어 내려가 버펄로 잔해를 발굴하고 있는 현장도 둘러 보았다.

 

 

 

선댄스(Sundance)에서 90번 하이웨이를 빠져 나와 데블스 타워(Devel’s Tower)로 방향을 잡았다. ‘악마의 탑이란 이름을 가진 바위 아래서 하루를 묵을 예정이었다. 이 지역도 사우스 다코타의 마운트 러시모어처럼 블랙 힐스 국유림에 속한다. 높이 386m의 원뿔형으로 생긴 데블스 타워는 미국 내에선 유명한 랜드마크로 통한다. 어떤 사람은 이를 자연의 마천루라 부르기도 한다. 황야에 거칠 것 없이 홀로 우뚝 서있는 모습이 나에겐 신비롭게 보였다. 어찌 보면 나무를 잘라낸 밑둥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데블스 타워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마그마가 쏟아져 나오다가 땅 속에서 굳은 것이 후에 외곽 지층이 침식되면서 외부로 노출된 것이다. 1906년에 미국 최초의 국가 모뉴멘트(명승지)로 지정을 받았다. 당시 테오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런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미국 역사를 위해 자연으로부터 빌려 왔다. 정말 멋진 표현이 아닐 수 없다. ,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nter Of The Third Kind)>에서 이곳이 외계인들이 착륙하는 곳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 데블스 타워를 누가 처음 올랐을까? 초등은 18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우보이였던 윌리엄 로저스(William Rogers)와 윌라드 리플리(Willard Ripley)가 나무 사다리를 이용해 어려운 구간을 돌파해 초등을 이뤄낸 것이다. 이에 얽힌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1893 7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해 그 당시로서는 불가능해 보였던 데블스 타워 등반을 공언했고, 그 소식을 듣고 1천여 명의 구경꾼이 몰여 들었다. 정상에 서서 성조기를 꺼내 흔드는 이벤트도 준비해 당일 행사를 완전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이 두 등반가의 부인들은 관중을 상대로 음료과 식사를 팔아 짭짤한 수익을 챙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요즘엔 1년에 1,000여 명의 등반가들이 정상에 선다고 한다.    

 

해질녘 멀리서 데블스 타워를 처음 접했다. 가슴이 쿵쿵 뛰었다. 어두워진 시각임에도 타워 바로 밑까지 올라가 타워를 올려 보았다. 외경심이 절로 일었다. 이런 신성한 땅에는 남다른 기운이 있다지 않는가. 그런 기운을 직접 몸으로 받고 싶었다. 그래서 타워 아래 캠핑장에서 홀로 침낭을 깔고 비박을 시도했다. 침낭 밖으로 얼굴만 내놓고 하늘에서 북두칠성을 찾았다. 곰에게 쫓겨 이 타워 위로 도망친 일곱 소녀가 북두칠성이 되었다는 인디언 전설을 조금 전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일출 시각에 맞춰 데블스 타워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리곤 다시 타워 아래로 다가가 2km에 이르는 타워 트레일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다양한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가 있었다. 타워 아래는 위에서 떨어진 바위들로 너덜지대를 이루고 있었고, 타워는 오각형, 아니면 육각형 모양의 석주들이 외곽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것도 주상절리(柱狀節理)라 부를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암벽을 타기 위해 바위로 향하는 젊은이들과 인사도 나누었다. 다람쥐들이 솔방울을 모아 겨울 식량으로 저장하기 위해 땅에 파묻는 모습도 지켜 보았다. 이 녀석들이 파묻은 곳을 잊어버려야 거기서 싹이 튼다. 엄마 나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바로 다람쥐들의 건망증이다. 참으로 절묘한 자연의 궁합이 아닐 수 없다. 북미 인디언들이 여기서 기도를 하고 나무에 오색 천을 걸어놓은 현장도 목격했다. 어쩌면 우리나라 무속신앙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이곳을 성지로 숭배해 왔다고 한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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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니카 2013.07.09 16: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으로 또 봐도 신비로운 '데블스타워', 석양빛을 받은 거대한 모습은 외경심마저 들었더랍니다

  2. 보리올 2013.07.10 13: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서 저 데블스 타워를 처음 보았을 때 난 가슴이 무척 뛰었다오. 언젠가 미국을 가면 꼭 보고 싶었던 바위였는데 실제로 그 아래 섰을 때의 가슴 설레임이란...

  3. 2013.07.11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3.07.09 0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고맙습니다. 박영석 대장은 이 세상에 큰 족적을 남기고 한 걸음에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저에겐 나름 그 친구에 대한 추억이 남아 있어 그 친구 발자취를 찾아 언젠가 히말라야를 찾을 겁니다. 아들 손 잡고 간다면 더더욱 좋겠지요.

