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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단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 6 아침에 로지를 나서며 계산을 하는데 분명 맥주 두 캔을 마셨건만 계산서에는 네 캔이 청구되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동생이 밤늦게 다시 나와 포터와 두 캔을 더 마셨단다. 동생은 기억을 못하겠다 하고. 어제 시누와에서 사온 양주 한 병을 둘이 나눠 마셨더니 둘다 술에 취했던 모양이다. 타그룽(Taglung)에서 길을 잃어 잠시 헤맸다. 중간에 왼쪽으로 빠졌어야 했는데 무심코 직진을 한 것이다. 간드룩이나 고레파니로 가는 길이 워낙 넓다 보니 지누단다로 가는 샛길을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었다. 길을 물어 다시 되돌아 온다고 30분을 허비했다. 지누단다 로지 주인이 우릴 반갑게 맞는다. 동생에게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막내’라 부른다. 내가 동생을 부르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점심을 먹기로 했던 샤.. 더보기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 5 프랑스 친구들이 새벽부터 ABC를 오른다고 부산을 떠는 바람에 새벽 5시도 되기 전에 잠에서 깼다. 그냥 침낭 속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6시가 되어서야 밖으로 나왔다. 안나푸르나 쪽으로 부드러운 햇살을 받은 봉우리들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이제부턴 하산이 남았다. 고도를 낮춰 산을 내려서는 일은 부담이 없어 좋았다. 올라올 때 이틀 걸렸던 거리를 하루에 걷는다. MBC를 출발해 점심은 밤부에서 먹고 촘롱까지 하루에 뺐다. 우리와 비슷한 일정으로 트레킹에 나섰던 대산련 경북연맹 산꾼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함께 걸었다. 주로 포항분들이 많았다. 이 인씨를 포함한 두 명은 이름있는 전문 산악인이었다. 이 32명의 대규모 그룹 때문에 MBC에서 로지를 구하지 못하고 텐트에서 묵게된 것 같았다. 우리 한국 .. 더보기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 3 본격적으로 고소로 진입하는 날이다. 나야 그런대로 버틸 것이라 생각하지만 히말라야가 초행인 동생에게는 긴장되는 순간이리라. 천천히 걸어라, 물을 많이 마시라고 동생에게 당부를 했다. 촘롱(Chomrong)까지는 급경사 오르막이었다. 숨이 턱까지 찬다. 속도를 줄여 천천히 걸었다. 길가에 있는 조그만 가게 앞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음료수를 가져다 우리 앞에 놓고는 한국인이냐 묻는다. 병따개를 들고 우리 앞에서 배시시 웃는 아주머니. 별 수 없이 콜라 두 병을 팔아 주었다. 이런 상술을 가진 귀재가 이 깊은 산중에 은거하고 있었구만. 촘롱까지 2시간 30분 걸린다고 표지판에 쓰여 있었지만 우린 1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그렇게 빨리 걸었다는 의미인가? 우리보다 더 천천히 걷는 사.. 더보기