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페인트브러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11.19 [캐나다 로키] 마운트 롭슨 헬리 하이킹 ① (4)
  2. 2013.11.07 요호 밸리 백패킹 ③ (4)




자연 경관이 수려한 캐나다 로키의 최고봉 마운트 롭슨(Mt. Robson, 3954m)은 대륙분수령 서쪽에 있다. 그 이야긴 여기서 발원한 물줄기는 태평양으로 흘러든다는 것을 의미하며, 행정구역 또한 알버타(Alberta) 주가 아니라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주에 속한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하이킹이나 백패킹을 다녀온 마운트 롭슨 지역을 이번에는 헬리 하이킹(Heli-Hiking)으로 다녀왔다. 헬리 하이킹은 헬리콥터를 타고 마운트 롭슨 아래에 있는 롭슨 패스(Robson Pass)에 오른 뒤에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산행을 말한다. 하루 종일 걸어 올라야 하는 거리를 헬기로 10분만에 오르는 것이다. 두 발 멀쩡한 사람에겐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산에 오르는 것이 내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요즘엔 산을 즐기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이 하이킹은 사실 BC주 관광청에서 팸투어로 진행이 되었고 난 한국에서 온 두 분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베일마운트(Valemount)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에 롭슨 헬리매직(Robson Helimagic)이란 회사를 찾아갔다. 여기서 차를 타고 헬리 포트로 이동했다. 헬기에 오를 사람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이 진행되었다. 프로펠러가 돌기 시작하더니 곧 헬리콥터가 이륙하였다. 사실 난 헬리콥터를 타고 바다나 산 위를 날아 본 적이 많지만 위에서 보는 풍경은 늘 남달랐다. 엄청난 산괴를 자랑하는 마운트 롭슨과 키니 호수(Kinney Lake)를 지나치더니 롭슨 산자락을 에둘러 롭슨 패스에 착륙한다. 휙휙 스쳐 지나간 풍경들을 미처 가슴에 담기도 전에 도착한 것이다. 마운트 롭슨을 호위하듯이 서있는 리어가드 산(Rearguard Mountain) 아래에 닿았다. 롭슨과 리어가드 두 개의 거대한 봉우리가 쌍둥이 마냥 하늘 높이 솟아 우리를 반긴다.

 

롭슨 패스에 우리를 내려놓고 헬리콥터는 다시 날아올랐다. 고즈넉한 풍경만 덩그러니 남겨 놓은 채 말이다. 두 봉우리 아래 평원엔 하얀 솜털을 날릴 준비를 마친 마운틴 애븐스(Mountain Avens)가 가득했다. 꼭 민들레 홀씨와 비슷해 보였다. 가끔 눈에 띄는 인디언 페인트브러시(Indian Paintbrush)만이 단조로운 색상에 빨간색을 보태고 있었다. 공원 표지판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이 지점이 바로 대륙분수령이자, 주 경계선과 공원 경계선 역할도 하고 있었다. 알버타 주 재스퍼 국립공원(Jasper National Park)에 속하는 아돌푸스 호수(Adolphus Lake)로 가서 한가로운 풍경부터 눈에 담았다, 이제부턴 버그 호수 트레일(Berg Lake Trail)을 타고 23km를 걸어 내려가야 한다. 배낭이 가볍고 내리막 길이 우리 앞에 놓여 있어 산행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캘리포니아 산디에고(San Diego)에서 혼자 왔다는 마이크가 얼른 우리 뒤를 따른다.



롭슨 헬리매직사의 헬리 포트로 이동해 헬기 탑승에 따른 안전 교육을 받았다.






휙휙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헬기 유리창을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




롭슨 패스에 우리를 내려주고는 헬기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해발 1,649m에 위치한 롭슨 패스는 대륙분수령에 위치하고 있어 주 경계선 역할도 겸하고 있다.



 


거대한 산괴로 이루어진 두 개의 산봉우리, 롭슨과 리어가드가 우릴 맞았다.




마운틴 애븐스가 고산 평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가운데 가끔 인디언 페인트브러시도 눈에 띄었다.


롭슨 패스에서 하산을 시작했다. 마운트 롭슨 아래 자리잡은 버그 호수도 눈에 들어왔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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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 엔지니어 2018.11.19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경이 너무너무 멋져요 ㅎㅎㅎㅎ 진짜 좋은 경험이였을거같아요 ㅎㅎㅎ

    • 보리올 2018.11.19 1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늘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악 풍경도 하늘에서 보면 땅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지요. 그래서 자꾸 높은 곳으로 오르는 모양입니다.

  2. justin 2019.06.27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롭슨 패스는 제가 가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 그때 길이 엇갈려서 혼자 다녀왔던 폭포쯤해서 더 올라가면 롭슨 패스에 도착하는건가요? 마운트 롭슨이 왕 같고 앞에 리어가드가 수호신 같은 것이 너무 멋집니다.

