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02.03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① (2)
  2. 2019.12.20 [슬로베니아] 피란 (10)

 

 

 애초 스플리트(Split)에서 하루를 묵을 생각은 없었다. 크로아티아에선 꽤 유명한 관광지라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그냥 지나치려고 했다. 하지만 두브로브니크에서 차를 운전해 올라오면서 어디서 하루를 묵을까 고민하다가 스플리트가 로마 시대에 건설된 도시란 것과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란 것을 알고는 마음을 바꿨다. 아드리아해에 면한 인구 22만 명의 스플리트는 크로아티아에선 자그레브 다음으로 큰 도시였다. 도시가 세워진 것은 기원전 그리스 시대로 올라가지만 로마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가 305년 퇴임한 후에 머물 궁전을 스플리트에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발전을 하게 되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퇴임 후 11년을 살았던 궁전부터 찾았다. 궁전 안뜰이었다는 열주 광장엔 아직도 대리석 기둥이 남아 있었다. 사람들로 붐볐고 로마 병정 차림의 젊은이 두 명이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는 팁을 요구하곤 했다.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궁전이라 여기저기 무너진 곳도 많았고 외관도 꽤 퇴락해 보였다. 7세기에 슬라브족이 몰려와 궁전 여기저기에 집을 짓고 살았기 때문에 궁전이란 공간이 따로 보존되지 않고 주민들의 주거 공간과 경계가 없었다. 솔직히 궁전 같은 냄새를 풍기지 않았다. 열주 광장 옆에 있는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하늘로 치솟은 종탑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성당은 애초 황제의 유해를 보존하기 위한 영묘로 지어졌다고 한다. 황제 재임시 카톨릭을 박해했던 적이 있어 8세기인가 후세 사람들이 이 공간을 성당으로 바꾸곤 황제 유해는 어딘가에 버렸다고 한다. 영묘로 지어서 그런지 일반적인 성당 구조완 많이 달랐다. 무릎이 좋지 않아 첨탑으론 오르지 않았다.

 

 

 

 남문을 통해 궁전으로 들어서면 지하 궁전 입구와 기념품 가게들이 나타난다.

 

 

대리석 기둥이 몇 개 남아 있어 열주 광장이라 부르는 공간엔 사람들이 많았고 로마 병정 복장을 한 사람도 있었다.

 

 

온전한 모습을 한 궁전은 어디에도 없었다. 여기저기 허물어진 곳이 많아 시간이 상당히 흘렀음을 말해준다.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은 황제의 영묘로 지었다가 후세에 성당으로 바뀐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시타델이라 불리는 성곽 초소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과거 황제 알현실이었다는 공간은 천장이 뻥 뚫려 있는 채로 남아 있었다.

 

 