 

벨기에가 만화 강국이라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흔히 우리는 만화 강국이라 하면 미국과 일본, 프랑스를 먼저 꼽는다. 그렇게 세 나라만 이야기를 하면 분명 섭섭해 할 나라가 바로 벨기에다. 벨기에에선 만화가 일찌감치 하나의 문학 장르로 대우를 받았다. 그만큼 유명한 만화가와 훌륭한 캐릭터가 많이 배출되었다는 이야기다. 벨기에 만화에 대해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이지, 벨기에 만화가 창조한 캐릭터는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만화 캐릭터, 탱탱(Tintin)과 스머프(Smurfs)는 바로 벨기에가 자랑하는 문화 유산이다. 

 

불어를 쓰는 벨기에에선 탱탱이라 부르면 되겠지만 영어권에서는 틴틴으로 불리는 캐릭터는 만화에 문외한도 첫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소년 기자 탱탱과 그의 애견 밀루(Milou)가 전세계를 여행하며 펼치는 모험을 그린 <탱탱의 모험>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벨기에를 대표하는 만화가 에르제(Herge) 1929년 만들어낸 캐릭터로 유럽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세계에서 9억부나 팔렸다는 이 만화를 쌓아놓으면 도대체 어디까지 닿을까? 참고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틴틴의 모험>도 이 만화에서 내용을 빌려왔다.

 

 

한 만화가의 캐릭터가 벨기에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인식된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탱탱이나 스머프를 본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브뤼셀의 스토켈(Stockel) 지하철 역사에 에르제가 그린 길이 137m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역사는 탱탱 트레일의 일부이다. 탱탱 트레일이란 에르제의 만화 탱탱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서로 연결한 것이다. 그 캐릭터로 우표도 발매되었다. 그랑 플라스 인근에는 탱탱 공식 기념품 판매장(La Boutique Tintin)이 있어 손님들로 붐빈다.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그만큼 유명하기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스머프도 벨기에가 자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스머프는 페요(Peyo)가 만든 창작물이다. 벨기에에선 만화로 존재했지만 미국에선 애니메이션으로 크게 히트를 쳤다. 스머프라 불리던 하늘색 몸 색깔에 흰 모자와 바지를 입은 난장이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일하게 마을의 리더인 파파 스머프만 붉은 모자와 바지를 입는다. 페요는 1958년부터 이 난장이들의 공동체 생활을 그렸다. 스머프를 보아도 만화 캐릭터가 갖는 무한한 가치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 만화는 엄청 중요한 문화 컨텐츠다. 그래서 벨기에에선 오래 전부터 만화를 9번째 예술이라 불렀다. 그 선봉에 유럽 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르제와 스머프 작가 페요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벨기에 만화에 관심이 있다면 그에 대한 자료를 모아 놓은 브뤼셀의 만화 박물관(Belgian Center for Comic Strip Arts)을 방문하면 좋다.

 

 

 

 

이 박물관은 탱탱, 스머프 외에도 벨기에 유명 만화가들의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유명한 만화가인 경우는 별도의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만화 박물관같은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산교육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었다. 부천에 있다는 만화 박물관을 본 적이 없어 둘을 비교하긴 어렵다. 건물 1층에는 선물 가게가 있어 캐릭터나 만화책도 살 수가 있었다.

 

 

 

 

 

 

 

 

만화 박물관 바로 건너편에 작은 만화 박물관이 하나 더 있다. 마크 슬레인(Marc Sleen)이라는 유명 만화가를 기리는 박물관이다. 만화 박물관의 입장료가 €8 유로였는데 €1 유로를 더 내면 이곳까지 관람할 수 있다고 해서 주저없이 투자를 했다. 마크 슬레인은 45년 이상을 다른 사람 도움을 받지 않고 홀로 만화를 그려 이 기록으로 기네스 북에 오른 사람이다. 네로(Nero)라는 인물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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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5 07: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머프가 벨기에산인줄 몰랐어요...벨기에의 넓이와 인구를 보면 우리나라도 못할게 없을것 같은데 금방 생각나는 문화상품이 없네요ㅠㅠ 국가이미지가 높아지면 다른 제품도 인정받기가 쉬울텐데 좋지않은 뉴스가 자주 나오니 참 답답한 일이지요...김일성,정일 부자는 퀴즈에도 단골이고 사람들은 코리아만 기억하거든요...앞으로는 더 나아지겠지~하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2. 보리올 2013.08.15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만화가 세상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잠재력은 크다고 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 끼가 많다고 할까요. 민화도 곧 한류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