    • 보리올 2019.06.27 1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버그 호수 트레일에서 네가 갔던 곳은 황제폭포까지니 거기서 6km를 더 가면 롭슨 패스가 나온다. 황제폭포부턴 길이 아주 편하고. 다음에 시간이 되면 백패킹으로 며칠 다녀오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텐트는 그대로 두고 배낭만 꾸려 요호 빙하(Yoho Glacier)를 다녀오기로 했다. 오늘 우리가 걸을 곳은 요호 밸리 트레일이었다. 지도 상에는 트윈 폭포 캠핑장에서 요호 빙하까지 편도 2.3km  표시되어 있어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트레일이 공식적으로 끝나는 지점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요호 빙하는 거기서 바위를 넘고 물길을 건너 한참을 더 가야 했다. 4km가 넘는 지점까지 올라갔지만 우리 앞에 가파른 절벽과 폭이 제법 넓은 급류가 나타나 우리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 저 앞에 빙하 끝단이 보이긴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오늘은 날씨가 더 없이 좋았다. 구름이 좀 있기는 했지만 푸른 하늘을 가리진 못했다. 우리 앞을 가로막은 뒤틀린 지층은 여러 가지 색깔과 무늬를 내포하고 있어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자연이 빚은 조각품이라 해야 하나, 아니면 캔버스에 그린 유화라고나 할까. 온통 바위 투성이인 이 계곡에 빨간 꽃 몇 송이를 피운 인디언 페인트브러시(Indian Paintbrush)의 노력은 또 어떤가. 연약해 보이는 야생화 한 그루의 생명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 뿐이었다. 산은 정직하게 발품을 판 사람들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보여준다.

 

요호 빙하에서 녹은 물은 계곡 사이로 물길을 만들어 아래로 흘러 내려간다. 이 요호 밸리로 흘러드는 수많은 물줄기가 서로 섞여 요호 강을 만들고, 요호 강은 킥킹호스(Kicking Horse) 강으로 합류했다가 결국은 컬럼비아(Columbia) 강이 되어 태평양으로 들어간다. 동쪽에 있는 산자락이 지정학적으로 꽤나 중요한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인지라 아이들에게 잠시 그 의미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륙분수령은 한 마디로 북미 대륙의 물줄기를 나누는 역할을 한다. 요호 밸리처럼 대륙분수령 서쪽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은 모두 태평양으로 흘러가고, 그 반대편으로 떨어지면 대서양이나 북극해로 흘러간다.     

 

캠핑장으로 돌아와 점심으로 라면을 준비했다. 우리가 요호 빙하를 다녀온 사이 텐트는 잘 말라 있었다. 이제 짐을 싸서 하산할 일만 남았다. 여기서 타카카우 폭포 주차장까지는 6.6km. 오르막이 없는 평탄한 길이기에 두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어떻게 해서 폭포 이름에 웃는다는 의미가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래핑(Laughing) 폭포는 제법 수량이 풍부했다. 바위면을 타고 졸졸 흘러내리는 포인트 레이스(Point Lace) 폭포도 둘러 보았다. 이미 타카카우 폭포와 트윈 폭포를 보고난 후라 감동은 그리 크지 않았다.

 

타카카우 폭포를 다시 만났다. 요호 밸리를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온 것이다. 우렁찬 폭포 소리가 우리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오케스트라 연주 같았다. 실제로 다람쥐 한 마리가 축하 행렬로 나와 두 발로 서서는 우리 귀환을 지켜 본다. 이렇게 해서 2 3일의 백패킹 일정을 모두 마쳤다. 모처럼 젊은 친구들과 며칠을 함께 보냈더니 내가 젊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모두 이해할 수도 없었고 내가 끼어 들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난 꽤나 기분이 들떠 있었고 절로 콧노래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문환이, 승진이, 그리고 아들 종인에게도 이 짧은 추억이 캐나다 로키를 평생 기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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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3.11.07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읽다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아버지의 글과 사진들 덕분에 추억이 되살아나고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저는 문환이와 승진이와 대화를 하다보면 항상 4년전에 록키 갔다온 얘기를 꼭 합니다. 얘기를 나누다보면 정신없이 웃고 떠들고 이미 마음은 요호 밸리를 여러번 다녀온듯 합니다. 추억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그때 산행을 회상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은 아마 지금도 앞으로도 변치 않겠죠? 그것은 저희에게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고 그런 행복을 선사해주셔서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2. 보리올 2013.11.08 1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마운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너희들 때문에 내 가슴에도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 남았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냐. 다음에 또 다른 기회를 마련해 보자.

  3. 이문환 2013.11.13 0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님! 문환입니다. 건강하셨어요? 종인이에게 얘길 듣고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4년전 추억에 잠겼네요. 저희가 그때 정신없이 다니기만 하느라 기록을 미처 못했는데 아버님께서 이렇게 멋진 사진과 함께 글도 남겨주시니 잠시 잊었던 추억이 마치 엊그제 일처럼 살아 돌아오는 느낌이에요. 사진을 찍다보면 제가 나온 사진이 없어 아쉬울 때가 종종 있는데 이렇게 아버님 카메라를 통해 제 모습을 보니까 그것도 좋구요.ㅎㅎ 저는 지금 페루 쿠스코에 있습니다. 해발 3400미터라 첫날밤은 좀 설쳤는데 지금은 벌써 적응이 된 것 같아요. 주말엔 마추픽추에 가 보려고 합니다.

    먼 땅에서 이렇게 2009년 여름을 추억하니 감회가 또 새롭습니다. 좋은 추억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4. 보리올 2013.11.13 0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 오랜만이구나. 지금 세계 일주 여행 중이라 했지? 젊을 때 좋은 경험 많이 쌓는구나. 마추픽추는 나도 곧 가려던 곳이었다. 내년쯤엔 가겠지. 참, 내년 2월에 밴쿠버 들른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제 종인이와 대화 중에 자네가 오면 산에 가서 설동을 파고 눈에서 한번 재워야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하여간 여행 마무리 잘 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밴쿠버에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