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01.02 한라산 (2)
  2. 2015.07.10 제주 올레길 2코스(광치기해변~온평포구)



고등학교 다닐 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르기로 했다. 갑자기 농담처럼 툭 던진 말에 의기투합해서 비행기 예약부터 서둘렀다. 학창 시절엔 둘이 어울려 여행도 했건만, 각자 직장을 가진 이후론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여행은 꿈도 못 꿨다. 한데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단둘이 제주도로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른다는 것이 실로 꿈만 같았다. 예전에는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 한라산을 오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들어 저가항공사에서 나오는 저렴한 항공권이 있어 교통비 부담을 던 것이 한라산을 쉽게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제주에 먼저 도착한 친구가 호텔을 예약하고 렌터카를 빌려 제주공항으로 픽업을 나왔다. 아침에 차를 몰아 성판악으로 올랐다.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은 지리산, 설악산과 더불어 우리 나라 영산으로 불린다. 제주도 어느 지역에서나 그 자태를 뚜렷이 볼 수가 있다.

 

산행은 성판악에서 시작해 성판악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가기 때문에 관음사로 하산하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지만 지난 번에 비해선 한산한 편이었다. 급경사가 없는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었다. 산죽 사이를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이 내 눈엔 퍽이나 운치가 있었다. 한겨울에 속하는 2월임에도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았고 산길에 눈도 많지 않았다. 해발 1,300m를 올라가서야 겨우 눈을 밟을 수 있었다. 산행 거리는 편도 9.6km라 하루 산행으론 적당해 보였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사발면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12시 이후에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통제하는 지점이다. 우린 둘다 잘 걷는 편이라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눈 아래 펼쳐지는 오름과 바다를 감상하며 큰 어려움 없이 백록담에 닿았다. 백록담엔 눈이 희끗희끗 보였지만 물은 고여 있지 않았다. 백록담을 내려다보는 감동은 전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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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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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1.17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늘에 수평선이 또 하나 있던데 미세먼지때문에 흐릿흐릿한거죠? 그나저나 진달래밭 대피소에 먹는 사발면은 가격이 그저 그랬으나 추운 날씨에 먹으니까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보리올 2018.01.17 1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다. 난 미세먼지라곤 전혀 생각치 않았는데. 그냥 구름이 층을 이뤄 하늘에 또 하나의 수평선을 그었구나 했지. 진달래 대피소에선 사발면을 먹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라.

 

제주도를 다녀온 지 2주만에 다시 제주도를 찾게 되었다. 올레길 한 구간 걸은 것을 자랑한 것이 단초가 되었다. 이번에는 밴쿠버 산행 메이트 중의 한 명인 최정숙 회장과 역시 밴쿠버에서 온 아들, 서울 사는 조카와 아들 친구까지 동참을 했다. 저가항공사의 비싸지 않은 항공료 덕을 좀 보았다. 젊은 친구들 셋은 올레길 2코스를 하루 걷고는 그 다음 날 한라산을 오를 계획이었다. 동일주 노선인 701번 버스는 한 시간을 넘게 달려 우리를 광치기해변에 내려놓았다. 유채꽃밭이 눈에 띄어 다가갔더니 사람이 쫓아와 돈을 달란다. 유채꽃과 성산일출봉을 배경에 넣고 사진을 찍는 촬영 포인트였던 것이다. 이것보다 수십, 수백 배 넓은 유채꽃밭도 공짜로 보고 다녔는데 이런 유채밭을 가지고 돈을 받다니 제주도 상술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제주 올레길 2코스는 광치기해변에서 차들이 엄청난 속력으로 달리는 대로를 건너야 했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 신호등도 없고 길을 건너려 횡단보도에 서있어도 스스로 멈추는 차는 한 대도 없었다. 어떻게 이런 데로 사람을 인도할까 싶었다. 올레길 만든 사람의 의도가 궁금했다. 조랑말 몇 마리를 묶어놓은 곳을 지나 내수면 둑방길에 도착했더니 사람이 지키고 서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구제역 방제 때문에 외지인은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2코스 출발점에 미리 그런 사실을 공지해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 걸어 들어와서야 그 사실을 전해 듣는다니 올레길 걷는 사람을 너무 홀대하는 것 같았다. 3코스로 바로 건너 뛸까 하다가 그대로 해변을 따라 걷다가 혼인지에서 다시 올레길로 올라서기로 했다.

 

위험한 대로를 다시 건너 광치기해변으로 돌아와 해변을 걷기 시작했다. 2코스 구간에 있는 두 개의 오름인 식산봉과 대수산봉을 건너뛰는 대신 오늘 코스에 섭지코지와 올인하우스가 새로 들어왔다. 어차피 구제역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코스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니 아쉬워할 것은 없었다. 2코스 거리는 14.8km4~5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우리는 해변을 따라 걸었기 때문에 실제 거리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성산일출봉을 왼쪽에 두고 바다를 따라 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산일출봉은 점점 작아졌다. 엇비슷한 바다 풍경이 계속되었지만 지루하진 않았다. ‘섭지해녀의 집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었다. 성게칼국수를 시켰는데 양은 좀 적었지만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섭지코지도 해안선을 따라 한 바퀴 돌았다. 전 지역이 리조트 시설로 개발되어 운치가 없었다. 2003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SBS 드라마올인을 찍었던 올인하우스도 보았다. 드라마에 나왔던 바닷가 성당의 운치는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것은 달콤하우스란 유치찬란한 건물 하나뿐이었다. 이것도 머리 좋은 사람들의 전략에서 나왔나 싶었다. 신양리 마을을 지나고 물고기 양식장 몇 개를 지나쳤다. 1132번 도로를 건너 혼인지로 향했다. 거기서 대수산봉에서 내려온 올레길을 다시 만났다. 제주도 삼성신화에 나오는 고, , 부 삼신인이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를 맞이해 혼인식을 치렀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올레길을 따라 온평리를 가로질러 온평포구에 닿았다. 3코스 시작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우리를 맞았다.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잡고 저녁은 메로지리로 해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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