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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13 랑탕 트레킹 - 12 (2)
  2. 2013.10.12 랑탕 트레킹 - 11

 

창문으로 아침 여명이 들어온다. 침낭을 박차고 빠져 나왔다. 일출을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나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카트만두 인근에선 이곳이 나가르고트(Nagargot)와 더불어 일출 명소라는 것을 뒤늦게 들었다. 그래서 로지 방값이 만만치 않게 비쌌던 모양이다. 산 위에서 조용히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했다. 트레킹을 끝내는 우리에게 주는 히말라야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작은 감동으로 넘쳤다. 

 

트레킹 마지막 날이다. 바로 쉬바푸리(Shivapuri) 국립공원으로 들어선다. 국립공원내 짧은 구간을 통과만 하는데 입장료를 받는다. 우리는 외국인이라고 1인당 250루피씩, 그리고 스탭들은 10루피씩을 내야 했다. 오로지 볼 것이라곤 발 아래 땅밖엔 없었다. 길도 엉망이었다. 빗물에 침식되어 어떤 곳은 사람 키만큼 파여 있었다. 또 바가지를 썼다는 찜찜한 마음은 공원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위안을 받았다. 어디에 쓸 요량인지 풀뿌리를 뽑는 아이들, 지렁이를 잡아 병아리에게 주는 아이들도 만났다.

 

시소파니에서 다시 300m를 올라선 다음에야 마냥 내리막 길이 이어졌다. 이제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부담이 없어졌다. 멀리 카트만두가 보이기 시작한다. 시내가 보였다기 보다는 엄청난 매연의 바다가 보였단 표현이 더 정확하리라. 카트만두를 보는 순간 동시에 트레킹 끝을 보게 된다. 시원함보다는 섭섭함이 앞서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자주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이 끝나는 지점에 댐이 하나 있었다. 학생들 소풍 행렬이 끊이질 않는다. 커다란 솥에다 냄비까지 들고 오는 학생들을 보아선 음식을 직접 끓여 먹을 심산이 모양이다. 국립공원에서 이 많은 학생들이 음식을 해 먹는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냥 도시락 하나씩 싸가지고 오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땡볕을 걸어 정오가 되기 전 순다리잘(Sundarijal)에 도착했다. 버스와 아스팔트 도로가 있는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트레킹을 마쳤다. 가게에서 바나나를 사서 일행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트레킹을 반추해 볼 시간을 가졌다. 또 다시 이 길을 걸을 수 있다면 나에겐 커다란 행운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것으로 만족을 느껴야 되겠지.

 

대행사에서 보내준 버스를 타고 카트만두로 돌아왔다. 점심은 대행사에 근무하는 핀조네 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티벳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데, 우리는 만두와 치킨커리, 국수를 시켰다. 네팔 막걸리인 창을 곁들여 10여 명이 풍성하게 먹었음에도 1,300루피밖에 나오지 않았다. 핀조 부인이 한사코 돈을 받으려 하지 않아 억지로 쥐어 주고 나왔다.

 

 

 

 

 

 

 

 

 

 

 

 

  

<트레킹 요약>

 

밴쿠버 산사람 네 명이 오붓하게 떠난 히말라야 트레킹에 한국에서 진짜 산사람 한 명이 우리와 동행을 하게 되었다. 바로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를 완등한 한왕용 대장이 그 동안 고산 원정만 다녔지, 랑탕 트레킹은 처음이라면서 우리를 따라 나선 것이다. 몹시 신경 쓰이는 거물이었지만 우리들이 세운 계획인만큼 우리가 정한 일정대로 진행해 나갔다. 2008 11 25일부터 126일까지 12일에 걸친 트레킹 기록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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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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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0.14 0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레킹을 마치고 히말라야가 더 높지만 로키가 더 아름답구나~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2. 보리올 2013.10.14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아이에게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를 묻는 난감한 질문과 비슷합니다. 전 둘 다 아름답고 둘 다 좋습니다. 너무 정치적(?)인 대답인가요? ㅎㅎㅎ 히말라야는 산세가 위압적이면서도 웅장함이 단연 앞서고 캐나다 로키는 산세가 아기자기하고 무척 아름답지요. 어디가 위다, 아래다로 답하긴 좀 어렵습니다.