황제 알현실로 알려진 곳은 소리 울림이 좋아 종종 클라파(Klapa)라 불리는아카펠라 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남성 오중창을 감상할 기회를 가졌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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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건축창고 2020.02.03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건축이 정말 멋지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슬로베니아는 국토도 그리 크지 않고 바다에 면한 해안선 또한 엄청 짧다. 국토 남서쪽 귀퉁이에 펼쳐진 해안선이 겨우 43km에 불과하다. 차로 달리면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그만큼 바다가 귀하다고나 할까. 그 귀한 해안선에 한 점을 차지하고 있는 피란(Piran)을 찾았다. 피란은 아드리아해에 면한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다. 인구도 고작 3,900명 정도다. 그럼에도 한쪽엔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넓게 자리잡고, 그 반대편으론 중세 건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마을이 포진하고 있어 내 눈엔 낭만이 넘치는 곳이었다. 조그만 마을이라 걸어다니기도 무척 편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옹기종기 늘어서 있는 가옥들 사이를 걷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런 골목길조차 즐거움을 선사하니 피란에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란은 소문처럼 무척 예쁜 마을이었다. 피란에 도착한 시각이 부드러운 아침 햇살에 마을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는 때였다. 타르티니 광장(Tartinijev trg)부터 둘러보았다. 1894년에 내항을 매립해 광장으로 만든 곳이다. 광장 한 가운데 세워져 있는 동상은 쥬세페 타르티니(Giuseppe Tartini)로 피란이 배출한 걸출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다. 그의 이름에서 광장 이름을 얻었다. 19세기에 지어진 시청사도 우아한 자태를 뽐냈고, 언덕배기에 서있는 세인트 조지 성당(St. George Cathedral)도 위엄이 넘쳤다. 그래도 피란 최고의 풍경은 피란 성벽(Piransko obzidje)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일몰을 바라보는 곳으로 꽤 유명하다. 오전에 올랐음에도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경계도 없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그 아래론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마을이 흰 벽과 붉은 지붕을 드러냈다. 참으로 고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타르티니 광장으로 돌아왔다. 그 새 속이 출출해져서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 레스토랑 몇 개를 지나쳐 우리가 찾아간 곳은 피란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 있는 간이 식당이었다. 간판도 분명치 않은, 우리 나라로 치면 분식집 같은 곳이었다. 햄버거처럼 간단하게 점심을 먹자는 생각에 그곳을 선택했다. 나이가 든 할아버지 혼자 운영하는 식당이라 솔직히 맛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떡갈비를 둥근 오뎅처럼 만든 체바치치(Chevapcici)를 시켰다. 그런데 막 오븐에서 구워낸 빵 안에 체바치치 다섯 개가 들어간 샌드위치는 그 동안 슬로베니아에서 먹은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었다는 평이었다. 물론 가격도 엄청 쌌다. 이번 슬로베니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을만했다. 피란이 더 마음에 들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각에 잠에서 깨어나는 바닷가를 거닐며 부두와 요트 등을 둘러보았다.

 

 

조그만 마을의 중세 건물에도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내려 앉기 시작했다.

 

 

 

 

쥬세페 타르티니의 동상이 세워진 피란의 관광중심지, 타르티니 광장엔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피란 성벽에 올라 바다와 마을을 조망하는 시간은 실로 가슴이 벅찼다.

 

 

 

피란에선 골목길 탐방도 피란을 즐기는 좋은 방법으로 통했다.

 

길거리 허름한 간이식당에서 먹은 체바치치는 잠시나마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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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자를좋아하는지구별여행자 2019.12.20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력적인 도시네요!! 작은 골목골목과 광장도 너무 느낌이 좋아서 꼭 가보고 싶네요! 슬러베니아도 나중에 꼭 가보고 싶은 나라중에 한 곳 입니다 ^^

    • 보리올 2019.12.20 1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에겐 느낌이 좋았던 피란입니다. 이름난 대도시보다도 작고 아름다운 소도시 여행이 요즘 새로운 트렌드로 보입니다.

  2. 세싹세싹 2019.12.20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서 내려다 본 빨간 지붕들이 참 예쁘네요~^^ 알록달록하면서 아기자기하고 참 예쁜 도시인 거 같아요^^

    • 보리올 2019.12.20 1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류블랴나는 도시 풍경을 어느 정도 알고 갔지만 피란은 생각보다 느낌이 좋았습니다. 소도시라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3. 재미박스 2019.12.20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사진과 정보 잘 보고 갑니다. 구독했어요!

  4. Choa0 2019.12.21 0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란은 너무 예뻐서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멋진 사진 잘 구경하고 갑니다.^^
    다음에 또 간다면 체바치치도 먹어봐야겠어요.^^

    • 보리올 2019.12.21 0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피란을 두 번씩이나 다녀오셨더군요. 피란에 대한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느낌이 서로 비슷해 보이더군요. 다음에 체바치치 꼭 드셔보세요.

  5. 해인 2020.01.07 1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란! 저희가 이동하는 동선에서 약간 떨어져있어서 갈까말까 고심중인데.. 이렇게 매력적인 빨간지붕들과 아드리아해의 조합이라뇨~ 좀 더 걸려도 가야겠어요. 아빠의 이번 여행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시네욤 >_<

    • 보리올 2020.01.07 2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꾸 동선을 바꾸면 못가는 곳이 생길텐데 어쩌냐. 어느 곳이나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피란은 젊은이들이 좋아할 것 같더구나. 인스타용으로 사진 찍기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