 

내리막 일색일 것이란 예상이 이번에도 보기좋게 깨졌다. 쿠툼상부터 바로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능선길이라 해서 마음을 놓았는데 그 능선길이 계속해서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이다. 쿠툼상을 벗어나자, 임시 천막을 설치하곤 의료봉사에 여념이 없는 현장을 발견했다. ‘CAN’이란 영국 단체가 주관하고 있었는데 무슨 의미냐 물었더니 ‘Community Action Nepal’의 준말이란다.

 

의료봉사 현장을 둘러볼 기회를 달라고 요청해 허락을 받았다. 영국인 월(Wall)이란 친구가 나와 우리에게 직접 간단한 브리핑을 한다. 이렇게 의료진을 데리고 봉사를 올 정도면 재원도 장난이 아닐텐데 기부금을 통해서 봉사를 실현한다니 부럽기도 했다. 어느 캠프에는 눈 수술을 받은 할머니들 십여 명이 천막 안에 앉아 있었다. 의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살아온 이들에게 의료봉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이리라.

 

부식이 떨어졌다고 해서 이제부턴 부득이 매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부식 예측을 잘못한 요리사를 힐책할까 하다가 그만 두기로 했다. 리마도 이제 경력이 쌓였으니 꾀를 낼만도 하겠지. 그 동안 열심히 봉사했으니 이제 휴가를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대행사에도 따지지 않기로 했다. 칩링(Chipling)의 경치좋은 로지에서 차파티로 간식을 했다. 이렇게라도 네팔 음식에 적응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은가.

 

골프반장(Golfbyanjang)은 아이들이 많아 좋았다. 나에겐 사진 모델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산자락에 다랑이논도 많고 아이들 입성도 좋아 보였다. 점심으로 모모(만두)와 볶음밥, 스프를 시켜 먹었다. 맛이 좋기에 주인을 불러 음식 솜씨를 칭찬했더니 나중에서야 니마가 직접 요리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쩐지 기대 이상이라 했더니 하마터면 속을 뻔 했다. 그럼에도 외국인에게 바가지 씌우는 금액을 모두 지불해야만 했다. 우리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었지만 주인네 식재료를 섰다는 이유로 말이다. 요리사가 따로 뒷돈을 받았나?      

 

능선을 걸으며 여기서 바라보는 산자락이 꼭 우리 나라 야산과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첩첩이 중첩되어 뻗어나간 모습이라니능선을 따라 오르내림을 계속했다. 쉽게 보내주지는 않겠다는 히말라야의 속셈인 것 같았다. 사막 지역에나 있을 법한 선인장이 몇 그루 보이고 용설란도 꽤 많이 보였다. 히말라야에 용설란이라니 참으로 의외였다. 우리가 지나온 고산 지역과는 식생이 상당히 달랐다.

 

트럭 한 대가 마을 가운데 세워져 있는 파티반장을 지났다. 이 산골 마을까지 트럭이 들어온다니 놀라웠다. 아이들 십 수명이 트럭 위에 실린 화물에서 놀고 있었다. 트럭이 아이들 놀이터로 변해 버린 것이다. 해발 1,800m인 파티반장에서 고도를 300m 올려 시소파니(Chisopani)에 닿았다. 닭을 세 마리 구입해 우리와 스탭이 반씩 나눴다. 니마가 맛있는 닭도리탕을 만들어 왔다. 히말라야 닭은 마당에 풀어놓고 길러 살이 질긴 편이지만 맛은 뛰어나다. 거기에 니마의 솜씨까지 가미가 되었으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숙면을 위해 9시까지 버티다가 함께 야간 데이트를 나가자 청했다. 상현달에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을 보고 있자니 절로 흥이 오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산길을 걸었다. 흥에 겨워 노래도 불렀다. 랑탕 트레킹을 끝내는 우리들의 조그만 자축 파티였다. 우리의 시끄러운 합창에 호주에서 온 마이클이란 친구가 밖으로 나왔다가 우리에게 노래 한 곡을 청한다. 우리가 부르던 노래가 듣기 좋아 나왔다며 웃는다. 그래서 또 한 곡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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